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용기를 주고 떠난 노 시인
시바타 도요는 100세 할머니이다.
도요가 자신의 장례비용으로 모아둔 100만엔을 털어
첫시집 '약해 지지마'를 판 100만부가 돌파되어
지금 일본열도를 감동 시키고 있다.
1911년 도치기시에서 부유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난 도요는 열 살 무렵
가세가 기울어져 갑자기 학교를 그만 두었다.
이후 전통 료칸과 요리점 등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더부살이를 했다.
그런 와중에 20대에 결혼과 이혼의 아픔도 겪었다.
33세에 요리사 시바타 에이키치와
다시 결혼해 외아들을 낳았다.
그 후 재봉일 등 부업을 해가며 정직하게 살아왔다.
1992년 남편과 사별한 후
그녀는 우쓰노미야 시내에서
20년 가까이 홀로 생활 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말한다.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안으로 들어오게 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들어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인간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 했네.
배운 것도 없이 늘 가난했던 일생.
결혼에 한번 실패 했고 두 번째 남편과도 사별한 후
20년 가까이 혼자 살면서
너무 힘들어 죽으려고 한 적도 있었던 노파.
하지만 그 질곡 같은 인생을 헤쳐 살아오면서
100년을 살아온 그녀가 잔잔하게 들려주는 얘기에
사람들은 감동을 먹고
저마다의 삶을 추스르는 힘을 얻는다.
*2013년 1월 20일 할머니 시인은 별세했다.
그녀는 남들보다 늦었고,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창작기간 동안 살아가면서 두권의 시집을 남기고 떠났다.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라고 말하며,
이 시대 모든 세대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주고 있다.
시바타 도요의 시집 두권 모두
어렵지 않은 시와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누구나 시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처럼,
누구나 자유롭게 꿈을 꿀 수 있는 것처럼
시인은 ‘약해지지 마’ 라고 용기를 준다.
그대가 머문자리 고운님들...*^^*
지난 금요일
조금 두툼한 우편물이 배달되었죠.
보낸이의 메모지와 함께
‘약해지지 마’ 시집 한권 들어 있었습니다.
저에게서 씨앗 나눔 받으신 분의 선물이었지요.
*늘 예쁜 씨앗 받아 감사한 마음에
90세가 넘은 할머니가
너무나 맑고 순수한 감성으로 쓰신
고운 글이라 꽃천사님과 함께 하고 싶다면서....*^^*
가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사시는 어르신들이 계시는데
삶을 마감하는 마지막 그날까지
건강한 몸과 마음 그리고 맑은 정신으로
살다 가면 그 보다 더 축복일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분의
너무나 쉽고 간결하게 써 내려가신
글에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수요일이네요..장맛비속에..
기분 눅눅하지 않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2011年 9月 __100歲를 記念하여、
第2詩集 <百歲>를 출판하었다.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저기, 불행하다며
한숨 쉬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난 괴로운 일도
있었지만
살아 있어서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 말 >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상처 입히는지
나중에 깨달을 때가 있어
그럴 때 나는 서둘러
그 이의 마음속으로 찾아가
미안합니다 말하면서
지우개와 연필로 말을 고치지.
<아침은 올 거야>
혼자 살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강한 여성이 되었어
참 많은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주었지
그리고 순수하게 기대는 것도
용기라는 걸 깨달았어
“난 불행해.......”
한숨을 쉬고 있는 당신에게도
아침은 반드시 찾아와
틀림없이 아침 해가 비출 거야
<저금>
난 말이지,
사람들이 친절을 베풀면
마음에 저금을 해둬
쓸쓸할 때면 그
걸 꺼내 기운을 차리지
너도 지금부터 모아두렴
연금보다 좋단다
<하늘>
외로워지면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족 같은 구름, 지도 같은 구름
술래잡기에 한창인 구름도 있다
모두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해질녘 붉게 물든 구름
깊은 밤 하늘 가득한 별
너도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나>
침대 머리맡에 항상 놓아두는 것
작은 라디오, 약봉지
시를 쓰기 위한 노트와 연필
벽에는 달력 날짜 아래
찾아와 주는 도우미의 이름과 시간
빨간 동그라미는
아들 내외가 오는 날입니다
혼자 산 지 열여덟 해
나는 잘 살고 있습니다
<비밀>
나,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 하지 않아
아흔 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 걸
<살아갈 힘>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 하루하루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
제각각 모두 나에게 살아갈
힘을 선물하네
<바람과 햇살과 나>
바람이 유리문을 두드려
문을 열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
셋이서 수다를 떠네
할머니
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
나는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
편히 가자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 오후
<화장>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 참 예쁘시다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 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어머니>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아흔 둘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가 그리워
노인 요양원으로
어머니를 찾아 뵐 때마다
돌아오던 길의 괴롭던 마음
오래오래 딸을 배웅하던
어머니
구름이 몰려오던 하늘
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지금도 또렷한 기억
<나에게>
뚝뚝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멈추질 않네
아무리 괴롭고
슬픈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
끙끙 앓고만 있으면 안 돼
과감하게 수도꼭지를 비틀어
단숨에 눈물을 흘려버리는 거야
자, 새 컵으로 커피를 마시자
<잊는다는 것>
나이를 먹을 때마다
여러 가지 것들을
잊어 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사람 이름 여러 단어
수많은 추억
그걸 외롭다고
여기지 않게 된 건
왜일까
잊어 가는 것의 행복
잊어 가는 것에 대한포기
매미 소리가 들려오네
<너에게>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어 있으면 안 돼
나도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야
부모님께 효도하기
아이들 교육
수많은 배움
하지만 노력은 했어
있는 힘껏 있지,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자 일어나서
뭔가를 붙잡는 거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