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왕, 입점업체는 봉!" 백화점의 수수료 인상이 또다시 유통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는 울산 현대백화점이 롯데 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한 것이 화근이 됐다.
지난 8월 신규 오픈한 롯데백화점이 4% 정도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자 현대도 의류 1~2%, 잡화 3~4% 선의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
현대측이 “같은 지역 상권에서 수수료가 4%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더군다나 그동안 수수료 인상을 억제해 왔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업체들은 “매장 개편 시즌이 아닌 시기에 수수료 인상이 통보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매출이 높지 않은 시기에 수수료율이 인상되면 채산을 맞추기가 더욱 힘들어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품목별 수수료율은 여성의류ㆍ침구류가 매출액의 35-38%, 잡화 38%, 화장품30%, 가전 10% 선.
백화점 별로는 롯데가 가장 높고 다음 현대, 신세계 순. 소비자가 50만원짜리 여성의류를 살 때 19만원이 백화점 주머니로들어가는 셈.
이처럼 수수료가 비싼 이유는 우리나라 백화점들이 직접 물건을 구입해 판매하는 외국 백화점과는 달리 매장을 임대하고 수수료를 챙기는"부동산임대식"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
입점 업체는 수수료 외에도 매장 인테리어, 판매사원 관리 및 인건비, 재고관리 등 위험부담을 모두 떠안고 있지만 감독 기관인 공정거래 위원회도뚜렷한 법률 규정이 없어 수수방관 하고있는 처지다.
백화점의 비싼 수수료 때문에 문을 닫는 브랜드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여성 영캐주얼, 캐릭터커리어 시장에 출시된 신규 브랜드는 30개에 달했지만 이 가운데 ‘레모네이드’(한남)를 비롯한 10여개브랜드가 영업을 중단했다.
▲ 명품브랜드는 모셔오기 경쟁
여성의류ㆍ아동복의 수수료가 40%에 육박하는 것에 비해 수입 명품 브랜드들의 수수료는 턱없이 싸다.
샤넬, 루이뷔통 등 이른바 "수퍼 명품"이 12%, 구치,펜디, 발리 등이 15-20% 선이다.
백화점들은 이들 브랜드가 입점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입장.
품격과 집객율을 높이는데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백화점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이를 국내 프로야구에 메이저리거를 영입하는 것에 비유했다.
장사가 잘 되고 이미지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선수"를 모셔올수만 있다면 어느 정도 출혈은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