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남쪽 바다는 내 고향이 아니어도
언제나 그리움을 간직한 곳입니다
청정한 파란 물빛이 있고 꽃 소식이 먼저 오는 곳
따뜻하고 포근함이 먼저 생각나는 곳 그곳이 남해가 아닐까?
지리적으로 가까운 탓인지 봄을 먼저 느끼러
그리고 섬진강 물줄기가 그리워 가끔씩 가는 남해이지만
그냥 스치듯 보고 오는 고장이어서 이번 모놀 답사는
남해에 사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도 알고 싶고 또 모놀 가족도
만나고 싶은 마음에 망설임 없이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답사 날
어김없이 모놀의 동반자 비가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비와 함께 하는 답사여행
오후 두시 무시미님 하고 촉촉하게 보슬비가 내리는 속에
남쪽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아무리 비가 내려도 전국 각지에서 모여드는 모놀 가족들
쥔장만큼이나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입니다
남으로 갈수록 물기를 머금은 나무들은 봄을 간직하고 있었고
섬진강 굽이굽이 안개에 쌓이고 산등성이에는 매화 산수유가
금방 피어날 차비 하고 있었습니다
하동에서 소문난 재첩국 집에서 재첩국으로 늦은 점심
먹었는데 다른 집에서 먹던 것보다 맛이 있었습니다
남해대교는 빨간 색깔의 현수교 가 명물인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보수 중이어서 시멘트 색깔 그대로 인 채로 있었고 우리는
19번 도로를 따라 상주 해수욕장 가는 곳에 있는 집결지로 갔습니다
서울 부산 창원 광주 대전 전주 고성 각지에서 속속 도착했고
몇 번의 만남이 있었던 우리는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눴습니다
저녁에 남해에 사시는 남해냉동 님 말로만 듣던 물메기 찜에
돼지고기 두루치기와 몇 병의 술을 가지고 오셔서 처음으로
물메기 맛을 음미해볼 수 있었습니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남해별곡 님이 가져오신 생선회와 남해 동동주
그리고 byc님이 해오신 쑥 인절미 분위기는 무르익어
그냥 이대로 있을 수 없다 하여
남해별곡 님이 운영하는 남해 별곡이라는 곳에 갔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세워진 통나무집
차와 음식 그리고 라이브 노래가 있는 곳입니다
아! 그곳에서 우리는 봄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들어가는 언덕에 청 매화꽃이 활짝 피었고
통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안개비 속에서 풍기던
알싸하고 상큼한 통나무 향기
프로 수준인 맵시님의 통 키타 치면서 부르는 감미로운 음악들을 들으며
매화꽃 한 송이씩 띄워서 마시던 유자 동동주에 먼길을 달려온 우리는
지칠줄도 몰랐습니다 그러나 내일 새벽에 만나야하는 주인장과
단체 버스로 오는 가족들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로 갔습니다
다음날 새벽 제대로 눈도 붙이지 못했는데 서둘러 나섰습니다
여전히 안개비는 내리고 있었고 구름에 휩싸인 금산은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본 진의 도착과 함께 이뤄진 답사
일출
구름과 안개에 쌓인 산 정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바람만 차가울 뿐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이제까지 바다에서의 일출은 본적이 없었어요
일몰은 가끔 봤는데 여간해서 일출은 나를 받아주지 않습니다
기회를 여러 번 만들어도 번번히 비껴 가는데
역시나 오늘도 예외는 아니군요
산 정상에 있는 봉화대
우리나라 제일 남쪽에 있는 봉화대이고 오래된 봉화대라는데
왜구가 쳐들어오면 제일먼저 피어오르는 봉화대인데 5개의 봉화가
제일 위험한 신호랍니다
상사바위 전망대
주인 아씨와 머슴의 전설이 전하는 곳
이곳에서 상사의 한을 풀었다는데 아홉 개의 우물이 파였다고
구정 바위의 전설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날이 조금씩 밝아오고 구름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바다 풍경
그리고 주변의 바위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곳 금산에는 38경이 있다는데 그래서 이름이 붙은 바위가 많습니다
전설도 많고요 남해의 금산은 다른 산처럼 쇠 금 자를 쓰지 않고
비단 금 자를 쓰는데 이성계의 전설이 깃 든 곳입니다
태조 이성계가 기도를 하다 왕이 되는 꿈을 꾸고 나서
왕이 되면 보답으로 온 산을 비단으로 감싸준다고 했는데
그만한 비단도 없을 뿐더러 세월이 가면 비단은 삭아 버린다하여
영구적인 이름으로 비단 금 자를 써서 금산이라고 했다는
전설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전설이 아니어도 비단처럼 아름다운 산인데 아마 그래서
비단 금 자가 붙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내려와 쌍홍문 커다랗게 뚫린 두 개의 바위굴
우리나라는 금기 시 되거나 거룩한곳에 서있는 문을 홍 문이라 했습니다
예전에 상주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로 두어 번 올라온 적이 있는데
능선으로 오르다 후여 하고 자갈길 가파르게 오르면 그곳에 쌍홍문이
있었습니다 힘겨운 인생 길 오르다 보면 그 위에 피안의 세계가 펼쳐지듯
그 문을 들어서면 보리암 이라는 암자가 있습니다
그곳에 계시는 관세음 보살 바다를 바라보는 해수 보살님은 우리나라에
세 군데 밖에 안 계시다는데 이곳에 기도하면 영험하게 들어 주신 답니다
세 가지 소원을 빌면 한 가지는 꼭 들어준다고 해서
열심히 기도들 했습니다
아마 그중 한가지는 모두 답사 날 비 오지 말라는 기도를 하지 않았을까?
그곳에 서있는 조그만 탑
전설에는 불교의 남방 전래 설에서 허 황옥이 인도에서 올 때
가져왔다는파사 석으로 만든 탑이라고 한다는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들어 있다고도 하는 그 탑은
강한 기가 흐르고 있다고 했습니다
길눈이 께서 그곳에 나침반을 놓으니
남과 북을 가리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기가 자장 세게 흐른 다고 하는곳에 서봤더니
온 몸이 천근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다른 한사람은
머리가 아픈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온산이 기가 세게 흐르는 산이라고 한다는데 탑의 불가사의도
뭐라 딱이 정답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장군 바위에서 흐르는
강한 기가 통하는 곳이라고도 하고
새벽부터의 산행으로 배가 고파 정신 없이 생선 매운탕으로
아침을 먹고 간 곳은 상주 해수욕장
항아리모양의 지형이고 경사가 완만하여 좋은 해수욕장이라는데
내겐 젊은 날의 추억이 서린 곳
그러나 너무 피곤함에 차 속에서 풋잠이 들어버리고
다음의 원시 죽방렴 바다 속에 옛날 식으로 고기 잡는 곳
물이 많을 때 들어온 고기 나가지 못하고 잡힌다는 장치
그 죽방멸치가 비싸다던데
그러나 그곳도 다리 위에서만 감상하고 500년된 후박나무
그곳에 가까이 가서 길눈이 설명 듣기 바쁘지만 멀리서 감상하고
안내 책자만 대충 보고에구 이것이 나이를 먹는 것이구나
한탄도 해봅니다
남해별곡에서 낚지 전골로 점심을 하고 찾아 간 곳은
가천 다랭이 마을의 암 수 바위
주변의논과 밭이 돌을 쌓아만든 계단식 논이 신기하고 아름다웠는데
마을의 할아버지 한 분이 보기는 좋지만 그 논밭을 만들 때
얼마나 힘이 들었겠냐고 섬사람들 잊지 말고 생각하라고 하실 때는
미안했지요
마을 아래 암수바위가 있었는데 숫 바위는 남성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하늘을 찌르듯 서있었고 암 바위는 아기를 뱃속에 잉태한 형상으로
비스듬히 기대 있었습니다 제사를 지내며 미륵으로 숭배하고 있어
민간 신앙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었습니다
논밭을 돌로 쌓아 만들만큼 척박한 곳에서 그 돌을 미륵으로 받들고
염원을 빌었을 그들의 모습들이 가슴 한켠 찡하게 울렸습니다
이슬 다리라는 노량
이순신 장군의 무용담이 살아 있는 곳 충렬사가 있습니다
돌아가신 이순신 장군을 석 달 동안 가 매장 했던 곳
사당 뒤에 가묘도 있었고 사당 양옆에 충무공
이순신이라고 쓴 비와 충민공 이라고
쓴 비가 있었는데 충민공 이라고 쓴 비는
충무공 시호를 받기 전에 받은 시호라고 했습니다
충렬사를 몇 번을 갔어도 그런 사실을 모르고 다녔는데
모놀의 답사를 통해 한가지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무식하게도 김구선생님의 유허비가 있는 곳이라고 해서
백범 선생님을 생각했는데
조선시대 화전별곡을 쓴 분이 귀양와서 후학을 가르치고
하신 업을 기리자고 세운 비석이라고 해서 어찌 민망스럽던지
안내하던 남해 도우미의 설명을 듣고 어렴풋이 기억 속에
화전별곡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무언가 짓기 위해 허물어버린 집터에서 나 딩구는 돌절구하나
남해별곡 님이 몹시 탐내 하시는 천진스런 모습 보면서
저렇게 우리 것을 지키는 사람이 있어 보존이 되는구나
생각에 혼자 웃었습니다
해안을 따라 바다를 바라보는 경치도 좋았고
뚝뚝 떨어진 동백이며 밭 두렁 가에
나물 캐던 아낙네의 손길이 남해에는 봄이 왔음을 보았습니다
마늘이 끝도 없이 심어진 것도 이색적인 풍경이었구요
오늘의 답사도 끝나고 남해 분들이 주신 선물
한아름 받아 가지고 왔습니다
군수님 남해냉동 님 남해별곡 님 물질적인 선물도 고마웠지만
좋은 추억 가지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첫댓글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잘 읽었어요..남해 참 좋지요.
몽롱한 기억을 꽃님언니 글 읽으며 새로이 금산과 남해의 곳곳을 돌아 보았어요. 고맙습니다.
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019.2월 인천축구팀 전지훈련장이 남해네요..가볼까나 싶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