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깍쟁이님네 집에 입양간 시츄 멍자가 새로 식구가 된 냥이와 다정하게 지내는 사진을 보면서 "이야.. 참.. 멍자는 행복한 가정으로 입양 잘 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멍자는 원래 착한 아이인데 입양센터에 있었던 한 때 지금은 썬플라워님 댁으로 입양간 같은 보호소 출신의 가을이(당시 이름 난이)와 라이벌 관계가 있어서 둘이 좀 토닥토닥하고 지내기도 했었지요.
멍자는 강릉시보호소에서 구조한 아이입니다. 재작년 5월에 우리 팅커벨의 품에 안긴 아이였어요. 보통 멍자같은 시츄 아이는 입양이 잘되는 편인데 그 때 유난히 팅커벨 입양센터에 시츄 아이들이 많았었답니다. 그 때 함께 있었던 시츄 아이들이 멍자를 비롯해서 새별이, 동해, 노엘이 이 아이들이 올망졸망하게 함께 지냈었지요.
그렇게 입양센터 시츄파와 새롬이, 아리, 짱가, 백설이의 입양센터 말티즈파가 라이벌 경쟁구도를 형성하기도 했었어요. 거기에 빅 말티인 가을이와 멍자가 맨날 토닥토닥하며 지냈답니다.
아무튼 입양센터에서 좋은 주인을 기다리고 있던 어느 날이었어요. 그 때는 우리 팅커벨 프로젝트가 처음 세상 밖으로 나갔던 날이랍니다. 그 때까지 팅커벨 프로젝트는 대외적인 행사는 한 번도 안하다가 10월에 있었던 '2014년 동물보호 문화축제'를 계기로 다른 단체와도 교류를 하며 우리 아이들의 입양캠페인을 대외적으로 진행했었어요.
2014년 동물보호 문화축제 그 자체도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수의사회 주관으로 처음했던 행사였는데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처음 참가한 우리 팅커벨프로젝트가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답니다. 그 때 정말 우리 팅커벨프로젝트 부스가 와글와글 했었거든요. 우리 회원 자원봉사자만 해도 50여명 넘었었답니다.
2014년 동물보호 문화축제 때의 팅커벨 프로젝트 행사장
그 때 아직 입양 못간 아이들 사진을 전부 이렇게 카드로 만들어서 입양 홍보를 했어요.
스프링님이 한양대 안산캠퍼스 도서관에서부터 가져온 아이들 입양 홍보 진열대.
한 아이마다 전부 저렇게 명패를 정성스럽게 만들었답니다.
작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렇게 큰 아이들도 입양 행사에 참여했었어요.
왼쪽부터 지금은 입양간 백구 수지, 순댕이(참깨). 리트리버 골드
당시 동물보호문화축제에서 팅커벨 행사장은 가장 인기 많은 곳이었답니다.
신입회원 여러분들은 못본 모습일테지만 정말 대단했지요?
.
.
.
그 때 팅커벨 프로젝트는 동물보호 문화축제에 당연히 유기견 입양캠페인을 하러 나갔습니다. 그리고 많은 입양상담이 이루어졌어요. 그 중에서 어떤 여성분께서 당시까지 입양을 못가고 있던 시츄 '동해'와 '멍자'를 마음에 두고 계시다며 두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난 후 우리 입양센터에도 오고 상담도 이루어졌답니다.
그분은 당시에 집에 아픈 강아지가 한 마리 있는데 매월 50만원 정도의 병원비가 들어가면서 치료를 하고 계시다고 했어요. 강아지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분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한 후 그 분께 입양을 보내기로 했어요. 당연히 입양신청서 등 소정의 절차는 갖췄지요.
동해와 멍자를 데려다 주기로 한 날, 그분이 마침 강아지가 아프다고 해서 동물병원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당시 동물병원 원장님은 대한수의사회 임원으로 계신 분인데 제가 좀 아는 분이었어요. 그래서 입양자분(원장님 입장에서는 환견 가족)이 어떤 분이냐고 했더니 그 분 말대로 아픈 강아지가 있는데 정성스럽게 늘 병원에 치료하러 오시는 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안심을 하고 입양절차를 마치고 그 동해와 멍자를 그 분에게 인계해드렸습니다. 좋은 분께 입양갔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그날은 일요일이었어요. 볼일이 있어서 지방을 좀 내려가고 있는데 어떤 여자분이 제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어요. 혹시 동해라는 강아지 주인이냐구요.
순간 섬뜩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예. 맞습니다" 라고 하고 거기 어디시냐고 했더니 마포구 연남동이라고 합니다. 어제 입양간 그 입양자댁 부근이었어요. 아차 싶었습니다. 사고가 난 것이었어요.
제게 전화를 건 그 여자분은 강아지가 두 마리가 있었는데 한 마리는 도망가고 동해라는 아이만 자기가 지금 데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자기도 강아지를 좋아해서 일단 잡았데요. 그런데 외출을 해야 해서 빨리와서 데리고 가달라고 하더군요.
지방에 있는 일정을 취소하고 바로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동해가 있었어요.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동해와 함께 입양간 멍자는 어딘가로 갔는데 알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천만 다행히도 동해를 만나고 난 후 불과 3분도 채 되지 않아 제 휴대폰으로 어떤 초등학생 아이가 전화를 했어요. "아저씨 우리가 멍자라는 강아지 데리고 있어요. "라고 말이에요.
그래서 그 얘기를 듣고 그 아이에게 "그러니.. 고맙다. 아저씨가 금방 갈테니까 거기 잠깐만 있어"라고 하고 그 아이가 가르쳐준 초등학교 옆 문방구를 찾았어요.
그런데 그 곳을 찾다가 식겁했습니다. 그 곳은 동해가 있던 곳으로부터 왕복 12차선의 큰 대로를 하나 건너야만 했던 길이었어요. 성산대교에서 내부순환도로를 타는 바로 그 큰 도로 옆이었습니다. 멍자가 그 위험한 도로를 어떻게 건넜는지 모르겠지만 건넌 거였어요.
정말 아찔했습니다. 차를 타고 얼른 그 초등학생 아이들이 있는 장소에 갔더니 아이들 셋이서 멍자와 함께 있는 거에요.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고맙다고 얘기하고 만 원을 주면서 친구들이랑 맛있는 것 사먹어라고 하고 멍자와 동해를 데리고 입양센터까지 무사히 왔습니다.
그 때 정말 동해와 멍자를 찾아서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그 입양자라는 사람이 괘씸해서 무지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입양했던 사람에게 입양센터로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간사들에게 그냥 못찾은 척 하라고 했어요. 그리고 제가 전화를 걸어서 막 화를 냈습니다. 도대체 강아지를 좋아한다는 분이 그 불쌍한 유기견 아이들을 입양해가서 지금 뭐하시는 거냐고. 당장 아이들 찾아내라고 화를 냈어요.
그 여자분이 소홀하게 데리고 있다가 잃어버린 동해는 동구협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조한 강아지. 멍자는 강릉시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조한 강아지였습니다. 죽음의 사선을 한 번 넘었던 아이들이었지요.
그 여자분은 자기가 잠깐 외출한 사이에 언니가 문단속을 안해서 그렇게 됐다고 하며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 때 생각하면 지금도 분이 안풀려요. 그렇게 강아지를 소홀히 다루는 사람이 어떻게 유기견을 입양한다고 데리고 갈 수 있는지. 그리고 한 편으로는 나름대로 챙긴다고 챙겼는데도 깜박 속은 제 자신에게 더욱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이 흘러서 그 여자분이 죄송하다고 강아지를 아직 못찾았다고 하더군요. 그 때는 더 이상 애를 먹일 필요는 없다고 해서 멍자와 동해 우리가 찾았으니까 신경 쓰지 말라. 다시는 유기견 입양을 한다는 생각도 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얘기를 하고 그 분과는 인연을 끊었습니다.
.
.
.
그날 입양센터로 다시 돌아온 멍자
그날 입양센터로 다시 돌아온 동해
그렇게 두 아이들을 찾고 난 후에 정말 우리가 아이들 이름표를 채워서 보낸 것이 천만 다행이다라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만약 두 아이들에게 이름표를 해서 보내지 않았다면 동해와 멍자는 그렇게 잃어버리고 난 후 어떻게 됐을지 몰랐을 겁니다.
그 때 천행인지, 우리 팅커벨프로젝트에서 동물보호 문화축제 행사에 참여하면서 강아지 이름표 달아주기 행사를 했었어요. 왜냐하면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하는 분들이 잃어버리고 나서 못찾고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본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그 때 우리 팅커벨 프로젝트의 모든 강아지들에게 이름표를 해줬어요.
우리 회원님들이 각각 아이들마다 전부 이름표를 후원했었지요. 그 때 동해와 멍자 이름표 후원하셨던 분이 누군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정말 그분 덕분에 우리 동해와 멍자를 다시 찾은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그 때 문득 비록 위험한 한 고비를 넘겼지만 한 편으로는 잘됐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분에게 입양을 가려고 멍자와 동해가 그런 시련을 겪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어쩌면 멍자와 동해는 그 입양가족이 마음에 안들어서 탈출한걸지도 모릅니다.
그 이후 동해와 멍자는 아시는 것처럼 좋은 입양가정에 입양이 되어 지금 누구보다 더 행복한 강아지로 살고 있습니다. 아마도 동해와 멍자는 같은 집에 같이 살 운명은 아니었나봐요. 지금은 따로 따로 입양가족에게 사랑 잔뜩 받으며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전화위복이라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인가봐요.
아기별님 댁으로 입양가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동해
설깍쟁이님 댁에 입양가서 냥이와 더불어 행복하게 잘살고 있는 멍자.
지금은 말할 수 있다. 동해와 멍자의 입양가정 탈출기 잘 읽으셨나요? 오늘 일요일이고 글도 많이 올라오지 않을 것 같아 신입회원 여러분들에게 이런 일도 있었다는 것을 알려드리려고 한 번 써봤습니다. 멍자와 동해. 지금 행복하게 잘 사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그리고 팅커벨 회원 여러분, 집에 있는 강아지들도 안심하지 마시고 늘 이름표 달아주세요. 특히 강아지 목욕시키고 난 후에 깜박 까먹고 있다가 문틈으로 나가서 영영 못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욕 시키고 난 후에 꼭 잊지 마시고 이름표 달아주세요. 비록 가격은 1만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강아지에게 이름표는 생명표랍니다.
첫댓글 아휴 그때생각하면정말아찔하지요
동해두 멍자두 임연은따루있었나봐요^^
멍자와 동해에게 그런 일이 있었군요~~이름표가 생명표가 되었네요~~^^해피엔딩이라 참 다행입니나~~♡가을이도 잘살고 있답니다~~^^
아 그 12차선 대로를 어떻게 긘넜을까요 정말 칀만다행입니다 멍자야 동해야지금은 마니 행복해보이는구나^^
아찔하네요 ㅠㅠ
좋은집에 입양가려고 탈출했나봐요 ㅠㅠ
냥이랑 잘 지내는 멍자 넘 신기했어요~
똑띠 멍자랑 동해 스스로 입양자를 선택했네요 ㅎㅎ
얼마전에도 차안에 있다가 차도를 뛰어가는 강쥐보고 심장이 멈추는줄 알았는데..ㅠㅠ
조심또 조심해야해요 저도 산책하다 줄 놓치고 식겁한적 많아요
멍자와 동해는 정말 천운입니다
지기님글 읽으면서..그때의 아찔했던기억이 다시생각나니 정말 아찔합니다;;.....
설깍쟁이님께서 멍자를 임보하고 계실때...가족분모두가 멍자에대한 사랑이 얼마나 넘치시던지..이분들에게 꼭 입양이됐음좋겠다는 생각을했었는데...임보가 입양으로 마무리되어서 넘 기뻤었어요~~^^
글을 읽으면서...시츄파대 말티파~~^^ㅎㅎ 그때그랬었지요?~~ㅎㅎㅎ
시츄파일진~멍자랑 말티파일진~가을이가 지금은 평생가족을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는모습 계속~~볼수있어서 넘 좋습니다~~^^
그땐 시츄가 많았지요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
팅프에서 맞춘 목걸이줄은 발토가 장난이 심해서 앙칼진 루비꺼 빼고는 다 끊어놔서 가죽줄에 새긴 목걸이로 바꿔 주었지요 이제는 노엘이까지 다 크고 더워져서 가볍고 튼튼한 천꽈배기 목걸이로 바꿔주었어요 저도 목걸이를 가장 신경씁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ㅋ 제목 센쓰있으십니다 ㅋ
글 읽으면서 가슴이 쿵쾅쿵쾅~정말 큰일날뻔 했네요~산책하면서 만나는 아가들 목줄없고 이름표 없이 다니는 경우가 넘 많아요 이름표 목줄 아이들의 안전밸트네요
밑고 보내셨는데 이런일이 있었군요. 이름표 달아주기 행사때 이름표를 달아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ㅠㅠ멍자랑 동해가 고생한거 생각하면 어휴...여튼 좋은곳으로 입양가서 잘지내고있다니 다행입니다
그때 열올린거 생각하면 ...ㅠㅠ 멍자 동해 천만다행이였어요 다시는 그런일 없도록 이름표는 생명표! 후추찹쌀맘 언제든 열심히 새겨드리겠습니다 불러만주십쇼 ㅋ
대표님과 팅프가족여러분에 사랑과 관심으로 동해가 우리가족이 될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동해랑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유기된적이 있는 녀석들은 탈출?을 꿈꾸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이름표 꼭해주세요
새삼 그때의 기억이 나네요..지금생각해도 멍자 동해사건은 정말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이었어요...
이제는 너무도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는 멍자와 동해이지말입니다^^
엄마도 가끔 이 얘기하시면서 열을 올리신다죠..ㅋㅋ 엄니와 저는 멍자가 저희집에 올 운명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는 집에 없어서는 안될 이쁜 멍자에요💕
멍자 : 아빠가 뽀뽀해오...멍자는 아빠 별로 안조아해오..ㅜ피하고 시퍼오...
(집이 더러운 이유는 이사가기 전 날 밤 사진이기 때문에☞☜)
사랑받고 사는애들은 인물이 달라지는거같아여.
동해와 멍자~~ 입양후에 인물이 훤해지고 모델같답니다..
동해와 멍자..큰일날뻔했군요.
찾아서 다행이고 그 큰 대로에서 교통사고 안나서 정말 다행이었네요..휴...
목욕시켜놓고 저도 가끔 까먹을때가 있는데, 목욕시키고 나면 목걸이를 즉시 꼭 해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