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atfield with Mountains in the Background, 1889, oil on canvas
빈센트 형에게...
편지와 멋진 스케치들 고마워. 아를의 병원을 그린 그림은 정말 훌륭해. 나비와 들장미 가지 그림 역시 아주 멋져. 단순한 색조에 무척 아름답게 그려졌더군. 마지막 스케치들은 격렬한 감정 속에서 그려진 것 같은, 그리고 자연에서 좀더 멀어진 듯한 인상을 주었어. 그림을 직접 보았다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텐데. 난 형 그림을 보여주려고 많은 사람들을 초대했어. 피사로 부자, 탕기 영감, 그리고 노르웨이 출신의 재능 있는 화가로 만국전람회에서 노르웨이의 명예훈장을 받은 베렌스키올트, 모스 등이 왔었어.
모스란 사람은 브뤼셀에서 열리는 20인전의 위원이기더 한데, 그 전시회에 형이 작품을 전시할 의향이 있을지를 내게 물어봤어. 아직 시간은 많이 있고 난 형이 반대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 그는 베르나르도 초대할 생각이래. 사람들은 대체로 밤 풍경을 다룬 것과 해바라기 그림을 좋아해. 해바라기 그림들 중 하나를 거실 벽난로 위에 걸어두었는데, 마치 공단에 금실로 자수를 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 정말 멋져.
15일부터는 르픽 가에 있는 아파트를 쓸 수 없게 되어서 그림을 모두 집에 두지 못할 것 같아. 그래서 탕기 영감의 집에 작은 방응 빌려서 그림들 일부는 그곳에 두기로 했어. 몇몇 그림은 캔버스 틀에서 떼어냈기 때문에 캔버스를 높이 쌓아둘 수도 있어. 탕기 영감은 우리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 그 역시 가게에 항상 새로운 그림을 손쉽게 전시할 수 있게 된 셈이지. 그가 포도밭이나 밤 풍경 등 색채가 풍부한 형의 작품들에 얼마나 열광하는지 알아? 그의 말을 형이 단 한 번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1889년 7월 16일
첫댓글 네 형 아우 정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