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낭자전(月英娘子傳) /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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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중국 송나라 때 소주 땅에 최현이란 이부시랑이 늦게야 아들 희성을 얻고 친구 호원의 딸 월영과 정혼시킨다. 호원이 간신의 모해로 죽자 부인도 자결한다. 소주자사 위현이 월영을 재취로 맞으려 하자, 월영(호씨)은 핍박을 피해 자살한 것으로 위장하고 남장한 채, 피신하여 절강에 사는 경어사의 부인을 만나 양녀가 된다. 한편, 월영이 죽은 줄 안 최희성은 과거에 장원한 후, 민상서의 딸과 혼인을 하지만 금슬이 좋지 않다. 희성은 어느 날 졸다가 천상에 올라 상제로부터 유진성인 희성과 옥진성인 월영이 연분이 있다는 말을 듣고 깨어나서 그의 청삼에 홍삼자락이 매어져 있음을 발견한다. 월영 역시 선녀의 인도로 천상에 가서 유진성을 만나고 자기 홍삼에 매어진 청삼 자락을 발견한다. 희성은 숙부의 문병길에 절강에 들러 경어사집에 묵게 되고 뜻밖에 월영이 옥진성이며 그와 정혼한 사이임을 알게 된다. 월영은 최현의 부름으로 경성으로 오는 길에 선녀를 만나 전생의 죄로 아직 액운이 남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희성은 국구(國舅) 정한의 압력으로 그의 사위가 되는데, 정씨는 교만 방자한 인물로 월영을 시기한다. 월영은 정씨의 모함으로 누명을 입고 옥에 갇히는데, 옥중에서 쌍둥이를 낳는다. 희성은 발해 순행을 하고 오던 길에 호부인(월영)과 아이들이 울고 있는 꿈을 꾼다. 정국구의 계교로 월영이 처형당하려 할 때 천상에서 선관들이 내려와 월영이 옥진성임을 알린다. 정씨는 자결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화목하게 지낸다.
■ 핵심정리
▶갈래 : 고전소설
▶성격 : 교훈적, 전기적
▶주제 : 일부다처제의 비극과 그 극복(권선징악)
▶특징 :
① 일반적인 고전 소설의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② 남녀 주인공은 위기에 대한 현실적 해결 능력이 없다.
■ 구성
▶발단: 중국 송나라 때 소주 땅에 최현이라는 이부시랑이 늦게야 아들 희성을 얻고 친구 호원의 딸 월영과 정혼시킴.
▶전개: 호원이 간신의 모해로 죽고, 월영은 부모를 잃고 방랑하다가, 최희성과 만나 결혼함
▶위기: 최희성은 임금의 장인인 정한의 압력으로 그의 사위가 되는데, 이때 맞이한 정씨부인이 호월영 부인을 시기하여 그에게 누명을 씌움
▶절정: 정국구의 계교로 월영이 처형당하려는 순간, 천상에서 신관들이 내려와 월영이 옥진성임을 알림
▶결말: 정씨는 자결하고 나머지 가족들은 화목하게 지냄
● 이해와 감상
조선 시대의 한글 소설로, 중국 송나라를 배경으로, 주인공(월영)이 일부다처제 속에서 남편의 또 다른 부인에게 모함을 받아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는 파란만장한 생애를 그렸다. 남자 주인공 최희성은 호월영과 정혼한 사이였지만, 호월영이 재난을 당해 행방이 불명된 상황에서 민씨와 결혼하고, 호씨와 재회하여 호씨를 둘째 부인으로 맞아들인다. 최희성은 또 황명으로 정씨를 셋째 부인으로 맞아들이는데, 정씨는 악독한 행실로 월영을 내쫓게 된다. 여러 명의 부인을 둔 가정에서 한남자의 총애를 둘러싼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 작품은 이러한 갈등을 그린 쟁총(爭寵)형 가정소설에 해당한다.
▶가정소설 : 가정을 배경으로 하여 가정문제나 가족생활, 또는 가족관계를 소재로 삼는 소설.
[지문 읽기]
[앞부분의 줄거리] 중국 송(宋)나라 때 소주 땅에 최현이라는 이부시랑이 늦은 나이에 아들 희성을 얻고 친구 호원의 딸 월영(月英)과 정혼시킨다. 호원이 간신의 모해로 죽고, 월영은 부모를 잃고 방랑하다가 최희성과 만나 결혼한다. 송나라의 한림학사 겸 대부 최희성은 이미 민씨라는 부인이 있었고, 호씨 이후에 정씨를 부인으로 두게 된다. 그 중 호월영 부인은 다른 부인에 비해 최 대부의 사랑이 깊었다.
정씨 부인과 갈등하는 이유(남편의 사랑)
이때 정씨, 대부 원행(遠行)함을 기뻐하여 즉시 호씨의 필적을 얻어 시녀를 명하여 공부하여 익힌 후에 서간(書簡)을 만드니라. ▶정씨가 호씨의 편지를 조작함
일일은 호씨, 대부의 근력(筋力)을 생각하여 탄식하다가 홀연 몸이 곤하여 졸더니, 일몽을 얻으니 호 상서 부부 호씨의 손을 잡고 통곡하시거늘, 놀라 깨달으니 한 꿈이라. 심사 울울하여 후원에 나아가 심신을 위로하니라.
이때 두 부인이 호씨의 침소에 나아가 보니 인적이 고요한데, 봉한 서간과 떼어 본 서간이 있거늘, 두 부인이 떼어 본 서간을 보니, 하였으되,
[“절강의 고인(故人)은 두 번 절하고 호 낭자 좌하에 올리나니, 건곤(乾坤)이 무심하여 생(生)을 내시고 또한 낭자를 내시니 천정배필(天定配匹)이라. 정이 중하여 태산이 가볍고 하해가 옅어 비할 바 없더니 요사스런 계집의 참언을 들어 그대를 내치고 요녀를 집에 두었더니, 하늘이 살피사 낭자의 애매함을 아시고 부모 후회하사 여자를 내치고 일봉서찰(一封書札)로 낭자를 청하나니, 깊이 생각하여 오기를 바삐 하소서. 낭자의 옛정을 생각하여 연분을 이루게 하고 백년해로하면 황천에 돌아가도 좋으리라. 재삼 생각하소서. 지필을 임함에 서러운 눈물 솟아나 소회를 다 기록지 못하나이다.”] 조작된 편지1-옛 정인이 호씨 부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내용(호씨의 부도덕함을 조작함)
하였더라.
두 부인이 견필에 대경하여 또 봉서를 떼어 보니, 왈
[“<중략> 낭군이 구박하온 후첩은 사고무친(四顧無親)하와 갈 곳이 없사옵는고로 최랑을 만나 살거니와, 어찌 낭군의 정회를 일시인들 잊사오리까. 첩의 몸은 이곳에 있사오나 마음은 전신에 맺혀 일월을 바라보고 혼자 눈물을 흘리삽더니, 의외의 서찰을 받자오니 어찌 기쁜 심사를 정하오리까? 첩이 낭군의 서찰을 받아 일시나 머무르릿가마는, 뱃속의 최씨의 끼친 혈육이 있으매 불구의 후환을 두려워하나니, 재삼 바라건대 낭군은 첩을 생각하와 칠월 초칠일로 첩을 단연히 데려가게 하옵시되, 은하수상 오작교의 견우직녀 만나듯이 옛일을 이루게 하며, 그날 황혼시 자객을 먼저 보내어 일가상하를 다 죽이고 첩을 곧 데려가시면 죽기로써 은혜를 갚사오리다. 첩이 배반하온 바 아니오라 낭군의 불명(不明)하심이오니, 천만 번 살피사 데려가심을 고대하나이다.”] 조작된 편지2-호씨 부인 또한 옛 정인을 만나고 싶다는 내용
하였더라.
정씨 견파(見罷)에 대로하여 왈,
“호씨 행실이 여차 무쌍하니 그저 두지 못할지라.”
정씨 부인이 시부모와 호씨 부인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음
하고, 즉시 나와 상서를 보고 서간을 드리니, 상서 간파에 호씨를 대하여 노질(怒叱) 왈,
“호녀의 행실이 여차함을 몰랐더니, 과연 불측한 행실이 있도다. 이러한 음녀는 나라에 고하고 법으로써 처치하리라.” 시아버지의 분노(불륜을 저질렀으니 법으로 다스려야겠다)
부인 왈,
“무릇 범사를 경히 못하나니, 아직 하옥하였다가 자객 오기를 기다려 말과 같이 자객이 오거든 그때에 국법으로 다스림이 늦지 아니하여이다.”상서 부인의 신중한 태도(편지 사실 확인 후 처리하자)
상서 그 말을 옳게 여겨,
“즉시 호씨를 하옥하라.”
한대, 호씨 마침 후원에 나아가 시를 읊다가 서산에 해가 졌는지라. 침소에 돌아와 쉬더니, 문득 하인이 들어와 호씨를 결박하여 내거늘, 호씨 아무런 줄 모르고 발을 끌리며 바로 옥중에 나아가니, 그 모습이 참혹하더라. ▶정씨의 조작된 편지에 의해 옥에 갇히는 호씨 부인
이날 민씨 불의에 기별을 듣고 크게 놀라 하며 마음을 정치 못하여 시녀를 데리고 옥중에 나아가 호씨를 보니, 연약한 몸에 큰 칼을 쓰고 이기지 못하는지라. 호씨, 민씨를 보고 능히 말을 이루지 못하거늘, 민씨 황망히 나아가 손을 잡고 왈,
“애처롭다! 부인이 나를 알아보시는가?”
호씨 눈물을 흘려 왈,
“첩이 용렬(庸劣)하와 모르거니와 창황한 중 생각하옵건대 정씨의 간계인가 하나이다.”
민씨 대왈, / “그러하여이다.”
하고, 인하여 서간의 사연과 시부모의 말씀과 죄를 책하던 말을 낱낱이 이른대, 호씨 듣고 정씨의 간계인가 하여 통곡하며,
“이러할진대 어찌 살기를 바라리오. 부인이 이렇듯 누지에 오시니 은혜는 백골난망이로소이다. 이 몸이 죽기는 서럽지 아니하거니와, 최씨의 은덕을 만분지일도 갚지 못하옵고, 첩의 죄악이 지중하와 이 같은 누명을 싣고 죽사오니, 바라옵건대 부인은 유자를 거두어 나의 고혼(孤魂)을 위로하소서.”
민씨, 호씨의 참담한 말을 듣고 목이 메어 말을 못 하니라. ▶민씨가 호씨 부인을 위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