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간이식학회(International Liver Transplantation Society)는 명실공히 간
이식 분야에선 가장 크고 권위있는 학회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엔 스페인 바르셀로
나에서 6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개최되었는데, 전임의인 필자는 이번 학회
를 참석하면서 교과서나 유명 학술지에서 명성을 떨치는 분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
의 경험이나 발표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데 무척 고무되어 있었다. 학회의 첫 번째
주요 이슈는 뇌사자의 공여간 상태가 선뜻 사용하기에 망설여지는 경우(marginal
donor)에, 간이식 수혜 대기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뇌사공여자의 수를 감안해
서 어떻게 하면 그 이용을 최대화하고, 또 그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턱없이 부족한 뇌사 공여자의 수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장 효과적
인 생체 간이식 및 뇌사자 간의 분할 이식시 어떻게 하면 이식편의 기능을 잘 유지
하여 수혜자의 술후 경과를 양호하게 할 것인가였다. 미국의 부스틸, 밀러, 마르코
스, 독일의 노이하우스, 일본의 마구치, 다나카, 홍콩의 판 등 유명한 학자들의 발표
들이 이어졌는데, 우엽을 이용한 생체 간이식이나 분할 간 이식시 한결같이 강조하
는사항은 중간정맥을 어떠한 형태로 재건하든지, 아니면 간내 부혈행로를 통해 간
전구역의 혈류배출이 원활하게 되어야 이식간의 기능이 최대화되어 술후 예후를 양
호하게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은“한국 서울아산병원의 닥
터 리가 처음 이러한 이론을 주장하였고 실제로 중간정맥을 세계 최초로 시행하였
으며 간이식 성적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곳 중의 하나이다. ”라는 것이었다.
한편 이승규 선생님이 관련 발표를 마치자 우뢰와 같은 박수가 나오고 주변에서 격
려와 아울러 질문이 쇄도하였다. 본원 간이식팀은 이번 세계 간이식학회에서 구연3
개와 포스터 10여 개로 참가해 전세계의 간이식 센터 중에서 가장 많은 연제를 발
표한 곳 중의 하나였다. 그중 학회에서 우수 발표로 선정되어 수상한 “두 개의 간이
식편을 이용한 성인 대 성인 생체 간이식 50예”는 세계 최초로 본원 간이식팀에서
고안하였고 고도의 생체간이식 수술 술기가 요구되기 때문에, 일본에서 한 예가 보
고된 이외에는 거의 본원에서만 독점적으로 시행해 오는 것으로, 술후 성적은 통상
의 생체간이식과 차이가 없으면서, 공여자 간의 좌, 우엽비의 부적합, 체중이 많이
나가는 거대 수혜자에서 발생하는 공여 간용적의 부족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아
울러 공여자의 안전성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논문으로 참가자들
로부터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필자는 1996년 외과 전공의 4년차 때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린 세계 간담췌 학회
를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간이식을 시행하였던 김수태
선생님이 한국에서 그동안 시행된 10여례의 간이식 경험을 정리하여 포스터로 발
표한 것이 발표장의 한쪽 귀퉁이를 초라하게 차지하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겨우 7년이 경과한 이번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세계 간이식 학회장에서 이승규 선생
님이 이끄는 우리병원 간이식팀의 발표가 두 가지씩이나 세계최초의 업적으로 공인
을 받은 것은 필자에게 너무나 큰 감격이고 충격이었다.
학회기간 중 여유를 내서 몬주익 공원을 다녀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의 마라톤 우승을 기념하는 비가 서 있었다. 필자는 이번 세계 간이식학회의
금메달감인 이승규 선생님 이하 우리병원 간 이식팀의 쾌거를 기념하는 비를 그 옆
에 세워봄직도 하다는 백일몽을 꾸어보았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불과 강산이 한번 정도 변한 세월동안 엄청난 성과와 진보가 있었는게 사실입니다.향후 100%완치의 경의적인 의학계 발표를 간절히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