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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골문(甲骨文)에 보이는 열(熱)은 본래 사람이 꿇어 앉아 활활 타고 있는 횃불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본뜬 상형(象形)에 속하는 글자였다. 소전(小篆)에 이르러 왼쪽은 광(光)과 토(土)를 아래 위로 결합시켜 횃불이 타고난 뒤 뜨거워진 땅을 나타내었고, 오른쪽은 손과 팔을 의미하는 형태, 그리고 아래쪽에 화(火)가 다시 보태어진 회의(會意)자로 발전하여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시경(詩經)에서 '누가 능히 뜨거운 물건을 쥐면서 물에 손 씻지 않겠는가[誰能執熱, 逝不以濯]'라고 한 말에서 본래의 의미를 살필 수 있다. 이로부터 뜨겁다, 따뜻하다는 의미가 파생되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따뜻하다[熱, 溫也]'로 해석한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특정한 대상에 나타나는 심리적 발열현상, 즉 마음, 감정, 피의 작용은 종종 인간 활동의 에너지원이 된다. 열심(熱心), 열정(熱情), 열혈(熱血), 열렬(熱烈) 등이 그렇다. 물체가 타면서 생기는 열(熱)이 물리적 에너지로 전환되면 힘이 된다. 열에너지를 열능(熱能), 열이 가진 에너지의 양을 열량(熱量)이라 한다. 모자를 벗어 부채처럼 부치면서 하는 말, 오늘 이 모자가 없었으면 더워 죽을 뻔 했네[今日若無此帽, 就熱死我]. 입추도 말복도 다 지났다. 뙤약볕 아래 열심(熱心)히 일하는 농부도 있는데, 괜한 일로 열(熱)받으면 큰일 나지.
김영기.동서대 외국어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