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다.
가족을 데리고 늦게 출발한다.
늦게 출발해야 길이 막히지 않을것 같았다.
아니다.
막힌다.
많이 막힌다.
졸립다.
이 험한 삶을 얼마나 더 살아야 하는가.
청평으로 목적지를 삼았다.
졸립다.
아무곳에서라도 자고 싶었다.
삼거리.
좌회전 두밀계곡이란다.
해는 이미 졌다.
어둡다.
가로등도 없었다.
겨우 막다른 길에 왔다.
폐교를 재건축한 펜션이 있다.
방을 잡았다.
평범한 펜션이었다.
근처 가게에서 산 소주를 마시려 했다.
누군가 방문을 두드린다.
펜션 주인이다.
안주꺼리 닭발을 샀다고 같이 먹자고 한다.
못 이기는척 술자리에 앉았다.
펜션 손님이 다 와 있었다.
맛 있게 넉넉하게 잘 먹었다.
그냥 먹으란다.
그래서 그냥 먹었다.
통서명하다보니
펜션 사장이 형이 되어 있었다.
잤다.
아주 잘 잤다.
다음날 늦게 일어났다.
펜션에 손님이 우리뿐이다.
펜션 사장
아니 형한테 인사라도 하고 가야 될것 같았다.
점심도 먹고 가란다.
괜찮다고 했다.
형수도 먹고 가란다.
못 이기는척 옆에 앉았다.
형들은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
형수들은 다슬기를 잡는다.
우리는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그냥 앉아 있으란다.
형수가 매운탕을 끓였다.
맛있다.
술도 한잔 하란다.
했다.
대낮부터 술을 마셨다.
취했다.
너무 좋았다.
다음에 또 오란다.
안 올 이유가 없었다.
댓가 없이 나누는 그들이 너무 고마웠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왔다.
운전은 아내가 했다.
다음 휴가에 다시 갔다.
주인이 바뀌었다.
그는 없었다.
명함이라도 받아올껄...
그 후로 그는 기억에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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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이 글방
두밀계곡
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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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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