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執事)는 영어로 'deacon'이다. 시중드는 자를 뜻하는 헬라어 '디아코니오(diakoneo)'에서 유래됐다. 또 'stigweard'라고도 했다. '돼지우리(stig)'와 '망보는 사람(weard)'의 합성어다. 옛날에는 가축이 소중한 재산이었기 때문에 이를 지키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집사의 사전적 의미는 주인집의 살림을 맡아하고 재산을 지키는 사람을 일컫는다. 종교적 의미의 집사는 개신교 봉사 직분 중 하나다. 예수의 12제자들이 일곱 명의 '일꾼'을 두어 교회로 몰려드는 불쌍한 사람들을 돕도록 한 데서 유래됐다. 그런데 집사의 조건이 있었다. 반듯하고, 한 입으로 두 말을 않고, 부정한 이득을 탐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공적인 역할은 청와대 비서실의 인사관리, 재무·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그러나 어느 정권에서건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고, 신임이 두터운 측근 중의 측근이 이 자리에 앉는다. 은밀한 일을 하거나, 사사로운 가정사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집사' 또는 '청와대의 금고지기'라 불리면서 대통령과 가장 지근거리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유혹의 바람'이 끊이질 않았고, 정권이 끝나면 사정의 표적에서 비켜나지 못하는 것도 당연지사로 돼버렸다.
"나는 바람이 불면 날아가는 깃털에 불과하다." 영원한 '상도동 집사'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이 '정태수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되면서 남긴 '깃털론'은 한동안 회자됐다. 나라를 들끓게 하고 있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별칭 역시 '노무현의 집사'다. 검찰에 불려간 그에게 기자들이 몰려들자 "내가 불쌍하지도 않느냐"고 했다고 한다. "나는 심부름꾼일 뿐"이라는 항변으로 들리는 듯하다. 그러나 이 모두가 '반듯하고, 부정한 이득을 탐내선 안 된다'는 집사의 직분을 저버린 '응분의 대가'일 뿐이다. 김상식 논설위원 kisas@busan.com
집사(執事)는 영어로 'deacon'이다. 시중드는 자를 뜻하는 헬라어 '디아코니오(diakoneo)'에서 유래됐다. 또 'stigweard'라고도 했다. '돼지우리(stig)'와 '망보는 사람(weard)'의 합성어다. 옛날에는 가축이 소중한 재산이었기 때문에 이를 지키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집사의 사전적 의미는 주인집의 살림을 맡아하고 재산을 지키는 사람을 일컫는다. 종교적 의미의 집사는 개신교 봉사 직분 중 하나다. 예수의 12제자들이 일곱 명의 '일꾼'을 두어 교회로 몰려드는 불쌍한 사람들을 돕도록 한 데서 유래됐다. 그런데 집사의 조건이 있었다. 반듯하고, 한 입으로 두 말을 않고, 부정한 이득을 탐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공적인 역할은 청와대 비서실의 인사관리, 재무·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그러나 어느 정권에서건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고, 신임이 두터운 측근 중의 측근이 이 자리에 앉는다. 은밀한 일을 하거나, 사사로운 가정사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집사' 또는 '청와대의 금고지기'라 불리면서 대통령과 가장 지근거리에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유혹의 바람'이 끊이질 않았고, 정권이 끝나면 사정의 표적에서 비켜나지 못하는 것도 당연지사로 돼버렸다.
"나는 바람이 불면 날아가는 깃털에 불과하다." 영원한 '상도동 집사'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이 '정태수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되면서 남긴 '깃털론'은 한동안 회자됐다. 나라를 들끓게 하고 있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별칭 역시 '노무현의 집사'다. 검찰에 불려간 그에게 기자들이 몰려들자 "내가 불쌍하지도 않느냐"고 했다고 한다. "나는 심부름꾼일 뿐"이라는 항변으로 들리는 듯하다. 그러나 이 모두가 '반듯하고, 부정한 이득을 탐내선 안 된다'는 집사의 직분을 저버린 '응분의 대가'일 뿐이다.
출처:부산일보 글 김상식 논설위원 kisa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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