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이들은 거의 표준어와 비슷하지만 그곳 특유의 사투리에 익숙합니다.
충청도처럼 말 끝에 ‘~~유’를 붙이는 것, 경상도 안동 인근 사람들이 -껴를 붙이는 것이 그러하다.
지금은 서울에 살아도 친구들을 만나면 그 시절의 발음과 억양이 나오고 맙니다.
'선비의 고장, 영주'사람들은 60년대에 ‘되게’라는 표현을 참으로 많이 사용했지요.
“이거 되게 맛있어.”, “이번에 부임한 여 선생님 되게 이쁘다!” 등등 늘 ‘되게’라는 말을 달고 다녔지요.
‘되게’는 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는 표준어이고, ‘아주 몹시’라는 뜻으로 ‘몹시’보다 강조의 의미가 강합니다.
‘몹시’는 ‘더할 수 없이 심하게’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예문으로는 “그 나라의 의술을 몹시 낙후하여 이질에도 사람이 죽곤 하였다.”,
“아내는 코로나로 인하여 몹시 피곤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왔다”와 같이 씁니다.
유의어로는 ‘아주’, ‘상당히’, ‘무척’ 등이 있지요.
이처럼 ‘몹시’보다 더 강조할 때 ‘되게’라는 부사를 사용해 왔던 것입니다.
요즘 모 광고에서 “이거 되게 맛있네!”라고 하는 말이 나오는데,
어린 시절 생각이 나서 참으로 반갑더라구요.
‘되게’는 표준어임에도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아닙니다.
‘된통’, ‘되우’ 등과 유사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아주 몹시’라는 의미로 쓰이기보다는 ‘걸죽하게(물기가 적어서 빡빡하게)’의 의미로 쓸 때가 더 많습니다.
예문을 보자구요.
그 사람 되게 좋아.
새끼줄로 되게 묶어라.
반죽을 너무 되게 했어.
등을 보면 각각 의미가 조금 다른 것을 알 수 있지요.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반죽을 너무 되게 했어’처럼 ‘물기가 적어서 빡빡하게’라는 의미잖아요.
한편 모양은 동사처럼 보이는데, 부사인 것이 있습니다. ‘들입다’라는 말인데요.
며칠 전에 아내가 “들입다 먹어대더니 결국 탈이 났네.”라고 해서 이 단어가 생각났어요.
우리말에서 용언(동사와 형용사)은 ‘ ~~다’로 끝납니다.
‘예쁘다’, ‘먹다’, ‘가다’, ‘사랑하다’ 등과 같이 ‘다’로 끝나거든요.
그런데, ‘들입다’는 ‘다’로 끝나지만 ‘부사’입니다. 외국인들이 헷갈리기 쉽겠지요.
‘들입다’의 의미는 “무지막지라 정도로 아주 세차게”입니다.
“세차게 마구”라고 쓰이기도 합니다.
예문을 보세요.
어머니는 싫다는 걸 내가 들입다 졸라서 써니한테 청혼했다가 거절당했어.
미처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그는 들입다 화부터 냈다.
이번 일은 들입다 고생만 했지 보람이 없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무지막지하게’, ‘지나칠 정도로 세차게’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드립다’라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요. 규정 표기는 ‘들입다’입니다.
이 말은 조금 무모한 행위를 할 때 자주 사용합니다.
‘들입다 뛰다’라고 하면 ‘들입다 뛰더니 결국 덫에 걸렸다’,
‘들입다 먹어대더니,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처럼 뭔가 지나친 경우에 사용합니다.
날이 덥다고 들입다 냉수만 마시면 탈이 나게 마련입니다.
이제 내일 말복만 지나면 이놈의 더위도 조금 물러나지 않을까 싶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