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5·31 지방선거에 발목이 잡혀 잠시 ‘휴면 상태’에 들어갔던 동구 일산동 대형할인점 개발사업에 대한 재개 여부가 울산지역 유통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동구의 경우 1977년 현대백화점 동구점(옛 현대쇼핑센터)이 문 연 이래 지금껏 대형유통업체가 단 한 곳도 입점하지 않은 울산의 마지막 남은 ‘미개척지’로, 현대텃밭인 동구가 30년을 지켜온 ‘현대아성 방어선’이 뚫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업체인 S업체는 최근 선거가 끝남에 따라 동구 일산동 577-14 일원 2,000여평 부지에 대형판매시설을 짓기로 하고 빠르면 이 달께 시에 교통영향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당초 이 업체는 올 1월 이 곳에 지하 3층 지상 6층, 연면적 4만3,173㎡(1만3,082평) 규모의 대형할인점을 짓기로 하고 시에 교통영향평가를 신청했으나, 시가 방어진 순환도로 및 간선도로의 교통체증 및 주차면적 부족 해결방안을 보완할 것을 요구하며 심의를 보류했었다. S업체는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동구 일산동 신규 점포 개발사업을 대행하고 있는 ‘대리업체’로, 행정당국의 교통영향평가와 건축허가 등 인허가문제를 해결한 뒤 이 부지를 홈플러스측에 매각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업추진 시점이 5·31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지역 중·소상인들이 대형할인점 입점 반대서명운동을 벌인데다, 민주노동당 동구지역 후보자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형할인매장의 입점을 반대한다”고 나서자 S업체는 잠시 휴면기간을 가졌었다. 하지만 S업체가 휴면기간을 갖는 동안 울산지역 유통업계에는 “삼성홈플러스가 동구 일산동 할인점 사업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A할인점 모 점장은 “현재 동구지역 주민들의 상당수가 남구나 북구의 할인점으로 ‘원정 쇼핑’을 가고 있는 만큼 동구에 할인점이 한 곳쯤은 들어가는 게 바람직하지만, 투자 대비 수익이 남는 상권은 아니다”며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홈플러스측이 동구 입점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아래 이곳 예정 부지를 최근 할인점개발사업에 나선 현대백화점측에 넘긴다는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3달 전 전하동의 모 주상복합아파트로부터 ‘300∼400평 규모의 자체 상가를 현대백화점이 슈퍼로 직접 운영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해와 거절했던 적이 있는데, 이 소문이 잘못 와전된 것 같다”며 “할인점사업본부로부터 어떤 이야기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S업체 관계자도 “현재 시에서 요구한 보완서를 작성 중으로 빠르면 이 달 안에 찜질방 등을 갖춘 주상복합건물이나 판매시설 건립을 위한 교통영향평가를 재신청할 것”이라며 “향후 분양까지도 우리가 직접할 계획으로 삼성홈플러스와 어떤 관계에 있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이곳 부지가 삼성홈플러스에 매각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