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제로 생활환경이 바뀌며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특별한 여행지를 찾아다니며 여행의 즐거움을 찾는다.
우리나라에서 특별한 여행지를 떠올린다면 어디가 좋을까? 취재팀은 고민 끝에 우리나라 최동단에 위치한 '독도'를 특별한 여행지라 생각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독도로 향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일반 관광객은 독도에서 한 시간 이상 체류할 수 없다. 하지만 취재팀은 독도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위해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숙박을 위해서 울릉군청 독도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다.
- ▲ 경상북도 울릉군에 속한 '독도'는 '동도'와 '서도'인 2개의 바위섬과 주변 약 90여 개의 바위와 암초로 구성돼 있다. 위의 사진은 동도에서 바라본 서도의 모습.
독도 숙박을 위해서는 문화재청에 입도 신청서와 승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입도 일주일 전, 관련 절차를 진행하여 숙박을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이것으로 취재팀의 독도 여행은 시작됐다.
하늘이 허락한 '독도' 입성
독도의 원래 이름은 '독섬'이다. 이곳은 해저 약 2,000m에서 솟은 용암이 굳어져 형성된 화산섬으로 대략 460만 년 전부터 약 250만 년 전에 형성된 곳이다. 이는 울릉도 보다 약 200만 년, 제주도 보다는 약 340만 년 앞서 생성됐다.
이곳은 동도와 서도인 2개의 바위섬과 주변에 약 90여개의 바위와 암초로 이뤄져있다. 동도와 서도는 약 150m의 얕은 물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해경의 말에 따르면 수심은 약 1.5m~2.0m 정도로 걸어서 건널 수 있지만 안전상의 문제로 고무보트를 이용한다고 한다.
- ▲ 독도 관람을 위해서는 '울릉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약 2시간 정도 가면 된다.
독도는 연평균 입도일이 50여일 밖에 되지 않는다. 독도에 가더라도 땅을 밟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말이다. 그럴 때에는 독도 주변을 순회하며 관람한 뒤 울릉도로 다시 돌아온다.
하늘이 허락해 주기를 바라며 독도로 향하는 배에 승선했다. 잔잔했던 선착장 쪽 날씨와 달리 동해 먼 바다는 높고 낮은 파도가 술렁이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내 속사정도 술렁였다.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 이 노래가 생각 '번뜩' 떠올랐다.
독도에 다다르니 배에서 안내방송이 나왔다.
- ▲ 울릉도에서 약2시간 여행끝에 만난 독도, 해상에서 바라본 '독도'의 모습.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10분 뒷면 우리나라 최동단에 위치한 '독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방송이 나오자 사람들은 유리창을 통해 독도를 바라봤다. 몇몇 사람들은 안전에 유의하며 배 위의 갑판에 올라와 독도를 바라봤다.
잠시 뒤 "여러분, 기상 상태에 따라 독도에 입도 여부가 결정 됩니다. 독도 선착장에서 여부를 판단해 주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선장의 말에 기대가 차올랐다.
사람들은 독도 입도를 간절히 바라는 눈빛이다. 이어 선장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들려왔다. "축하드립니다. 독도 입도가 가능합니다. 하늘이 허락했습니다."라고 말했다.
- ▲ 선착장에서 바라본 동도의 모습. 취재팀이 독도를 방문 했을 당시 파도가 높지 않아 입도가 허락됐다.
"와~" 사람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일렬로 가지런히 줄을 서서 독도에 발을 디디는 순간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취재팀도 긴장감과 설렘을 안고 독도에 발을 디뎠다. 약 30분간 독도 구경과 기념촬영을 마친 관광객들은 왔던 배를 타고 돌아갔고, 취재팀은 그들을 바라보며 서도에 있는 숙소로 향했다.
우리나라 최동단 '독도'에서의 하룻밤
독도의 유일한 주민인 김성도 이장이 고무보트를 타고 취재팀을 태우러 왔다. 보트를 타고 3분 채 안돼 서도에 도착했다. 이곳 바다는 맑고 투명했다.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바다로 몸을 감추고 있었다.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푼 뒤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생각보다 통화 품질이 좋다. 끊김도 없을뿐더러 3G를 통한 스마트폰 이용도 가능했다.
- ▲ 독도에서 하룻밤을 묵기 위해 서도에 거주하고 있는 김성도 이장의 고무보트를 타고 이동했다.
무작정 시간을 보내기 아까워 숙소 앞 방파제에 올라섰다. 넘실거리는 파도 아래의 바위에는 고동과 소라는 물론 평소 보기 힘든 따개비와 성게, 군소 등의 다양한 해산물이 서식하고 있었다.
이곳은 극전선의 남쪽에 위치하여 연중 대부분 난류의 영향을 받는다. 또한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고 있어 다양한 어종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황금어장'은 아마도 이곳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서도'
다음날 새벽.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우리나라 최동단에서 뜨는 해를 보기 위해 부랴부랴 장비를 챙겨 섬 위를 올랐다.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은 경사가 높았는데 대략 80°정도 돼 보였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댔지만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 ▲ 서도의 주민숙소(우상)와 서도에서 본 촛대바위(좌상), 동도(하)의 모습.
약 20분 정도 걸어올라 섬 정상에 도착했다. 조금 더 오를 수 있으나 일출을 바라보기 위해 그곳에 자리를 잡고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매섭게 부는 바닷바람이 코끝을 시리게 했다.
오전 여섯시가 돼서야 동도 뒤편으로 서서히 해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붉게 타오르는 태양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독도의 아침은 장대함과 엄숙함을 동시에 담고 있는 듯 보였다. 일출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 뒤 서도를 돌아봤다.
서도 뒤편으로 좁은 길이 보였다. 풀에 가려져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몇몇 사람이 걸었던 흔적들이 보였다. 길은 보이는 것만큼 거칠었다. 이곳은 화산암체로 이뤄져 있는 곳이기 때문에 지반이 약한 편이다. 때문에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 ▲ 대한민국에서 가장 해가 먼저 보이는 독도에서 바라본 일출의 모습. 동도 유인등대 위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가는 길 곳곳에 여러 종류의 식물을 만날 수 있었다. 이곳은 경사가 심하고 토양이 건조하여 식물이 자라기 힘든 환경이다. 하지만 현재 이곳에는 약 60여 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
서도를 돌아 20분 정도 내려갔다. 그곳에는 독도 유일의 수원인 '물골'이 있었다. 이곳의 물은 하루 한 드럼 정도의 분량으로 섬 생활에 귀중한 수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물골 앞에는 누가 다녀갔는지 커다란 태극기 2개가 걸려 있었다. 굴 안으로 들어가니 '똑,똑'하며 물방을 소리가 들렸다. 바위틈을 타고 내려 온 물방울이 모이는 소리일 것이다.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 역시 마찬가지로 험난했다. 계속 긴장을 하며 걸었던 탓인지 숙소에 돌아오니 온 몸에서 근육통이 느껴졌다.
- ▲ 서도의 유일의 수원인 '물골'로 가는 길. 섬은 화산암체로 이뤄져 있어 지반이 약하니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독도 지킴이가 있는 '동도'
아침식사를 간단히 마친 뒤 동도로 건너갔다. 울릉도행 배를 타기 전 이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군사지역인 동도는 관계자 동행 없이는 촬영이 금지돼 있다. 때문에 해경에 전화를 걸어 동도 입도 및 촬영 승인을 요청했다. 이후 해경의 동행으로 취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선착장 뒤로 난 계단을 따라 섬 정상으로 향했다. 계단에 따라 드넓게 펼쳐진 바다는 서도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섬 너머로 펼쳐진 바다는 에메랄드빛이었고 섬 아래쪽 하얗게 부셔지는 파도는 순백색을 자랑했다.
- ▲ 동도에서 바라본 선착장의 모습과 유인등대의 모습.
이곳은 지리적, 군사적인 특수성 때문에 레이더 및 통신시설과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발전기 등이 설치돼 있다. 특히 군사시설은 촬영이 불가하기 때문에 군 시설을 피해 촬영을 실시했다.
길을 따라 북쪽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2개의 화산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높게 솟은 바위 사이에 난 커다란 분화구(천장굴)는 과거 화산활동의 흔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조금 더 오르니 서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이곳에는 KBS에서 설치한 '독도LIVE' 카메라도 있다.
- ▲ 동도는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유인등대 이외의 시설은 촬영이 불가능하다. 위의 사진은 동도에 있는 자연환경과 시설물, 독도를 지키는 삽살개 '지킴이'의 모습이다.
섬을 둘러본 뒤 울릉도로 향하기 위해 선착장으로 향했다. 내려가는 길에 이곳의 마스코트격인 2마리의 토종 삽살개를 만났다. 이름은 '독도'와 '지킴이'로 2007년부터 이곳을 지키고 있다.
어느덧 배 출항시간이 다가왔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울릉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멀어지는 독도를 바라보니 마음 전체가 뭉클해 왔다.
독도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찾아볼 수 있는 한반도 최동단 여행지다. 또한 외국인도 여행 목적에 따른 승인 절차를 거친다면 입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본인의 독도여행은 최근 일본의 독도 도발로 인해 불허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