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천상으로 유명한 사찰들
‘비천상(飛天像)’은 천의(天衣)를 걸치고 하늘에 떠다니는 선인(仙人)으로 묘사하고 있다. 주로 사찰의 범종, 석등, 부도, 불단이나 단청의 별지화(別枝畵) 등에도 나타난다. 비천은 불교의 천국에서 허공을 날며 악기를 연주하고, 춤추면서 꽃을 뿌려 부처님을 공양·찬탄하는 천인(天人)의 일종이다.
인도의 비천은 괴물과 같은 모습이나, 중국이나 한국의 비천은 선녀처럼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신해 있다. 범종의 비천상도 부처님과 불국정토에 대한 공경심과 환희심의 구상적(具象的)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상원사 범종(국보 제36호)은 725년에 제작된 신라의 종으로,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종이다. 상원사 범종의 규모는 별로 크지 않지만, 수많은 비천상이 종 표면의 요소요소에 새겨져 있어 비천의 군무(群舞)를 연상케 한다. 특히 종복(鐘腹)의 앞뒤에 각각 새겨진 한 쌍의 비천상은 매우 정교하여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실상사 범종의 비천상은 상원사 범종의 비천상에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비천상이다. 결가부좌한 비천이 피리와 생황을 연주하고 있다. 범종의 비천상은 모두 주악비천상이지만, 국립경주박물관 뜰에 있는 성덕대왕신종의 비천상은 공양비천상이다.
신종 비천상은 보상화(寶相華)가 구름같이 피어오르는 가운데 구름 위에 있는 연화좌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천상의 바람에 옷자락과 영락을 휘날리면서 두 손 모아 공양하는 자태이다. 이 종에 공양비천상을 새긴 것은 성덕대왕의 명복을 비는 의미에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목조 조각품으로는 화성 용주사 대웅전 천장과 완주 송광사 대웅전 천장에 매달려 있는 비천상이 유명하다. 그밖에 연꽃봉오리를 들고 있는 여주 신륵사 보제존자석등의 비천상과 문경 봉암사 지증대사적조탑의 비천상들이 현재까지 남아 있다. 그림으로는 영덕 장륙사 대웅전 천장의 비천상이 유명하다.
<참고: 사찰 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中에서
[출처] 비천상으로 유명한 사찰들|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