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지난 17일 밤 10시가 조금 넘자 자칭 ‘I am weigooken.(난 외국인)’이라는 사람들이 그들만의 아지트라 불리는 레스토랑 ‘외국쿡’에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Saint Patrick's Day)’라는 아일랜드 축제를 계기로 고국을 떠나 있는 외국인들이 함께 파티를 즐기기 위해서다. 파티라고 해야 천장에 달려있는 몇 개의 풍선이 디스플레이의 전부인데 누가 특별히 주도하지 않아도 서로 친구가 되고 즉석에서 팝송이 불려진다. 얼떨결에 이들과 합석한 한국 사람들도 그 속에 묻혀 이국의 한 선술집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미국, 캐나다 등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있는 곳이면 세계 어디서나 지켜진다는 대형 명절인 ‘세인트 패트릭의 날’이 이제 구미에서도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편안한 컨츄리풍 인테리어에 눈길…소박하고 단순해 외국쿡의 박경숙 대표(40)는 “의외로 외국인들이 일반 가정집같은 소박한 분위기를 좋아해 오히려 화려하면 부담감을 느낀다”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위해 인테리어도 단순하고 심플하게 꾸미게 됐다”고 말한다. 주말 행사 때마다 찍어 벽에 죽 둘러 걸어 놓은 사진 속 인물들의 생기발랄한 표정 속에서 서양인들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느껴진다. 소박하다 못해 밋밋해 보이는 사진 액자, 탁자, 의자 등 특별한 소품하나 없는 그야말로 컨츄리 풍의 레스토랑이다. 하지만 화사한 소품이나 푹신한 소파 하나없는 시골스런 실내분위기에서 오히려 편안함이 느껴진다. 주로 구미에 상주하는 영어권 외국인인 공단의 엔지니어나 바이어, 외국어학원의 강사들이 외국쿡의 주 고객이다. 한국인은 주로 초저녁 식사시간에 이용하는 편이지만, 외국인들은 퇴근을 마친 밤 9시 이후에 즐겨 찾는다고 한다. 평일보다는 주말고객이 훨씬 많아 라이브나 바비큐파티 등은 주로 주말에 이뤄진다. 1-2만원대 저렴한 가격으로 홈메이드 양식 맛볼 수 있어 외국쿡에서는 어머니의 손맛 같은 홈메이드방식으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그 맛이 대량생산방식의 패밀리레스토랑 맛과는 비교가 안 된다. 가격에 있어서도 스테이크 300g에 1만 7천원이어서 1만~2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에 메인음식을 즐길 수 있다. 외국쿡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김장군(26) 주방장은 “가게를 찾는 외국인들이 고국에서 만들어 먹었던 음식을 생각하며 요리법도 전수해주고, 한번씩 고국에 다녀오면 양념류나 소스류를 구해 선물해 주기도 한다”고 말한다. 현재 외국인들이 전수해 준 요리법을 토대로 외국인의 입맛을 가장 잘 구현해 내고 있는 그는 “외국인들은 의사소통에 있어서 개방적인 편이어서 맛있는 맛을 찾아 맞춤음식을 내놓기도 수월하다”고 덧붙인다. 스테이크는 호주산 냉장고기를 진공상태로 들여와 요리에 사용하는데 냉동고기가 아니어서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고 남아있어 부드럽고 맛있다고. 술안주 겸 식사대용으로 나오는 사이드 디쉬의 경우는 메인요리 중 5종류를 따로 모둠으로 담아 내오는데 각각의 메인요리 맛이 참으로 독특하다. 특히 멕시코와 이탈리아의 퓨전음식격인 ‘지미찬가’는 야채와 고기를 넣어 만든 또띠야에 샤워크림과 살사소스를 얹어 먹는데 매콤한 소스의 맛과 부드러운 크림 맛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구미 속 또다른 문화공간…헤머게임, 라이브팝송 등 오락거리도 가득해 레스토랑 입구에 마련된 포켓볼 대를 비롯해 실내에서도 헤머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어 서로간의 친목을 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헤머게임은 망치의 둥근 머리 쪽이 아닌 납작한 쪽을 이용해 못을 빨리 박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으로 작년 옥터버 파티 때 독일인의 조언을 통해 구비했다고 한다. 지금은 손님들의 맥주 내기 용도로 종종 이용되고 있다고. 또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 밤 10시~11시에 외국쿡을 찾으면 음악을 하는 외국인들이 중심이 되어 들려주는 라이브 팝송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면서 영어회화 실력을 한층 다지게 되었다는 외국어학원의 강선희 강사(28 신평동)는 “음식도 맛있고 이국적이고 편안한 분위기에 약속이 생기면 외국쿡에서 거의 모든 만남을 갖는다”고 말한다. 특히 구미에서 또 다른 문화를 접하는 계기가 되어 너무 좋다며 활짝 웃는다. 레스토랑 ‘외국쿡’은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영어를 익히는 학습의 장으로, 외국인 친구를 통해 영어권 문화를 두루 섭렵하는 즐거움의 공간으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홍혜경 리포터 hkhong10@kebi.com 사진=전득렬 차장 papercup@naeil.com 문의: 444-3775 위치: 형곡사거리 전자랜드21 옆 방송통신대 학습관 건물 1층 메뉴: 스테이크 1만5천원, 사이드 디쉬 2만2천원 영업시간: 오후6시(주말 오후 2시)~새벽2시까지(연중무휴) 인터뷰-외국쿡 박경숙 대표 “새 메뉴나 주말 파티계획은 이메일로 주고받아요” “엄마가 딸에게 요리를 전수하듯 아마추어 요리사들인 외국인들로부터 최대한 본국의 음식에 가까운 맛을 전수받기 때문에 더 맛있다”라고 말하는 박경숙 대표. 현재 외국어 강사로 활동 중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남편이 외국인 친구들의 정보교류의 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외국쿡을 개업하게 됐다. 자연스럽고 편안한 레스토랑 분위기 탓인지 모든 외국인 손님들에게 ‘엄마’로 통하며, 보험이나 한국에서의 생활정보 등을 상담해 주는 카운슬러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개업한지 10개월 만에 고정고객이 150여명을 넘어설 만큼 자리를 잡고있다. “외국인들은 보통 안주없이 맥주만 마시는데, 서비스로 제공되는 팝콘을 안주삼아 맥주를 즐기는 모습이 소탈하고 보기좋다”고 말하는 박 대표의 뒤에는 고객들의 이메일 주소를 받아 항상 새로운 메뉴나 주말 파티계획안을 보내주는 자상한 남편이 함께 하고 있다. 작년 10월 독일의 대표적 맥주 축제인 옥터버 파티 때 밴드까지 따로 불러 200여명의 손님과 함께 즐긴 일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는 박 대표는 “올 10월에는 독일의 대표적 맥주축제인 옥터버 축제를 더 근사하게 기획하고 있다”며 “주말에 편하게 와서 좀 색다른 문화에 빠져보는 것도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며 부담없이 찾아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
첫댓글 여기 진짜 가면 외국인 밖에 없다는..ㅎㅎ 여기 가면 무조건 영어로 얘기주고 받아야한다는;;
음..여기는 음식이 맛있는곳이 아니라..그냥 외국인만을 위한 술집이라는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