[CPBC 창립 33주년 기념사]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사장 조정래(시몬) 신부
2021.05.16 발행 [1613호]
5월은 1년 중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어린이, 부모님, 선생님, 성년을 맞은 젊은이, 부부, 노동자들을 생각하며 특별한 사랑을 나누는 달입니다. 우리 가톨릭교회도 5월을 성모성월로 정해서 사랑 가득한 성모님과 더 가깝게 보내도록 하며 그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달의 한가운데에 저희 CPBC 창립기념일이 있습니다. 수많은 사랑과 위로가 오고 가는 계절의 중간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고 전하는 사명을 항상 깨닫고 되새기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부족하지만 지난 33년간 세상에 그리스도의 사랑과 기쁜 소식이 전해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삶을 바라보고 기록하고 전했습니다. 시청취자, 독자 여러분과 함께 걸어온 행복한 여정이었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한 비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우리들 간의, 우리와 하느님 간의 연결이 끊어지지 않도록 필요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했습니다. 우리의 소명을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본당 활동이 완전히 멈추었던 때가 지난 후에도 TV를 통한 미사와 전례, 기도에 여전히 많은 분이 함께해주셨습니다. 건강상의 문제로 외부 활동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집중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속된 팬데믹으로 더욱더 고통받는 소외된 이웃의 이야기를 우선으로 찾아 전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엄혹한 상황에서도 새 사제들이 탄생하고 새 주교가 임명되기도 했으며, 오랜 시간 우리 곁에서 기댈 언덕이 되어주었던 교회 어른들의 선종을 맞기도 했습니다. 직접 찾아 축하와 애도의 마음을 전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해 CPBC는 우선적으로 그 현장과 의미를 담아 전하는 일에 매진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분이 뜨거운 관심과 사랑, 또 애정 어린 질책을 보내주셨고 CPBC의 모든 직원은 그 마음 하나하나를 기쁘게 받으며 미디어 사도의 길을 걷는 자부심과 뿌듯함을 마음 깊이 새길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사랑과 기쁨, 위로가 흘러가게 하는 매개체로서의 CPBC가 오히려 더 큰 사랑과 위로를 받고 기뻐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지면에 담기에 너무도 부족하지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33년은 예수님이 이 땅에서 살았던 시간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사랑을 삶으로 보여주고 그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 돌아가시고 부활하셨던 해이기도 합니다. 저희 CPBC도 올해를 예수님의 삶을 따라, 지난 33년간 걸어온 길을 잘 정리하고 여러분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는 부활의 해로 삼으려고 합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고 하신 것처럼 부활은 생애를 통해 삶의 모델이 되어주었던 그분이 우리 안에 함께 머무시고 우리를 끊임없이 그 삶으로 이끄시게 된 엄청난 사건입니다. 창립 33년을 맞이하는 CPBC도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여러분의 삶 안으로 깊이 들어가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함께 느끼고 전하는 길을 따르려고 합니다.
잡아주신 손 놓지 마시고 더 힘 있게 복음 전파의 소명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항상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요한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