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데뷔작 <환상의 빛>이 7일 재개봉했다.
고레에다는 <원더풀 라이프>(1998), <아무도 모른다>(2004),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등 마음을 울리는 섬세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감독이다.
죽음과 상실을 담은 영화 <환상의 빛>은 1991년 감독이 일본 정부 고위관리의 자살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그러나… 복지를 버리는 시대로>를 찍는 것에서 부터 시작됐다.
그는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홀로 남겨진 미망인을 통해 삶과 죽음, 상실의 아픔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일본의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미야모토 테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95년 이 작품을 완성했다.
영화는 갑작스럽게 생을 떠난 남편 ‘이쿠오’의 그림자를 지고 살아가는 ‘유미코’의 이야기를 그린다. 갓난아기와 함께 남겨진 유미코는 몇 번의 사계절을 흘려 보내고 재혼도 하지만, 불현듯 일상을 파고드는 이쿠오의 기억을 떨칠 수가 없다. 사실 유미코에게는 한 가지 아픔이 더 있다. 어린시절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행방불명됐던 것.
성인이 된 이후에도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종종 유미코의 일상을 파고들었다. 이후 함께 자란 이쿠오와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꾸렸지만, 느닷없는 이쿠오의 자살은 또다시 다시금 상실의 아픔 속에 내던져진다. 감독은 유미코를 통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죽음과 남겨진 사람들의 상실과 아픔을 보여준다.
영화는 1995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촬영상(황금오셀리오니상)’ ‘가톨릭협회상’ ‘이탈리아 영화산업협회상’ ‘벤쿠버 국제영화제 용호상’을 수상작이다. 15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