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02
오베르 쉬르 우아즈 ( 시청 - 인포 - 고흐가 머무르고 죽었던 여인숙 - 오베르 교회
- 고호와 동생 테오가 묻힌 묘지 - 고호 공원의 동상 - 가쉐 박사의 집 ) - 작은
도시에서 성도 보고 쇼핑도 하고 - 부뤼셀 부근 Tourinnes-La-Grosse의 Au Val Tourinnes 캠핑장
우리가족 모두가 가장 좋아하는 고호의 작품속 공간이 그대로 남아있는 도시중 첫번째
방문지인 파리 근교의 작은 마을 오베르 쉬르 오와즈(Auver-sur-Oise)...
빈센트 반 고흐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전 70여일 동안 머물며 작품활동을 하였던 곳이고,
또 그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와 나란히 묻혀 있는 묘지가 있는 곳으로
우리는 이곳에서 고흐의 예술혼을 느껴보는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오베르의 시청이라는 작품으로도 유명한 오베르 시청에 도착하여 이곳에 차를 주차하고
근처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려 지도와 다른 설명 브로셔등을 얻었다.
오베르 시청의 맞은편에 있는 고흐가 죽기전에 마직막으로 세들어 살던 하숙집.
이 하숙집 옆으로 난 골목길로 들어가면 인포메이션 센터가 나온다.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는 골목길과 고흐의 그림...
인포메이션 센터는 자연주의파 화가로 인상파 화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던 도비니의
박물관 1층에 자리하고 있다.
도비니 박물관을 나오면 같은 골목안 반대쪽에 고호의 하숙집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인다.
1층은 레스토랑을 영업하고 있고 , 2층 고호의 방은 그대로 보존되어 전시되고 있다.
담쟁이 넝쿨 속에 걸려있는 고흐의 사진과 설명들을 보면서 2층 고호의 방으로...
이 계단을 올라서 안으로 들어가면...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숙소로 돌아와 마지막 숨을 거두었던 고흐의 방...
방안에는 침대와 의자만 달랑 놓여있어서 평생을 고독하고 가난하게 살다간 고흐의
단촐한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고흐의 방을 나와서 그림속에 나온 계단을 올라가면...
소박하지만 예쁜 꽃들로 장식된 집들이 늘어선 동네가 나온다.
인포에서 얻은 지도를 보며 동네를 가로질러 오베르의 교회로 향하였다.
오베르의 교회의 배경이된 교회....
유럽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냥 평범하고 허름한 교회였고 내부도 화려하지 않았다.
교회를 나와서 뒤로 돌아가니 비로소 고흐 그림속의 그 교회가 나타난다.
오베르를 방문한날 약간의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그림속의 오베르 교회는
짙은 코발트 블루의 단조로운 하늘을 배경으로 평범한 교회를 고흐만의 색채로
실제보다 웅장하고 화려하게 약간 과장되게 그려진것처럼 보였다.
고흐가 묻혀있는 공동묘지로 가기위해 오베르의 교회옆의 좁은 오솔길을 올라가니
그의 그림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배경이 되었던 밀밭이 나타난다. 고흐는 이 그림을
그리고 나서 며칠후에 이곳 어디에선가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고흐가 죽기 며칠던 그렸다는 '까마귀가 나는 밀밭'
죽음을 망설이던 화가의 불안했던 정신세계가 그대로 나타나 있는 것 같다.
밀밭에는 그림 속에 나온 까마귀는 보이지않고, 짙은 코발트빛 하늘 대신에 회색빛
먹구름만 가득하다.
고흐가 잠들어 있는 공동 묘지....
그의 묘지는 평생 그의 동반자이자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와 담쟁이 덩굴을 사이좋게
덮은 채 나란히 묻혀있다. 동생 테오는 형의 자살이 자신과의 말다툼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에 심한 자책감에 시달리다 6개월후 지병인 만성 신부전으로 죽었는데 네덜란드에
묻혔다가 나중에 테오의 부인에 의해 그의 형 옆에 묻히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중의 한 사람이지만 그의 무덤엔 화려한 장식은 물론이고
단 한줄의 미사여구나 거창한 수식도 없이 Vincent van Gogh 1853-1890 라고
쓰여진 비석만 하나 세워져 있다. 그래도 고흐가 평소 좋아하던 해바라기가 몇송이
피어있어서 평생 외롭고 고독했지만 정열적이고 불꽃같은 생을 살고간 고흐에게는
차라리 어울리는 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묘지 한쪽에 그의 그림에서 자주 보았던 불꽃 모양의 삼나무 한그루가 서있다.
다시 마을로 돌아와서 고흐 공원을 찾아가다가 발견한 화가 도비니의 흉상.
고흐의 그림 "도비니의 정원"과 아래는 도비니의 정원 들어가는 길...
고흐의 동상이 서있는 고흐 공원....
비쩍 마르고 초췌한 모습으로 캔버스와 이젤을 메고 있는 고흐의 동상...
자화상을 통해 알고있던 고흐의 이미지와 달라서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산과 들을 자유롭게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던 고흐의 모습이 상상되기도 하였다.
공원이라 하지만 사람이 한명도 보이지 않고 고흐 동상만 외롭게 서있는게
죽어서도 고흐는 외로워야 하나보다.
다시 오베르 시청으로 돌아와서 차를 타고서...
가쉐 박사의 집을 찾아 가는 길....
가셰 박사의 집...
그 자신이 아마추어 화가이자 인상파 화가들의 후원자였던 폴 가셰 박사는
반 고흐의 생애 마지막 두 달 동안 그를 돌봐주었던 의사이자 친구였다.
가쉐박사의 초상화는 8억2천 5백만 달러라는 기록적 가격으로 일본인 Ryoei Saito에게
팔렸으나 그가 죽은 후 현재로써는 소재를 알수없다고 한다.
작고 조용한 시골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고호가 잠들어 있는 곳으로 그가
이곳에 머문 기간은 불과 79일뿐이었지만 이곳에서 80여점의 그림을 그리며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던 곳이다. 나즈막한 언덕과 밀밭, 오베르의 교회 , 하숙집등
그가 살던 그 풍경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어디를 가든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고
그래서 더욱 가슴 설레고 행복했던 하루였던것 같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부뤼셀로 향하다 작은 성이 있는 예쁜 마을이 있어서
차를 멈추고 성도 구경하고 쇼핑도 하였다.
다시 끝없이 펼쳐진 밀밭을 따라 차를 달려서 부뤼셀 부근 Tourinnes-La-Grosse에 있는
Au Val Tourinnes 캠핑장에 도착.... 넓고 아름다우나 텐트와 물,화장실이 떨어져 있어서
조금 불편하였고 더구나 밤에 비까지 내려서 약간 처량한 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