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이츠 빙하 아래로 따뜻한 바닷물이 들어가 밑바닥을 녹이고 있으며, 빙하 전체가 장기적으로 붕괴하면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을 약 65cm 높일 수 있다는 계산도 공식 연구자료와 일치합니다. 다만 KBS 보도에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시추와 단기 관측에는 성공했지만, 1~2년간 상시 관측하려던 장비 설치는 실패했습니다.
영국 남극조사소는 2026년 2월 4일, 장기 계류 관측장비가 시추공 안에서 얼음에 걸렸고 결국 회수하지 못한 채 유실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2월 27일 KBS는 “세계 최초로 빙하 아래를 상시 관측할 준비도 마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성공한 단기 측정과 실패한 장기 관측장비 설치를 구분하지 않은 중대한 부정확성입니다. (British Antarctic Survey)
2. 기사 주장별 판정
기사 내용판정정확한 의미
약 1,000m를 시추했다
사실
약 1,000m 두께의 얼음을 열수 시추해 주 빙하 흐름 아래 바닷물에 접근했습니다.
빙하 아래 따뜻한 물을 직접 관측했다
사실
난류가 강하고 얼음을 녹일 수 있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닷물이 확인됐습니다.
수온이 영상 1℃이고 평소보다 3℃ 올랐다
설명 부정확 가능성
해수의 현장 어는점인 약 영하 2℃보다 약 3℃ 높은 ‘열적 여유’를 시간적으로 3℃ 상승한 것으로 표현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웨이츠가 모두 무너지면 65cm 상승한다
사실
스웨이츠의 해수면 등가량 계산입니다. 그러나 수 세기에 걸친 잠재량입니다.
주변 빙하까지 불안정해지면 2~3m 상승한다
대체로 사실
스웨이츠 단독이 아니라 서남극 빙상 일부 또는 전체 연쇄 불안정화에 관한 장기 위험입니다.
세계 최초 상시 관측 준비 완료
사실과 다름
장기 계류장비는 시추공에 걸려 유실됐으며 상시 관측 설치는 완료되지 못했습니다.
빙하 내부 모습이 처음 공개됐다
제한적으로만 사실
2026년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빠른 주 흐름부’ 아래를 처음 측정했지만, 스웨이츠 다른 구역 아래 영상은 2020년부터 이미 촬영·공개됐습니다.
영국·한국 연구팀은 약 30cm 폭의 구멍을 약 1,000m 뚫어 장비를 일시적으로 투입했고, 스웨이츠의 빠른 주 흐름부 아래에서 최초 측정자료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최종 장기 계류장비는 내려가던 중 시추공의 재결빙 또는 하루 최대 9m가량 이동하는 얼음의 변형 때문에 걸렸습니다. (British Antarctic Survey)
3. “영상 1℃, 평소보다 3℃ 상승”의 정확한 해석
이 부분은 매우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남극 빙하 밑 바닷물은 염분과 압력 때문에 순수한 물처럼 0℃에서 얼지 않고 대략 영하 2℃ 부근에서 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영상 1℃가 측정됐다면 얼음의 현장 어는점보다 약 3℃ 높은 물이라는 뜻이 될 수 있습니다.
빙하 연구에서는 이를 흔히 thermal driving, 즉
[ T_{\text{바닷물}}-T_{\text{현장 어는점}} ]
으로 표시합니다.
따라서 “과거보다 실제 수온이 3℃ 상승했다”와 “얼음이 어는 온도보다 3℃ 높은 물이다”는 전혀 다른 말입니다. 기존 스웨이츠 연구도 바닷물 온도를 현장 어는점보다 몇 도 높은가로 표현합니다. KBS 문장만으로는 장기간 같은 장소를 측정해 3℃ 상승을 확인한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현장 어는점 대비 약 3℃ 높은 바닷물을 쉽게 풀어쓴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Nature)
4. 왜 밑바닥에서 녹는 것이 위험한가
스웨이츠의 핵심은 단순히 표면 햇빛에 의해 얼음이 녹는 문제가 아닙니다.
깊은 바다에서 유입되는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염분이 높은 물이 빙하 아래 통로를 따라 접지선까지 들어옵니다. 접지선은 육지 바닥에 붙어 있던 빙하가 바다 위에 뜨기 시작하는 경계입니다. 이곳이 녹으면 접지선이 내륙으로 후퇴하고, 육지에 놓여 있던 얼음이 바다 쪽으로 더 빨리 흐르게 됩니다. (Nature)
특히 스웨이츠 아래 지형은 내륙으로 갈수록 바닥이 더 낮아지는 구간이 많습니다. 접지선이 한번 깊은 내륙 쪽으로 물러나면 얼음 두께가 두꺼워지고 바다와 맞닿는 면도 커져 후퇴가 스스로 강화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해양 빙상 불안정성입니다. (Thwaites Glacier)
5. 아르키메데스 원리로 보면 더 정확하게 이해된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하는 것이 빙붕과 육상 빙하입니다.
이미 바닷물에 떠 있는 빙붕은 아르키메데스 원리에 따라 자기 무게만큼의 바닷물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떠 있는 얼음 자체가 녹는 것은 1차적으로 해수면을 크게 올리지 않습니다.
즉 “바다에 떠 있는 얼음이 녹아 65cm가 바로 상승한다”는 구조가 아닙니다. 육지에 지지돼 있던 거대한 얼음이 바다로 유출되는 것이 본질입니다. 국제 스웨이츠 연구협력단은 스웨이츠가 완전히 붕괴할 경우의 해수면 등가량을 약 65cm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Thwaites Glacier)
6. 65cm와 2~3m는 내일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언론 제목의 ‘시한폭탄’은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지, 가까운 시일 안에 스웨이츠 전체가 갑자기 녹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국제 연구단 자료는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스웨이츠 단독 완전 붕괴 잠재량: 약 65cm
최근 추세가 계속될 경우 21세기 말까지 스웨이츠 기여량: 수 cm 규모 가능
스웨이츠가 주변 서남극 빙상까지 불안정하게 할 경우: 약 3.3m 잠재량
완전한 붕괴 시간 규모: 일반적으로 수 세기 이상
연구진은 스웨이츠 후퇴가 앞으로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고, 서남극 빙상의 광범위한 붕괴 위험이 22~23세기에 커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정확한 속도와 임계점은 아직 큰 불확실성을 가집니다. (Thwaites Glacier)
따라서 정확한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웨이츠는 당장 한 번에 터지는 폭탄이라기보다, 지금부터 진행되는 변화가 수십 년·수백 년 뒤의 해안선을 결정하는 거대한 지연형 시스템이다.
7. 물고기 떼가 나타난 의미
빙하 아래 물고기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기후위기의 증거는 아닙니다.
빙붕 아래는 햇빛이 거의 없지만 바닷물이 흐르는 해양 공간이므로 물고기, 갑각류, 말미잘과 같은 생물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기존 스웨이츠 탐사에서도 빙하 아래 생태계와 해저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이번 영상의 중요성은 “남극인데 물고기가 있다”가 아니라, 접근하기 어려운 주 빙하 흐름부 아래의 물길·난류·수온·염분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Thwaites Glacier)
8. KBS 보도의 가장 큰 문제
KBS 보도 날짜는 2026년 2월 27일입니다. 그런데 공동연구기관 BAS는 이미 2월 4일 장기 관측장비 설치 실패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도 KBS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빙하 아래를 상시 관측할 준비도 마쳤습니다.”
정황상 KBS가 탐사 전 계획자료와 현장에서 얻은 성공적인 단기 관측 영상을 결합하면서, 최종 장기장비 설치가 실패했다는 사후 결과를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탐사 전 계획은 장비를 1~2년간 설치하고 위성을 통해 매일 자료를 전송한다는 것이었습니다. (British Antarctic Survey)
따라서 보도문은 다음처럼 작성됐어야 정확합니다.
연구팀은 약 1,000m 시추와 일시적 장비 투입에 성공해 주 빙하 흐름부 아래의 첫 직접 측정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1~2년간 상시 관측할 계류장비는 시추공에 걸려 설치하지 못했으며, 향후 재도전할 예정이다.
최종 평가
이 뉴스가 전달한 빙하의 구조적 위험 자체는 과장이 아닙니다. 따뜻한 해수가 밑바닥 접지선을 침식하고, 빙붕의 버팀력이 약해지면서 육지 얼음의 바다 유출이 빨라지는 실제 물리적 문제입니다.
그러나 다음 세 가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영상 1℃**는 과거보다 무조건 3℃ 상승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현장 어는점보다 약 3℃ 높은 물이라는 의미일 가능성이 큽니다.
65cm·2~3m는 당장 일어나는 상승량이 아니라 수 세기 규모의 완전 붕괴 잠재량입니다.
상시 관측 설치 성공은 사실이 아닙니다. 시추와 단기 측정에는 성공했지만 장기 관측장비는 얼음에 걸려 유실됐습니다.
결국 이 보도는 위험의 방향은 맞았지만, 온도 표현·시간 규모·탐사 성공 범위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한 기사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