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사육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사육말의 용도 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경기도내 한 말사육 목장.
이씨처럼 축산농가들 사이에서 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말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말 사육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각종 전망이 농업인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인들이 말 사육에 나서려면 우선 사육말의 용도부터 분명히 정해야 한다. 말은 경주마·승용마·육용마 등으로 나뉘는데, 품종과 사육방식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국 말 사육농가는 1917농가로, 이들 가운데 66%인 1256농가가 제주에 몰려 있다.
농가가 경주마를 사육하려면 <서러브레드> 품종의 씨 암말을 구입해 한국마사회(KRA)의 씨수말을 이용한 교배 지원을 받아 망아지를 생산하고, 이 망아지를 마사회에 판매하면 된다. 현재 전국적으로 232농가가 경주마를 생산하고 있다. 농가가 판매한 경주마가 경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농가에도 장려금이 지급된다. 경주마로 선발된 말이 일반경주에서 3위권, 대상경주에서 5위권 안에 입상하면 마사회에서 별도 장려금을 지급한다. 제주지역에서는 토종 <한라말>로 경마를 진행한다.
경주마로 선발되지 않은 말은 육용이나 승마용으로 판매할 수 있다. 경주마와 승용마에 들지 못하면 고기용으로 쓰인다. 비육말은 24개월령에 출하가 가능하다. 보통 농가들은 18개월령짜리를 구입해 6개월 동안 비육시켜 출하한다.
지난해 전국에서 도축된 말은 제주에서 785마리 등 모두 902마리다. 농협에 따르면 현재 말고기 전문 음식점은 45곳 정도이며, 육가공업체 5곳, 유통업체도 3곳이 영업 중이다.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시험장에 따르면 340㎏짜리 비육말 한마리의 농가 수취가격이 300만~340만원 정도이며, 사육하는 데 소요되는 경영비는 290만원 정도다. 아직 비육말의 수익성은 낮지만 말고기 수요가 늘어나면 점차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말을 구매하려면 경매에 참여하거나 개별거래를 이용할 수 있다. 경주마 경매는 말 생산자협회 주최로 제주 및 내륙지역에서 연간 5회 정도 열린다. 승용마도 지자체별로 경매가 확대될 예정이다.
개별거래는 개별 생산목장이나 승마장을 방문해 소유자와 직접 거래하면 된다. 마사회는 올해부터 말산업 종합정보시스템인 호스피아(www.horsepia.com)를 통해 승용마 거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말을 사육할 때는 충분한 넓이의 운동장과 마사가 필요하다. 마사에는 개별적으로 칸막이가 있는 마방·사료창고·안장 및 고삐 등 장구류 보관창고가 있어야 하며 말 샤워시설 및 마분처리장을 별도 설치하는 것이 좋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말은 다른 가축보다 사양관리가 까다로운 편이며 순치 및 조련에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동물”이라며 “급하게 말 사육에 뛰어들기 보다는 사전에 말 사육에 관한 기본지식 습득과 경험을 충분히 쌓은 뒤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