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한지 어느덧 열흘이 지났군요.
남들은 얼마나 좋겠냐고 하지마는
방학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눈을 감고 잠들때까지 미숙이 곁을 떠나기가 어렵습니다.
아침을 먹으면 빨래를 널고 시장엘 따라갑니다.
헬스크럽에도 같이 다니다보니
이렇게 열흘을 지내고나니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픈 생각이 듭니다.
저는 여러 궁리 끝에 집에서의 탈출을 결심하고 미숙이에게 말했습니다.
'오늘 유성에서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 있다는데' 했더니
어디냐는 겁니다.
나는 예상치 못한 말에
"응 오케이 목장!"
"저번에 초등학교 동창 모임도 오케이 목장이라더니 날마다 오케이 목장이야!"
하는 겁니다.
사실 저는 유성에서 모임이 있다고 하고 서울을 갈 생각이었거든요.
고속열차가 생겨서 서울도 한 시간이면 갈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일이 되자 저는 포기하고 그 날은 집에 있었지요.
어설프게 나갔다가 들통이라도 나면 골치 아프니까요.
그런데 말이예요.
미숙이가 어제는 덥다며 가까운 백화점에 가자는 거예요.
백화점에 가서 이곳 저곳 구경을 하는데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라요.
친하게 지내는 종익이형한테 전화를 했지요.
그리고는 종익이형한테 받아 적으라고 하고는 자세히 일러 주었습니다.
'종익이형!'
'교감선생님 어머니가 돌아 가신거야. 나이는 아흔 둘이고 병원은 강남에 있는 중앙병원 발인은 내일 여덟시야'
그리고 4시가 넘어서 집으로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미숙이가 백화점이 시원하다며 집에 갈 생각을 않는거예요.
종익이형이 집으로 전화를 할텐데 말입니다.
나는 미숙이에게 예쁜 샌들을 하나 사주고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지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전화벨이 울리고 미숙이가 받도록 나는 가만히 있었지요.
착한 종익이 형이었습니다.
내가 일러준대로 종익이형은 종이에 적은 그대로 미숙이 한테 말했습니다.
미숙이는 전화를 받다가는 나한테 수화기를 전해 주면서 이상한 표정을 짓는거예요
나를 바꿔 달라고 하지도 않고 교감선생님 어머니가 죽었다고 막 떠들어대니 그럴 수 밖에요.
아무튼 종익이형 덕분에 나는 잠시 자유를 얻어 집을 떠나게 되었지요.
나는 즐거운 맘으로 대전역으로가서 고속열차를 탓습니다.
아!
이제 서울에 가서 즐겁게 놀다와야지
부푼꿈을 안고 서울역에 도착했지요.
그리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전화를 받은 친구의 말인즉 당직이라서 늦게 끝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친구 한테 전화를 했더니 휴가를 떠나 있는 겁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전화 거는 곳마다 다 일이 있는 겁니다.
나는 서울역에서 비빔밥 한 그릇을 사 먹고 대합실에서 텔레비전을 보았습니다.
생각같아서는 당장 내려가고 싶었으나 상가에 다녀오겠다고 했으니 바로 내려 갈 수도 없었지요.
결국 두시간 넘게 텔레비전을 보다가 다시 고속열차를 타고 대전으로 내려 왔습니다.
지금은 집이지요.
밥을 먹고 미숙이하고 헬스크럽에 가야되요.
아참 빨래부터 널어야 하겠네요.
아무래도 방학이 끝날때까지는 미숙이 곁을 떠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벌써부터 개학이 그리워집니다.
그러면
안녕히!
첫댓글 ㅋㅋㅋ 뛰어야 벼룩이지~~ㅉㅉㅉ 왜그렇게 산댜? 평소에 잘허지. 같이 놀아줄 친구도없이......
에구.....깝깝한 건 미숙님도 마찬가지겠네요....
그려 미숙이두 깝깝할겨. 그러니께 아지매 하고 여명이 내 친구좀 돼 주더라고.
듣던중 디게 반가운 소리...우찌할까나....
방학 안에 한 번 더 쳐. 구라! 루비가 죽게 생겼다고 햐. 급히 찾는다고. 마지막 소원인데...들어 줄 껴.
갸가 눈치 하나는 빨라서 구라한번 더 쳤다간 뒤져. 밥도 못 읃어먹어.내 주변에 다섯번 죽은 사람두 있어.조금 있으면 강나루도 죽을지두 몰라.이럴줄 알었으면 죽은 사람 명부라도 만들어 놓았을텐데. 누가 죽었는지 헷갈려서......
참! ㅋㅋㅋㅋㅋ. ~~~~~~~~
시상을 왜 그케사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