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마흐사 아미니 시위와는 전혀 다른 원인으로 이슬람 신정의 밑바탕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김수땡의 교양력을 늘려봅시다 수하하하하하하하
안녕하세요, 에겐통신입니다.
지난 2025년 12월 28일,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에서는 공식 화폐인 리알화(IRR)의 가치가 사상최저로 폭락하자 거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시위를 벌였습니다. AP통신과 로이터 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리알화의 환율은 지난 28일에 1달러당 142만 리알까지 치솟은 데 이어 29일에도 달러당 139만 리알로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2015년 이란과 서방 간 핵합의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이 타결됐을 때, 달러당 32,000 리알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화폐 가치가 44분의 1 수준으로 환율은 사실상 공공화장실에서 휴짓조각으로 써도 모자란 셈이 된 것입니다. 그냥 이란 여행 기념품이 되어버렸어요. 이로 인해 모하마드 레자 파르진 중앙은행 총재가 빤스런을 쳤고, 시위대는 이에 분노하여 거리로 나오기 시작한 거죠. 다만, 이란 정부에서는 시위대의 여론을 강력히 탄압했던 기존 입장과는 달리 초반에는 상대적으로 협조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민 생계에 가해지는 압박을 정부가 잘 알고 있다며 내무부에 시위대 요구를 경청하라고 촉구한 바가 있죠. 그런데 경제난을 해결하려고 나온 대책이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라흐바르)는 지급 조건을 만족시키는 시민에게 매월 1인당 7달러 수준의 바우처를 제공해 주겠다고 밝혔는데요,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의 평가에 따르면 이란 내의 초빈곤층에게는 7달러가 어느정도는 생계에 도움을 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국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네, 쥐뿔도 소용 없다는 것이죠. 황당한 유화책으로 인해 시위는 격화되었고, 현재는 시위의 목적이 하메네이 중심의 신정 체제를 붕괴를 넘어 1979년 폐지된 팔라비 왕정의 복고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시위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자, 이란 정부는 지난 8일 전국의 인터넷을 차단하고, 이란의 정규군과 헤즈볼라를 포함한 친이란 민병대를 동원하여 시위대를 제압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들도 이에 맞서 테헤란, 이스파한을 비롯한 전국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고, 그 중 압다난, 멜렉샤히에서는 이란 보안군이 철수해 사실상 시위대가 통치하고 있습니다. 시위의 규모가 커지면서 인명피해의 규모도 커지고 있는데요, 노르웨이에 위치한 이란 인권 운동 단체인 IHR은 오늘까지 시위로 인해 최소 19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었고요, 일부 소식통에서는 현재 이란의 전국적인 인터넷 접속 차단 등을 고려하여 약 2천명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만 사망자 수는 현재 상황으로 인해 기관마다, 그리고 언론사마다 다르게 집계되고 있어 이 점은 감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중점적으로 봐야하는 질문은 세가지가 있습니다.
1. 이란 정부는 왜 초반에는 시위대에 온건적으로 다가갔는가?
2. 이란 정부의 대책이 왜 시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시위가 격화될 만큼 황당했는가?
3. 만일 시위가 성공한다면, 팔라비 왕정이 복고될 수 있을까?
일단 차근차근 생각해보죠.
1. 이란 정부는 왜 초반에는 시위대에 온건적으로 다가갔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인들의 불만 속출이 이란 정부에게 큰 두려움이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 1979년 이란 혁명 때도 바자르의 상인들은 혁명이 성공하는 데에 이슬람 성직자들과 연대하는 등의 방식으로 큰 도움을 준 바가 있었습니다. 다만, 현재는 오히려 혁명 때 연대했던 상인들이 도리어 이슬람 정권에 반기를 든 상황이죠. 역사가 반복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이란 정부는 정권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온건적으로 시위대를 대한 것이죠.
2. 이란 정부의 대책이 왜 시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시위가 격화될 만큼 황당했는가?
사실 이란 정부는 순 자산만 따지면 시민들을 만족시킬 대책을 차리고도 남았습니다. 2023년 기준 이란의 외환 보유액은 약 243억 달러, 전 세계 59위로 그렇게 적지 않습니다. 다만, 서방 제재로 인해 해외 은행 계좌가 동결되는 등으로 인해 실제로 이란 내수에 풀 수 있는 돈이 대폭 줄어드는 것이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란은 긴축 재정을 진행할 수 밖에 없고, 현재와 같은 경제적 위기에서도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것입니다.
3. 만일 시위가 성공하여 이슬람 정권이 무너진다면, 팔라비 왕정이 복고될 수 있을까?
현재까지는 시위대의 다수가 팔라비 왕정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어 그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슬람 정권이 무너지면 무조건적으로 팔라비 왕정이 복고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나 미국이 개입하게 된다면 말이죠. 지난 3일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공습하여 마두로 정권을 축출했을 때, 전문가들이 마차도나 곤살레스와 같은 반마두로 인사들을 정권에 올릴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미국은 로드리게스 부통령과의 협력이라는 카드를 골랐습니다. 즉, 팔라비 왕정이 복고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최근 동향을 보았을 때 미국이 개입한다면 꼭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베네수엘라 때 처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협력을 중시할 수도 있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 시각 11일 새벽 트루스 소셜을 통하여 이란이 자유를 찾고 있으며, 미국은 이를 도울 준비가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맞춰 레자 팔라비 왕세자는 마라라고에서 빠른 시일 내에 트럼프와 만날 예정이고요. 다음 정권의 주자는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명확한 것은 미국이 개입하면 경우의 수가 다변화될 수 있습니다.
에겐통신은 오늘부터 이란 시위의 중대성을 인지하여 하루에 한 번씩 이란 시위 관련 상황 브리핑을 적절하게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