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
요즘 KBS의 '1박2일'이 유행한다. 여행은 항상 즐겁다. 몇 년 전 나는 전주로 영화음악을 위한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2005년 전주국제영화제의 영화 음악감독 마스터클래스에서 <공각기동대>의 가와이 겐지와 <8월의 크리스마스>의 조성우 감독과 함께 한 1박 2일은 너무나 행복했다.
여기에 참가하면서 마스터클래스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마스터클래스란, 레슨 현장을 함께 관람하는 형태의 클래스를 말한다. 영화음악을 좋아하는 다음 카페 '난 영화보다 영화음악이 더 좋다' 식구들과 함께 한 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 여행이었다. 조성우와 가와이 겐지는 비슷하지만 확실히 달랐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으며... 먼저, 천재음악가 가와이 겐지와의 1박 2일을 떠나보자! ![]() 먼저 5월 5일, 가와이 겐지가 음악감독을 맡은 영화 <아바론>과 <이노센스>를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던 극장에서 바로 본격적인 마스터클래스가 시작되었다. 1,. 음악감독 강연 2. 진행자와의 인터뷰 3. 관객과의 대화 4. 뒷풀이까지 하루 종일 가와이 겐지와 함께 했다. 캬~~~^^ 통역기 이어폰을 계속 꽂느라 귓구멍이 좀 아팠지만...; 처음 그를 알게 된 영화는 바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1995)였다. 13년이나 된 영화지만 지금 봐도 여전히 미래적이다. 이 영화에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대사가 없다. 2029년 미래라는 설정이지만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과 고민이 묻어나는 대사들이다. 사실 당시 처음 봤을 땐 몇몇 대사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이 너무 강렬해서 잊을 수가 없었다. 워쇼스키 형제가 <공각기동대>를 보고 영화 <매트릭스>를 만들었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기업의 네트가 별을 덮고 전자와 빛이 뛰어다녀도 국가나 민족이 사라져 없어질 정도로 정보화되어 있는 근미래"를 정말 본직적으로 다룬 영화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어려운 질문들이 해결되지만 인간은 정작 중요한 질문에 대답할 수 없게 된다. "인간은 무엇인가?" 1. "천년 전의 일본고어로 공각기동대 OST 만들었죠" –가와이 겐지- 내가 충격을 받은 음악은 바로 오프닝과 중간 도시의 풍경을 보여줄 때 나왔던 'Reincarnation'! 정말...이 음악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 음악의 느낌을 단어로 표현하자면, "원시적이다", "일본적이다", "그로테스크하다" 라는 세 단어다. '둥~둥'하는 북소리는 마치 원시시대 제의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신기하게도 영상과 함께 미래적인 느낌이다. '나아~~아아아~'라는 언니들의 샤우트 창법(?) 합창은 몹시 '일본적'으로 느껴졌다. 그냥 듣기에는 다소 무서운 음악이기에 '그로테스크'한 건 당연했다. 신기한 건 그런 이 음악이 이 영화가 표현하는 세계와 너~무 잘 어울린다는 것! 하지만 한밤에 MP3 플레이어로 듣기에는 다소 무섭다는 점..; ▼ <공각기동대>- Reincarnation http://kr.youtube.com/watch?v=2eXMOW1ndwQ Q. SF 애니메이션에서 당신은 전통적인 음악 질료들과 미래적인 음향들을 즐겨 혼합합니다. 전통음악은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의거한 것입니까? 아니면 독특한 음악 취향 때문입니까? A. 제 음악 취향만으로 영화음악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저는 감독이 원하는 것을 만들 뿐입니다.(관객웃음) 감독이 <공각기동대>에서 인간의 고동소리를 연상시키는 원시적인 북소리를 원했습니다. 거기서 생각을 발전시키는 것이 제 몫입니다. 북소리만 반복하면 지겨우니까 다른 것을 추가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민요를 생각했습니다. 민요를 그대로 쓰기엔 상황을 제어하기 힘들어서 소리가 퍼질 수 있는 창법으로 노래를 하되, 노래는 천년 전 일본고어를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못 알아듣도록 가사를 만들었습니다. 2. "영상을 보고 감상을 만드는 것일 뿐, 큰 생각은 없습니다." -가와이 겐지- 영화 <아바론>은 특이한 영화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되었다. 감독이 일본 사람인데 배우들은 모두 폴란드인이다. 흑백영상으로 시작해서 끝엔 칼라로 바뀐다....역시 오시이 마모루 작품이다. 미래세계의 사람들은 가상 전투게임에 열중한다. 파티를 맺지 않고 혼자 싸우는 고독한 여전사 애쉬. 게임 '아바론'의 최상급 클래스 SA(Special A)에 도전했다가 의식을 찾지 못해 미귀환자가 되는 사람이 늘자, 애쉬는 클래스 SA를 향해 광랩을 하게 되고;;; 결국 SA에 들어가게 된다. 신기한 건 SA 이하의 레벨 지역은 여느 게임과 비슷했다. 세피아톤의 우울한 공간에서 눈썹 날리도록 총만 죽어라 쏜다. (오시이마모루 감독은 르네 마그리트 그림을 영상으로 인용했다고 실제로 언급했다) 그런데 SA로 넘어가는 순간 영화는 돌연 생생한 칼라로 넘어간다. 총도 적도 없다. 평범한 도시에서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고 성당에 간다. 과연 이것이 만랩들이 간다는 SA? 무엇이 현실일까? ▼ <아바론>- Log off (영화의 장면 아님. 다른 게임영상에서 삽입된 버전) http://kr.youtube.com/watch?v=tNQfu21zvt0 ▼ <아바론>- Voyage to Avalon http://kr.youtube.com/watch?v=-PXYa3g1lps&feature=related 아발론은 영국의 전설적 영웅 아서왕이 마지막 전투 후에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이상적인 섬이다. 이 영화의 OST는 마치 게임OST같다. 애쉬의 영웅적인 면모를 잘 보여주는 곡이 'Log off'. 웅장하면서 무겁다. 그리고 SA의 성당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울려 퍼지던 'Voyage to AVALON '이 기억에 남는다. 이 곡은 웅장한 게임 음악 같으면서도 성당 미사곡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Q. 아바론의 성당씬 음악은 칸타타 (17세기 초엽에서 18세기 중엽까지의 바로크시대에 가장 성행했던 성악곡의 형식) 입니다. 당신의 광활한 음악 스펙트럼 중에서 종교음악, 특히 서구의 종교음악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서구 클래식은 단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에게 어떤 상상력을 제공합니까? A. 저는 감독이 요청하는 대로 했습니다. 배우와 대사도 모두 폴란드이니만큼 음악도 중후하고 애잔한 느낌의 동유럽풍을 주문했습니다. 딱히 서구 클래식에 영향을 받는다기 보다는 영상을 본 후 감상을 음악으로 만드는 것일 뿐입니다. ![]() 3. "감동을 하는 포인트가 같은 사람과 일하면 즐겁습니다." -가와이 겐지- <공각기동대>의 후속편에 해당하는 <이노센스>(2004)에서도 오시이마모루 감독과 호흡을 다시 맞춘다. 그의 음악이 없는 오시이마모루 영화는 상상하기 힘들다. 공각기동대가 '소령'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노센스>는 '바토'의 이야기다. '소령'이 네트워크는 광활하다며 사라진 3년 후 바토는 '살인마 섹스머신' 사건을 맞게 된다. 이 영화의 핵심 질문은 "인간은 왜 로봇을 인간과 비슷하게 만드려 하면서 막상 그렇게 되면 두려워하는가?" 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도 재미 있지만 9년 사이에 엄청나게 발전한 화려한 영상이 압권이다. 특히, 폐허도시의 축제장면과 로봇을 만든 로커스솔루스社를 찾아가 여러 번 반복해서 헤매는 장면은 이제까지 어느 영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영상이다. 어린 소령이 앉아 있던 로커스솔루스社는 영화 <황후화>의 중국 황실 같다. 하늘색 인공 하늘 아래 정지한 바토. 정지한 비둘기떼. 르네 마그리트 그림을 보는 듯 하다. (영화를 보세요!) ▼ <이노센스> -傀儡謠-怨恨みて散る(오프닝) http://kr.youtube.com/watch?v=S_1PssU1a9U&feature=related ▼ <이노센스>- 傀儡謠-怨恨みて散る(거리행렬 장면) http://kr.youtube.com/watch?v=3MJF79zoc9A ▼ <이노센스>- follow me http://kr.youtube.com/watch?v=oBVr_7I4FtE <이노센스>의 테마곡은 <공각기동대>의 Reincarnation와 비슷하다. 그로테스크가 좀 더 업그레이드되었나? 테마곡이 쓰이는 패턴도 비슷하다. Reincarnation가 오프닝에서 사이보그인 '소령' 이 탄생되는 장면과 홍콩 도시의 풍경을 한 눈에 보여줄 때 나왔었다. <이노센스>의 테마곡 '傀儡謠-怨恨みて散る(꼭두각시의 노래-원한을 남기고 사라지다)도 비슷하다. 오프닝에서 자살하는 섹스머신이 탄생하는 장면에서, 폐허도시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인 거리행렬 풍경에서 나온다. 주제를 나타내는 테마곡 이라는 뜻이다.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음악은 바토의 고독을 나타하는 'follow me". 고독하면서 슬픈 이 노래는 유명한 로드리고의 기타협주곡에 가사를 붙인 째즈풍의 노래다. SF영화에 째즈? 어울리지 않을까? Q. 오시이마모루 감독과 계속 작업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A. 굳이 오시이마모루 감독을 고집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감독의 작품도 했었는데, 아마 오시이마모루 감독의 작품이 인기가 많아서 그렇게 인식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감독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감동을 하는 포인트가 같은 사람과 일하면 즐거운 것은 사실입니다. ![]() 가와이겐지는 오시이마모루 감독 작품 외에도 <링>, <데스노트>, <검은 물 밑에서> 뿐만이 아니라 한국영화<남극일기>, <묵공>, <야수>의 음악도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칼럼이 오시이마모루 감독과의 작업에만 집중한 것은 필자의 편애(?)로 인한 편식 습성 때문이다^^; 어쨌든 질문이 오고 가면서 드는 생각은, "가와이 겐지가 생각보다 생각이 없구나;;"였다. 그런데 갈수록 정말 천재 음악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는 그냥 별 생각 없이 감독이 시키는 데로만 했다면서 엄청난 음악들을 쏟아내니 말이다. 마치, 학창시절에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했지 비결은 없어"라며 반1등을 도맡던 몇 안되는 천재와 비슷하려나? 영화음악가는 영화인이면서 음악인이지만 가와이겐지는 음악인이 가까운 듯 하다. 그건 조성우 감독과 비교되면서 더욱 크게 느껴졌다. 왜 그랬을까? 가와이와는 달리 음악인보다는 영화인에 가까운 조성우는 다음주에!!^^ <지난 주 퀴즈 정답> 정 답 : '천년학' 정답자 : 김근희님 (감사합니다^^) 설 명 : 임권택 감독이 원래 먼저 서편제를 만들려고 했는데 어울리는 여배우가 없어서 포기했다고 합니다. <이번 주 퀴즈!> 재밌게 읽으셨나요? 퀴즈 나갑니다~! 아시는분은 ㅁㅁ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Q. 공각기동대의 TV판 OST도 매우 유명합니다. 바로 <카우보이 비밥>과 한국 게임 <라그나로크> OST로 유명한 칸노 ㅁㅁ입니다. - [JIFF 영화음악 마스터클래스②]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인 조성우”편 입니다.- |
첫댓글 칸노 요코...<= 여기 열혈팬... 싸인회부터 쇼케이스, 콘서트까지 두루 섭렵.. 훗~ 아무튼..아바론 음악은 가끔 광고에서 들을수가 있었죠.. 카와이 켄지 하면 공각기동대의 환생을 빼면 이야기를 할수 없다고나 할까.. 애니쪽에선 블레이드러너에 버금가는 작품이니까요~ 그리고 일본하고 합잡으로 만든 국내 애니메이션 가이스터즈의 음악도 했었습니다. =^ㅅ^=
애니켓밍링님 역시..여러 곳에 조예가 깊으시네ㅋ ㅋ 정답 맞다는!!
칸노 요코의 inner universe 라는 곡을 좋아합니다. 위에서 언급된 공각기동대의 tv판 버전 ost에 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