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와 생활고로 남편도 곁을 떠나, 회복 위한 추가 치료는 엄두 못내
| ▲ 박윤경(왼쪽)씨가 병실에 찾아온 병원의 차재희 사회복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힘 기자 |
“다리에 점점 힘이 풀리더라고요.” 18일 인천 작전동의 한 재활요양병원에서 만난 하반신 마비 환자 박윤경(38)씨는 2년 6개월 전 발병하던 날을 생생히 기억했다. 박씨는 다리에서 오는 느낌이 전과 달라 밤잠을 설쳤다. 거실에서 걷기 운동을 하다 새벽녘에 겨우 잠이 들었는데, 그 뒤론 지금까지 일어설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박씨는 발병 한두 달 전부터 복통과 요통에 시달렸다. 하지만 단순 요통으로 생각하고 건강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을까. 그는 “평소에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건강한 체질이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박씨는 현재 뇌하수체 선종과 중추신경 계통의 급성 횡단 척수염으로 인해 지체하지장애 1급 진단을 받은 상태다. 병실에 있다 화장실이라도 가려면 침대 위에서 안간힘을 써서 다리 한쪽씩 손으로 잡아당겨 휠체어에 실어야 한다. 이마저도 어머니(이남순, 63)가 없으면 쉽지 않다. 박씨의 어머니는 2년 넘게 딸의 병구완을 해왔기에 손목과 팔, 다리 등 관절에 이상이 생겨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박씨는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월 2~3회 일산 국립암센터에서도 치료를 받는다. 암센터에 가는 날이면 장애인 택시를 타야 하는데 택시비도 그렇지만 평균 대기 시간이 3시간이 넘는다. 택시 수가 부족해서다. 더군다나 인천 택시는 일산까지 곧바로 갈 수 없어 중간에서 내려 다시 해당 지역 택시를 불러야 한다. 가는 데만 5시간은 족히 걸려 병원에 다녀오면 하루해가 저문다. 진통제부터 변비약, 산부인과 약, 면역억제제, 척수염 재발방지제 등 끼니마다 약도 한 움큼을 먹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박씨는 남편에게 버림받았다. 박씨가 움직일 수 없게 된 데다 입원비와 치료비로 달마다 200만 원이 넘게 드는 것을 보곤 연락을 끊었다. 30대 후반에 어렵게 이룬 가정은 불과 6개월 만에 물거품이 됐다. 재산이 없던 박씨의 병원비와 앞으로 들어갈 치료비는 모두 부모님의 몫이 됐다. 강화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근근이 입에 풀칠해온 부모는 고액의 병원비를 댈 여력이 없다. 지금까지의 발생한 수천만 원의 병원비는 모두 빚으로 남았고, 이제는 친척들도 등을 돌렸다. 회복을 위한 추가적인 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기 낳고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이었던 박씨의 눈가가 젖어들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후견인 / 박은미(마린, 서울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수녀 “갑작스러운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고, 남편 문제 등으로 심리적 고통이 크지만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해 희망을 잃지 않은 박윤경씨에게 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을 청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박윤경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29일부터 6월 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36)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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