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2010 농촌에 희망을 심는 마을지도자교육' 자료집에 실린 글입니다.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이 있어 2010년이 따뜻했습니다
“송국장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에 교수로 들어갔습니까?”
“아닙니다!”
얼마 전, 경주산촌체험학교를 운영하고 계시는 최경락 교장님이 ‘농어촌지도사’ 카페에 교수로 호칭되어있는 게시판을 보고 걸려 온 전화였다.
“송교수 오늘 저녁식사 시간이 되는가?”
“오늘 저녁에는 일정이 잡혀있습니다!”
“송교수하고 저녁 한번 먹기 힘드네...”
올 2월 말까지 모셨던 교촌농촌체험학교 우동추 교장님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은 7년 동안 달고 다녔던 송국장이라는 직책을 송교수로 높여준 아주 감사한 연수원이 되었다.
연수원과의 첫 인연은 교육생 보다 앞서 2006년 12월 강사로 초빙되어 갔었다. 기억에 남는 일을 당시 나를 맞이 해 주셨던 황명철 교수님께서 희망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 달라고 부탁을 하셨는데 성질이 고약한 나는 ‘제가 경험한 사실 그대로 이야기 하겠다.’라며 깐깐하게 대답을 해 놓고는 속으로 ‘오늘 강의하고 짤리는 것이 아닌가!’라며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아직까지 강의를 하고 인연이 계속되고 있으니 속 좁은 나의 기우에 불과했다.
첫 교육 참여는 2007년 6월 11일~13일 2박 3일간 진행 된 제 15기 마을개발지도자과정이었다. 현장 견학 및 체험으로 연천 새둥지마을(구미리)에 갔었다. 식사 때 아홉 가지의 반찬이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반찬의 가지 수 뿐만 아니라 맛도 일품이었다. 반찬의 가지 수와 맛에 감동을 받은 교육생들은 새둥지마을의 원래 이름인 ‘거북이 꼬리 마을’ 구미리(龜尾里)에서 ‘아홉 가지의 맛을 내는 마을’ 구미리(九味里)를 추가하게 되었다. 첫 교육에서 받은 연수원의 느낌은 시설, 전담 교수진,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 우리나라 농업인 교육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리라는 기대감과 확신이 들었다. 모든 교수님들이 마찬가지였지만 담임을 맡은 신성복 교수님의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 표정들이 교육생들에게 친근감과 신뢰감이 들 수 있도록 몸에 베여있어 피교육생의 입장에서 너무 대우를 받는 것 같아 송구스럽기까지 했다.
두 번째 교육은 같은 해 11월 12일 ~ 15일까지 3박 4일간 진행 된 마을지도자 심화 과정이었다. 이 교육을 통해 나는 한 가지의 가르침과 한 가지의 개선점을 보게 되었다.
한 가지의 가르침은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마을 견학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2층 침대가 있는 숙소에 8명이 배정을 받아 짐을 풀게 되었는데 강원도에서 맞이하는 11월 중순이라 온도가 제법 낮았다. 그런데 숙소의 난방시설이 작은 전기히터기 2대가 돌아가고 있어 교육생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불만이 전달되어 온돌방이 추가 배정되어 한분이 온돌방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나머지 7명은 그대로 남아 정치, 종교, 교육, 농사, 영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내용에 따라서는 사소한 대립이 있기도 했지만 밤늦게 까지 수다를 떨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걱정과 달리 밤새 별다른 추위를 느끼지 못했고 전날 보다 더욱 친근해진 얼굴과 끈끈해진 동료애를 만나게 되었다. “이게 무슨 이유일까?” 조용히 생각 해 보니 ‘불편함이 만든 소통’이었다. 편리한 시설은 개인의 만족도는 높을 수 있으나 사람을 사귀는데 방해요소가 되고 불편한 시설은 개인의 만족도는 낮을 수 있으나 사람을 사귈 수 있는 기회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바로 이것이다.’ 편리한 시설에 대한 요구와 주눅이 든 농촌체험마을에 불편한 시설이 만들 수 있는 긍정적인 논리와 현상을 느낄 수 있을 때 ‘농촌에 대한 가치 또한 만들어 질 수 있겠다.’ 라는 귀중한 가르침을 얻게 되었다.
한가지의 개선점은 발표에 관한 것이다.
나는 우리 조의 총무가 되어 조별 토론내용을 기록하고 발표를 하게 되었다.
당시 5개조가 발표를 했었는데 3개조 발표자가 조별 토론내용을 무시하고 개인의 생각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개선점의 구체적인 내용은 토론내용을 경청하여 기록하고 그 내용을 종합하여 발표를 해야 하는데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자신의 생각이 삼키는 어리석음에 아쉬움이 많았다.
‘리더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많이 들어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고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후 나는 연수원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에 강사로 인연을 이어 오다가 올해 ‘농어촌체험지도사’ 과정 강사와 ‘농촌사랑공모전’ 심사를 맡게 되어 특별하고 의미 있는 한해를 보내게 되었다.
먼저, 농어촌체험지도사 과정은 2003년 ‘도시민이 찾아오는 행복한 농촌마을 만들기’ TF팀이 교촌마을을 방문했을 때 새벽까지 마을사무장제도와 함께 심도있게 이야기를 나누었던 부분이라 개인적인 관심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 강사로 참여하고 싶은 개인적인 소망이 있었다. 이러한 소망이 농촌사랑연수원을 통해 이루어졌고 결과적으로는 두 가지의 보람을 안겨주었다. 한가지는 교촌농촌체험학교에서 모셨던 우동추 교장님이 교육생으로 참여하여 강의를 들으시고는 나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셔서 지역과 마을에서 나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철새마을 이병희 사무장님이 내가 강의했던 ‘체험프로그램지도계획서’를 마을에서 활용하여 도시민들에게 전문가로 대접받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강의를 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농촌사랑공모전’ 농산어촌체험지도계획서부문 심사위원은 촌놈에게는 참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특히 결선에 오른 7개 마을 리더들이 함께 심사위원이 되어 심사를 진행한 것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였다. 기존의 심사에 현장사람들이 한명이라도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 공모전에서는 결선에 오른 마을 리더들이 모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스스로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며 모두 연수원에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연수원 정진욱 교수님과 7개 마을 리더들과 함께했던 2박 3일간의 심사기간이 올 한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서울에서 가장먼저 생각나는 지하철 역이 ‘삼송역’이 되었고 나도 모르게 맑은 바람 흙내음~으로 시작하는 ‘사랑해요 우리농촌’이라는 노래가 흥얼거리는 것을 보니 나도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의 한 일원이 되었다.
빨간 단풍이 노란 단풍 속에서 자신이 빨간색임을 느끼게 되듯이 연수원은 나에게 교육생과 강사로서의 자기 색깔을 성찰하게 해 준 스승과 같은 존재이다. 감사함 가운데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이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끝으로 박해상원장님을 비롯한 전 교수진 및 직원 분들께 감사와 새해 인사를 이 지면을 빌어 전해드리며 특별히 연수원과 그동안 고락을 함께하신 박영일부원장님께 새해에 좋은 소식이 있기를 간절히 기원 해 본다.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있어 2010년 따뜻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에서 받은 체험지도사 교육...
저도 2010년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과 시간들이 있어 행복했고
그 때 배운 교육으로 열심히 노력하다보니 하나씩 하나씩 희망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리로 좋은 결과를 원하고 몸은 안 움직이지만, 루미님은 몸을 먼저 움직이고 머리로 정리하는 요새 보기드문 분이라 앞으로 좋은 결과가 많이 쌓여 갈 것 입니다.
작년처럼 재미있었고 희열을 느꼈던 기억은
짧은 생을 더듬어봐도 그리 많지 않았던 것같습니다.
나라에 국운이 있어서 흥하는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은 때가 있듯이,
개인적인 면에서도 흥하는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은 때가 있다고 한다면,
작년이 여러 좋은 기운들(사람들)이 모여서 개인적으로 흥한 때였다고 하겠습니다.
좋은 의도를 갖고 시작하면
좋은 생각들이 모이고, 유쾌한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단계단계마다 몸소 체험한 한 해였습니다.
즐겁고 유쾌한 시간들을 만들어주신 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슨 말씀을! 제가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체험지도사교육과 농촌사랑공모전 심사, 앞으로 저의 강의 영역이 넓어진다해도
2010년의 행복은 다시 경험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저에게 그런 기회를 주신 연수원과 교수님께 다시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2010 농촌에 희망을 심는 마을지도자교육' 자료집에 실린 글입니다...
저도 그 때 실린 글을 소중한 기억으로 올려놓고 싶어지는데 따라해도 될까요?
농촌사랑지도자 연수원과 반짝이 교실과 체험놀이 창작연구소 학생이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늘 감사하고... 그 많은 추억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교수님 두 분의 사랑을 저 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마음으로 공감하며 지내고 있을거구요.
제가 보답 할 수 있는 길은 배운데로 써먹자~~!! 이 것 밖에 없었습니다.
막막하고 안이하게 지냈던 게을렀던 제게 많은 일을 시도하게 만들어주신 점
진짜루 고마웠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에너지와 발품에 비례한 만큼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이 순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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