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지역 아파트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시와 코레일(옛 철도공사)이 지난 18일 ‘용산 국제업무지구-서부이촌동 통합개발 방안’을 발표한 이후 개발 예정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쇄도하면서 매매 호가도 뜀박질하고 있다.
반면 5월 말 이후 상승세를 타던 강남권 아파트 값은 후속 매수세 부족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04%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용산구는 0.42%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서부이촌동 일대 집값이 크게 뛰면서 용산구 전체 시세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서부이촌동 아파트 매물 자취 감춰
용산역세권 개발 대상에 포함된 서부이촌동 경부선 철길 서쪽 일대 대림ㆍ성원ㆍ동원아파트 등을 사려는 매수 대기자들이 줄을 섰지만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달 중순 8억3000만원에 거래되던 대림아파트 109㎡형(33평형)은 현재 9억5000만~10억원을 호가한다. 인근 동원베네스트 105㎡(32평형) 호가가 7억8000만∼8억3000만원으로 일주일 새 5000만원 이상 뛰었다.
이런 데도 매물이 없어 거래는 뚝 끊겼다. 이촌동 한국공인(02-799-1133) 이종호 사장은 “대형 호재로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일제히 매물을 회수해 중개업소에는 물건이 씨가 말랐다”고 전했다.
이촌동 보람공인(02-715-4924) 관계자는 “용산 역세권 개발 대상에 포함된 아파트를 잡으면 주상복합아파트 입주권이 주어진다는 소식에 추격 매수 문의가 늘고 있어 당분간 가격 상승 분위기는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권, 상승세 멈춰…재건축도 하락세로 돌아서
반면 서울 강남권 아파트 값은 0.04% 내려 5월 마지막 주(-0.02%) 이후 석 달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강남구(0.03%)와 서초구(0.02%)는 이번 주 소폭 올랐으나 송파구(-0.24%)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강남권 전체 시세를 끌어내린 것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0.11%)도 3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초구는 이번 주 0.02% 올랐으나 강남구는 0.01% 내렸다. 특히 송파구의 낙폭이 컸다. 무려 0.43% 떨어진 것이다.
개포동 개포동명공인(02-2226-6657) 이형관 사장은 “2개월 연속 콜금리 인상, 분양가 상한제 시행 임박, 최근 법원의 잇단 재건축 평형 배정 무효 판결 등 아파트 값 상승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들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라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초고층 빌딩 건립과 일반주거용지에서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이 사실상 좌절된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도 최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단지 112㎡(34평형)는 이달 들어 5000만원 내려 12억~12억5000만원 선이다. 119㎡(36평형)은 14억4000~14억6000만원으로 보름 새 5000~7000만원 가량 호가가 빠졌다. 송파구 잠실동 송파공인(02-422-5000) 최명섭 사장은 “지금은 매수자들이 시세보다 다소 싸게 나온 매물도 거들떠보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북권 숨고르기 장세
경전철 건설 등 개발 호재를 타고 이달 초까지 비교적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강북권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번 주 강북권 아파트값은 평균 0.12% 올랐다. 이는 2주 전(0.34%)에 비해서는 상승 폭이 크게 둔화한 것이다.
강북구 미아동 늘푸른공인(02-980-0008) 박종권 사장은 “분양가 상한제 실시 및 대선 등 아파트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가 기다리고 있어 매수·매도세 모두 시장 흐름을 좀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선 개발 호재 지역만 강세
수도권(0.10%)에선 개발 호재가 있는 시흥(1.82%)ㆍ이천(1.30%)ㆍ의정부시(0.50%)가 강세를 나타냈다.
시흥시는 시화멀티테크노벨리(MTV) 조성 프로젝트가 지난 16일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존 아파트 값이 크게 올랐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천의 경우 판교에서 이천을 잇는 복선전철 및 성남에서 이천까지 이어지는 자동차전용도로 건설 등의 개발 호재를 타고 아파트값이 강세다.
그러나 과천(-0.86%)에선 하락세가 뚜렷했다. 재건축아파트 값(-2.26%)이 최근 법원의 과천 주공 3단지에 대한 재건축 평형 배정 무효 판결로 크게 떨어진 때문이다.
5개 신도시 보합세
올 들어 소폭의 등락을 계속 거듭해온 수도권 5개 신도시는 이번 주에 보합세(0.03%)를 나타냈다. 평촌이 0.01% 내렸고, 분당(0.0%)ㆍ일산(0.05%)ㆍ중동(0.18%)은 소폭 올랐다. 분당 서현동 늘푸른공인 (031-704-1144) 노성훈 사장은 “매수세가 약해 새 집주인을 찾지 못한 급매물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인천(0.24%)은 남구(0.48%)와 남동구(0.46%)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