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해독에 효과 만점
남자는 매일 피곤하다. 처자식을 위해 하루의 절반은 회사에 투자하고, 쌓인 스트레스는 술로 푼다. 피부에 바르는 것은 로션 하나가 전부고, 뜨거운 뙤약볕에 피부가 타들어가 기미가 생겨도 그냥 그러려니 살아간다. 시간에 쫓겨 운동할 시간이 없으니 배는 계속 나오고, 아내와 아이들로부터 “임신했느냐”고 놀림까지 당한다. 몸의 피곤을 몰아내고 20대의 팔팔했던 청춘이 그립다면, 1년 365일 피곤한 남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디톡스(Detox)’다.
살랑이던 봄바람이 불기 무섭게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면서 벌써 여름을 느낀다. 반팔 셔츠 하나만 입어도 겨드랑이에선 땀이 삐질삐질 흘러나오고, 무더운 오늘 밤을 이겨내기엔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 ‘딱 좋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 동료들 혹은 친구들과 차수를 바꿔가며 음주를 하다보면 어느덧 자정을 넘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40대 박모 부장의 하루는 이렇게 흘러간다. 그리고 몸에 독소가 쌓여간다. 매일 밤 부어라 마셔라 하는 통에 체내에 독이 쌓이고, 각종 부종과 더불어 몸에 지방이 쌓인다. 팔팔했던 20대 후반에는 소주 2~3병 정도야 거뜬하게 마시던 박 부장이지만 이제 1병을 넘기면 얼굴이 달아오르고 어지럽다. 박 부장은 지난해 가을 건강검진에서 고혈압과 지방간 진단을 받자 ‘디톡스(Detox)’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가 평소 먹는 모든 음식은 체내에 독을 쌓이게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이런 이유로 디톡스가 필요하다. 체내에 쌓인 독소를 약물 복용이나 수술이 아닌 자연요법으로 해독해 제거해주는 것이 바른 디톡스다. 최근 레몬 디톡스와 자몽 디톡스 다이어트는 인터넷을 달구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레몬이나 자몽과 같이 한 가지 음식만을 며칠에 걸쳐 마시면서, 무조건 굶는 방식은 추천할 만한 디톡스 요법이 아니다.
폐·간·대장·신장·피부·혈액·림프 등 제역할 해야
몸속의 독소는 종류에 따라 폐, 간, 대장, 신장, 피부, 혈액, 림프 등 7개 중요 기관이 배출한다. 7개 기관에서 해독이 제대로 안 되면 독소가 쌓였다가 우리 몸 여기저기에 갖가지 질병과 증상이 나타난다.
첫 번째 기관인 ‘폐’는 우리가 숨을 내 쉴때마다 독소들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 호흡을 할 때 많은 근육이 수축되며, 이 근육들이 움직이면서 혈액과 림프의 순환을 도와 독소들이 잘 운반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폐가 건강할수록 독소 배출이 원활하게 되며, 함께 건강해지는 것도 당연지사다.
두 번째 기관은 ‘간’이다. 간 기능이 떨어져 독소를 제거하지 못하면 피로가 생기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쉽게 취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특히 현대인들에게 쉽게 나타나는 만성피로와 고지혈증, 과민성 대장증상, 고혈압 등이 간에서 독소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인 것. 우리 몸의 해독 기능에서 가장 중요한 간은 몸 전체 해독 과정을 유지하고 감독하는 기능을 함을 잊지 말자.
세 번째 기관은 ‘대장’이다. 대장은 음식물이 소화되고 나서 마지막으로 도달하는 인체장기로, 변비가 생기면 독성물질이 체내로 다시 흡수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매일 대변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네 번째 장기는 ‘신장’이다. 신장은 간으로부터 흘러온 혈액에서 요산과 크레아티닌 등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필터역할을 하는 곳. 이 노폐물이 방광에 저장됐다가 소변으로 배출된다.
다섯 번째 장기는 ‘피부’다. 피부는 몸을 둘러싸고 있으며, 독소들이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피부는 몸에서 가장 큰 기관이기에 그만큼 많은 노폐물을 배출한다. 인체 내에서 산소는 혈액에 실려 각각의 세포로 전달되며, 세포 내에서의 산화 반응에 의해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이때 과잉 생산된 산화력이 높은 산소는 활성산소가 된다. 자외선과 활성산소 등의 독소가 피부에 쌓이면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각질과 주름,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으니 독소 배출에 신경 써야 한다.
여섯 번째 기관은 ‘혈액’이다.
혈액은 혈관 속을 흘러 다니는 우리 몸의 운송수단이다. 영양분과 산소를 세포에 공급할 뿐만 아니라 세포에서 배출되는 노폐물을 수거해 간으로 보내는 역할도 한다. 일곱 번째 기관은 ‘림프’다. 림프는 면역세포(림프구)가 들어있는 맑은 액체로 림프관 속을 흐르고 있다. 주로 정맥과 나란히 위치해 있는 림프는 영양분을 옮겨주기도 하지만, 세포에서 배출되는 독소도 함께 수거하는 기능을 한다. 림프에서 모아진 독소들은 정맥에서 합쳐져 마지막에는 간에서 처리된다. 결과적으로 우리 몸은 순환을 하기 때문에 7개 각 기관이 모두 제 역할을 해야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이것이 바로 몸 전체의 독소 배출을 위한 디톡스 요법이 꼭 필요한 이유다.
쉽게 실천 가능한 ‘간단 4일 디톡스 프로그램’
쉽게 디톡스 할 수 있는 4일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단기간에 부기를 빼고 독소를 처리해주는 방법으로 4일간 염분과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식사를 한다. 원칙대로만 하면 독소가 배출되는 것은 물론 체중도 2kg 정도 감소하면서 몸이 훨씬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식사원칙’은 염분과 탄수화물 제한에 있다. 식사량은 칼로리를 너무 의식하지 말고, 배가 고프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먹는다. 가급적 아침은 가볍게 먹고 소금과 간장, 된장과 고추장을 베이스로 만든 소스는 먹지 않는다. 거의 간이 없을 정도로 아주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한 시간에 한 컵 분량의 생수를 먹고, 중간에 배가 고플 경우 간식을 먹어도 된다. 가급적 야채를 많이 먹으면 좋다. 다만 과일과 감자, 고구마와 옥수수, 단호박은 먹지 말아야 한다. 샐러드드레싱은 올리브유와 발사믹 식초를 사용한 것만 이용한다. 이 기간 동안 술은 마시면 안 된다.
한 끼 식사에 추천하는 식단은
△계란 프라이 또는 스크램블과 토마토 슬라이스 △닭가슴살 또는 참치 샐러드
△닭백숙 또는 삼계탕 등의 닭고기 △보쌈, 편육과 야채 쌈
△소스 없는 삼겹살, 등심 등 고기구이와 야채샐러드 △두부와 생선구이
△두부와 야채볶음 △소스 없는 스테이크와 샐러드 등이다.
간식은 식사와 식사 사이에 먹으면 되지만, 하루 3회 이하로 먹는 것이 좋다. 추천하는 간식은 △저탄수화물 플레인 요구르트 △저염 치즈 △저염·저탄수화물 두유 △삶은 계란 △견과류 등이다.
먹은 음식이 소화되는 데는 보통 5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때는 간의 대사 작용도 소화기능을 보조하는 쪽이 많기 때문에 해독기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1주일 동안은 일정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식사방식을 통해서 간의 해독기능이 활발해지는 시간을 만드는 디톡스 방법인 케이브맨 다이어트(Caveman Diet)를 추천한다. 케이브맨은 석기시대 동굴에서 살던 인류를 의미한다.
케이브맨 다이어트의 기본은 하루 한 끼 식사에 있다. 먹는 시간은 상관 없으며, 1회 식사량은 충분히 만족감이 있을 정도로 먹어도 된다. 나머지 시간에는 공복을 유지하되 물과 차, 커피 등은 편하게 마셔도 된다. 공복 시간에는 효소액과 매실엑기스를 물에 희석해 20~30분마다 한 모금씩 나눠 마시면 공복감이 줄어든다는 것을 참고하자. 식사를 할 때는 야채→생선→육류 순서로 먹는데 과일이나 곡물은 적게 먹는 게 바람직하다. 매번 생선과 육류를 다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전반적으로 달지 않고 싱겁게 먹는 것이 좋으며, 술은 가급적 마시지 말고, 불가피할 경우 소주 반병을 넘기지 말자.
면도 후 충분히 보습제 발라줘야
디톡스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져 가는 이유는 몸의 건강을 되돌릴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피부까지 좋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연예인 윤상현이 ‘동안 꿀 피부’ 셀프카메라를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한동안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맑고 하얀 피부를 위해 디톡스 중’이라고 알린 윤상현의 피부를 보고 네티즌들은 ‘이것이 말로만 듣던 꿀 광 피부’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렇다면 남자들이 이런 꿀 피부를 만들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 때 기본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남자와 여자는 피부 상태가 다르다는 것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콜라겐의 합성을 왕성하게 촉진해 피부를 두껍게 만든다. 동시에 피지 분비량을 증가시켜 쉽게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며 모공이 커진다. 때문에 꿀 피부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항상 피부를 깨끗이 씻어내고 피지 컨트롤 제품 등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여자와 달리 거의 매일 면도를 해야 하는 남자의 피부는 더욱 거칠고 건조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면도 후에는 충분히 보습제를 발라주고, 외출 시 선크림으로 자외선 차단에 신경 써야 한다.
맑은 피부를 위해서는 체내에서 과잉 생산된 활성산소를 줄여 피부 독소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세포가 손상돼 노화가 촉진되고 각종 질병에 걸리게 되므로, 항산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말해 과식을 피하고 소식을 하면 산화될 물질도 줄어들어 노화도 천천히 온다. 녹차와 홍차 등 항산화제가 풍부한 차를 규칙적으로 마시면 노화속도가 늦춰진다는 것도 기억하자. 차의 항산화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차 잎이나 티백을 뜨거운 물에 3분 이상 담갔다 마시는 것이 좋다.
나도 디톡스가 필요할까
□ 자도자도 피곤하고 몸이 천근만근 무겁다.
□ 속이 안 좋아 식사 후에 부담스러울 때가 많고 장이 예민해졌다.
□ 다크서클이 점점 커지고 짙어지거나 모공이 귤껍질처럼 커져 있다.
□ 의욕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 우울한 생각이 잘 들고 가끔 멍해져서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 단 음식, 짜고 매운 음식, 카페인 섭취량이 늘고 있다.
□ 숙취가 잘 풀리지 않고, 전보다 감기에 잘 걸린다.
□ 입술이 자주 트거나, 발뒤꿈치가 갈라진다.
<분석>
체크리스트에서 3개 이상 해당한다면 지금 당장 디톡스를 해야 한다. 독소가 몸에 쌓이게 되면 몸속의 수분을 정체하게 만들고 대사 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그 결과로 피로가 잘 풀리지 않고 몸이 붓게 돼 점점 무거운 느낌이 든다. 또 대부분의 독소들이 지방친화성이 있어서 체지방 또는 뇌(90%가 지방)에 쌓이게 되는데, 이 양이 많아지면 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쉽게 우울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 업무에도 영향을 준다. 간에서 처리해야 할 독소들이 너무 많아 부담이 커지면 피로감이 심해지고 다크서클이 진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지금 독소가 많이 쌓이는 생활패턴과 환경에 있기 때문에 디톡스를 통해서 몸을 리셋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