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삼백일흔세 번째
위대한 포수捕手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도대체 어떤 뜻일까요?” 하나님을 믿는다는 기독교인들조차 이 물음에 쉽게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명쾌한 답을 일러준 분이 있습니다. 하버드대와 예일대 교수를 역임한 석학이자 영성 신학자인 헨리 나우웬 Henri Nouwen 신부님입니다. 그가 서커스 구경을 갔다가 공중그네를 타는 사람을 보고 깨달았답니다. 그가 서커스 단장에게 “이쪽 공중그네에 있는 사람이 날아서 반대편 공중그네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붙잡을 수 있느냐”라고 물었답니다. 단장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날아가는 사람(flyer)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잡아주는 사람(catcher)이 모든 것을 한다.”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공중에서 날아가는 사람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지만, 사실 진정한 주인공은 잡아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날아가는 사람은 단순히 손을 펼쳐서 상대방이 자기를 잡아서 올려주기를 기다릴 뿐이랍니다. 최악의 사태는 날아가는 사람이 잡아주는 사람을 붙잡으려고 할 때 벌어진답니다. 만일 날아가는 사람이 잡아주는 사람을 억지로 붙잡으려고 하면 잡아주는 사람의 손목이 부러지거나 아니면 날아가는 사람의 손목이 부러지기 십상이고, 그러면 양쪽 모두 위험한 상황을 맞게 된답니다. 잡아주는 사람이 날아오는 사람의 속도와 상태 등을 고려해 거기에 맞게 날아오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날아가는 사람은 단순히 손을 앞으로 뻗으면서 잡아주는 사람이 자기를 위해 올 것을 전적으로 신뢰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The great catcher”인 하나님을 전적으로 믿고 자기 온몸을 던질 때 구원받는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아침, 그렇게 인도해 달라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