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새벽 어느 일요일, 고속도로를 운전해 오던 중 갑자기 호흡이 곤란하여 급하게 차를 세우고, 집사람이 운전하여 병원 응급실로 들어갔습니다. 이러다 죽겠다는 느낌을 받았고, 심장이 정지한 듯 느껴지더군요. 그러다가 응급실에서 괜찮아졌습니다. 응급실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그런 징후가 보였지만, 응급실 갈 당시보다는 덜해서 참고 집으로 갔지요. 애써 숨을 고르며 잠이 들었고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사실 이 증세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작년 11월경부터 시작된 것 같더군요. 물론 그 때는 이렇게 "죽겠다"고 느낄 만큼은 아니고, 크게 심호흡을 하지 않으면 숨쉬기가 곤란한 정도였습니다. 또한 어지럽고 속도 메쓰껍기도 했지요. 그래서 동네 병원을 찾았는데 혈압이 무척 높게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병원 의사가 베타 차단제 계열의 혈압약을 조제해주었는데 아마도 이 약 때문에 증세가 더욱 심해진 것 같네요... 혈압이 떨어지기는 커녕 더 올라갔고, 약을 바꾸니마니 하는 찰라에 이번 일이 터진게 오히려 저한테는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이튿날 대학 병원에 가서 예약하고, 심전도, 운동부하, CT촬영(조형제), 초음파, 혈액, X-Ray검사까지 모두 수행하고... 혹시나 안 좋은 결과가 나올까봐 노심초사하였습니다. 그 다음날 결과를 듣기 위해서 병원에 가서 들은 결론은 "공황장애"였습니다. 그러니까 신체적(심장)으로는 부정맥같은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지요. 참으로 허탈하고 허망하였습니다. 이상이 없다고 생각하자 그것만으로 굉장히 호전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날을 기점으로 이후에도 가슴이 조여오면서 답답하고 호흡이 곤란해지는 증상이 있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다고 죽진 않는다!"고 큰 소리로 고함치며 나 자신을 믿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끝까지 두근거리도록 놔둬봤습니다.
죽지 않더군요... 허허... 참으로 허망하더이다. 강하게 살아온다고 살아왔는데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다니...
그런데 진짜 더 웃긴 것은 나의 증상이 공황장애로 인하여 벌어진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혈압까지 정상으로 되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정신... 이거 가볍게 보지마십시오...
작년부터 올 초까지 굉장한 스트레스 상황이었습니다. 업무는 처리할 한도를 넘어섰고, 일정은 언제나 무리였고, 운영하던 작은 회사는 잘 안되고, 결국 폐업을 했고... 벌어놓은 돈은 없고, 갚아야 할 빚은 산더미에... 집 한 채 장만해두지 못하고 나이는 들어가고... 밤을 세기 일수였고, 운동은 안했고, 담배는 무척이나 피워댔고...
저는 이번 일을 하늘이 저한테 준 좋은 선물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너 이놈! 그렇게 살면 곧 데려갈테다!"
여기에서 한 번 점검하고 가라... 더 망가지면 너는 이제 죽는다... 그런 메시지를 저한테 준 것 같군요.
이 카페에 들어와서 사실 깜짝 놀랐습니다. 이 같은 증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이렇게 많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여러분! 자신을 믿어보십시오. 일단 중요한 것은 좋은 병원에 가서 확실하게 진료를 해보고, 나의 증상이 신체적인 문제가 아님을 아는 것입니다. 그런 확신을 가지게되면, 그 때부터는 밀어붙이세요. 왜 죽습니까? 한 번 심장이 터지라고 뛰어보게 하세요. 고함쳐보세요. 정말 죽는지 한 번 부딪혀보세요. 안 죽습니다. 아니 안 죽더군요... 힘내십시오. 여기 모든 공황장애로 고통 겪는 이들이 이겨내시길 진정으로 기원합니다!
추신 : 지난 주말에도 업무때문에 KTX를 탈 일이 있었습니다. 그...왜 있잖습니까... 웬지 느낌이 오더군요. 심장이 조여오고, 호흡이 곤란해지고... 흐흐... 그렇지만 또 생각했습니다. 그래 한 번 해봐라. 정말 거짓말같이 괜찮아졌습니다... 여러분 힘내세요!
어이쿠 정말 오래간만에 들어오네요^^ 알림글이 있어서 들어오게 되었네요. 이제 벌써 9년이 지났군요.ㅎㅎㅎ 상황은 똑 같아요. 물론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하는 달관의 경지에 오른게 다른 점이지요. 등산하고 운동하고 잘먹고 튼튼한 몸만 잘 유지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 나 자신에 대한 믿음... 그러니까 절대 이런 걸로 죽지는 않아! 라는 믿음만 있음 저 같은 경우는 그냥 극복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우선 대학병원급에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다른 신체적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셔야 내 몸에 대한 믿음이 생깁니다. 약간의 문제가 있더라고 절망하실 필요는 없고요, 공황 때문에 뭐든지 심각하게 오인 해석하는 것이니 충분히 극복 가능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조여온다... 두근거린다 싶을 때는 일단 뛰어보세요. 두근거림을 운동의 부하로 인한 두근거림과 동기화 시키면 괜찮아집니다. 물론 첫 술에 괜찮아지진 않지만 여러 번 동기화가 반복되면 아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죽지 않는다는 내 몸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 최선의 인지훈련이라 생각합니다. 꼭 극복하세요!
첫댓글 그러셨군요~ 좋은 경험을 글로 옮겨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고 힘을 내리라 믿습니다. 앞으로도 귀한 경험,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건승하십시오~ 음.. 그리고 이 글은 베스트글이나 공황일기장으로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꾸준히 건강 관리하시고 운동하시면서...그 무엇보다 중요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잊지 마시기 바랍니다...우리 죽을때도 웃으면서 죽자고요....화이팅...
생생한 체험담을 들려주셨군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거 저도 겪고 나서 알았지뭐에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해요^^
진짜 감사합니다. 자신감이 생겼어요.
사람이 스스로 노력함으로써 지배(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두가지라더군요... "호흡"과"생각"
ㅠㅠ 얼마나 무서웠는지 공감합니다
어이쿠 정말 오래간만에 들어오네요^^ 알림글이 있어서 들어오게 되었네요. 이제 벌써 9년이 지났군요.ㅎㅎㅎ 상황은 똑 같아요. 물론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하는 달관의 경지에 오른게 다른 점이지요. 등산하고 운동하고 잘먹고 튼튼한 몸만 잘 유지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 나 자신에 대한 믿음... 그러니까 절대 이런 걸로 죽지는 않아! 라는 믿음만 있음 저 같은 경우는 그냥 극복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잙읽었습니다 공감하는부분도 잇고 힘이 생기네요
어이쿠 잊을만하면 한 번씩 알림글이 오네요.^^ 이런 저런 의견이 분분하지만 결국 마음먹기에 달려 있음을 믿으세요.^^ 저는 이제 괜찮습니다. 꼭 괜찮아지실겁니다. 참! 운동 꼭 하셔야 합니다. 충분히 헉헉 거릴만한 운동으로요!
정신력이 대단하시네요.. 인지훈련, 헉헉 거릴만한 운동.. 명심하겠습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우선 대학병원급에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다른 신체적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셔야 내 몸에 대한 믿음이 생깁니다. 약간의 문제가 있더라고 절망하실 필요는 없고요, 공황 때문에 뭐든지 심각하게 오인 해석하는 것이니 충분히 극복 가능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조여온다... 두근거린다 싶을 때는 일단 뛰어보세요. 두근거림을 운동의 부하로 인한 두근거림과 동기화 시키면 괜찮아집니다. 물론 첫 술에 괜찮아지진 않지만 여러 번 동기화가 반복되면 아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죽지 않는다는 내 몸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 최선의 인지훈련이라 생각합니다. 꼭 극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