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렉스타 등산화가 한국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이스포(ISPO:스포츠레저박람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스포에선 매년 신발과 의류 두 부문에 걸쳐 대상을 주는데, 그중 등산화 부문에서 트렉스타 코브라(Kobra) 530 신발이 최종 선정된 것이다.
올해 중국에서 열린 이스포 신발 부문엔 총 40개 업체가 각각 자사가 최고라 생각하는 한 가지씩의 제품을 내놓고 경합을 벌였다. 대상 선정은 심사위원 몇 명이 이리저리 살펴보는 것으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 아니라 5개월간 40명이 필드테스트를 거친 뒤 실시한 인터넷 투표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트렉스타 권동칠사장은 “그러므로 이것은 고객들로부터 직접 상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착용했을 때의 편안함과 편리함, 그리고 하이퍼그립 창의 접지력 등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
- ▲ 2008년 북경 이스포에서 신발 부문 대상을 받은 트렉스타 코브라 530.
- 코브라 530은 우선 보아(Boa)시스템이라는 끈조임 시스템이 획기적이다. 그간 등산화는 고리에 꿴 끈을 차근차근 잡아당긴 다음 맨 위에서 매듭을 지어 매는 방식이 거의 모두였다. 이런 방식은 끈 단속이 늘 문제다. 신발끈이 풀어진 줄도 모른 채 다른 발로 그 신발끈을 밟은 상태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탁 걸리면서 넘어질 뻔했던 일은 아마도 등산 동호인들 중 태반이 겪었을 것이다. 코브라 530은 남는 끈이라는 것이 없는 보아시스템이므로 이런 일이 생길 이유가 없다. 권동칠 사장은 그외 여러 장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보아시스템은 우선 사용이 간편하죠. 조일 때는 등산화 바깥쪽 윗부분에 부착된 동전같은 장치를 간단히 몇 바퀴 돌려만 주면 되고, 느슨히 풀 때는 가볍게 당기면 됩니다. 코브라 530은 이런 보아시스템의 와이어 끈과 신발 양옆을 네 손가락으로 움켜쥔 것 같은 형상으로 덧댄 천 등이 발 전체를 편안히 감싸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발등 부분만 조이게 되어 있는 것들과는 느낌부터 완전히 다르죠. 디자인과 패턴이 기능에 충실하게 하다 보니 신발 전체의 모양도 아름다워졌어요. 그래서 이미 2007년 유럽과 미국에서 가장 앞선 기능의 신발이자 뛰어난 디자인으로 각광받았죠.”
-
- ▲ 코브라 530의 보아시스템. 간단히 조이거나(왼쪽) 느슨히 할 수 있어 여행시에도 매우 편리하다.
- 보아시스템은 미국 보아테크놀러지사의 특허기술로, 그간 이 시스템을 쓴 등산화들이 이미 여러 해 전에 나왔지만 부분적으로만 적용해서 별 인기를 못 끌었다. 보아테크놀러지사는 아시아지역에서 특히 급신장세를 타고 있는 등산화 제조업체인 트렉스타로 찾아와 이 시스템을 사용해볼 것을 종용했고, 트렉스타는 이를 코브라의 목처럼 신발 전체가 벌어지고 조여지게끔 적용, 대히트를 친 것이다. Kobra란 제품 이름도 이렇듯 살아 있는 뱀가죽처럼 유연한 기능과 외관을 가졌음을 강조하기 위해 선택한 것으로, ‘Cobra’에 ‘Korea’의 K자를 합해 지은 것이다. 신발 외부 아래쪽으로는 코브라의 가죽 무늬를 한 소재로 강도를 보강했다. 이렇듯 외관 전체가 실로 맹렬한 기세의 코브라를 연상시키는 신발이다.
“판매 개시 이후 언제나 재고 제로 상태”
기능이 뛰어나고 발이 편한 덕분에 코브라 530과 더불어 코브라 320 제품은 작년 9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30만 족이나 팔렸으며, 언제나 재고 제로상태라고 한다. 권 사장은 또한 이런 장점을 든다.
“여행 중엔 자주 신발을 신었다 벗었다 해야 하지 않습니까? 자동차나 여객기를 오래 타노라면 발이 약간 부어서 신끈을 느슨하게 풀기도 해야 하는데, 한참 고개 숙이고 신발끈 조절하기가 아주 성가십니다. 하지만 코브라 530은 간단하죠. 그래서 여행용 신발로도 인기가 좋습니다.”
-
- ▲ 보아시스템을 적용한, 목이 긴 스타일의 등산화인 킹덤을 들고 기능을 설명 중인 트렉스타 권동칠 사장.
- 코브라 530의, 끈을 대신한 가는 NC119 와이어는 총 19가닥의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항공기에 사용하는 등급의 스테인리스 와이어를 새끼처럼 꼰 다음 매끄럽고 부드러운 폴리머(polymer) 소재를 입혔다. 때문에 일부러 펜치 등을 사용하지 않는 한 아무리 과격한 운동에서도 끊어지는 일은 없다고 한다. 트렉스타는 보아테크놀러지와 공동으로 이 와이어를 개발하는 데만 1년여 걸렸다. 이 신발을 기획했던 박상원 개발이사는 그외 코브라에 사용된 인솔(Insole), 즉 안창도 특별한 것이라고 말한다.
“안창도 특수 개발된 이탈리아제 소재를 썼어요. 장시간 연속 사용하거나 오래도록 쓰면 대개 안창재가 찌그러들면서 얇아져 발바닥이 아프고 피로해지죠. 하지만 코브라 안창은 탄성과 복원력이 뛰어나 신발 바닥이 꺼지는 현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답니다.”
트렉스타의 ‘물에 뜨는 아웃솔(바닥창)’ 하이퍼 그립은 세계적 유명 브랜드의 회사들도 가져다 쓴다는 뛰어난 창이다. 이와 더불어 방수투습성 원단인 고어텍스를 사용, 등산이나 여행 중의 빗물 문제도 해결하는 것으로 코브라 530의 기능성을 마무리했다. 이러한 여러 특장점에 힘입어 코브라 530은 대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트렉스타 마케팅팀의 조성훈 차장은 입시 준비생 등의 학생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신발을 종일 신고 있어야 하는 학교나 학원도 많은데, 신발끈이 조여진 상태로 수업을 받게 되면 발이 쉽게 피로해지며 머리까지도 피곤해지는 연쇄반응이 일어납니다. 코브라 530은 조이고 풀기가 극히 간단하므로 학업 능률도 한결 좋아질 수 있겠죠.”
트렉스타는 5월부터 편안함을 좀더 강조한 코브라 540, 악조건의 산길에서도 견딜 수 있게끔 바깥의 아웃솔 부분을 특히 보강한 코브라 740 등 코브라 시리즈를 내놓기로 했다. 트렉스타 권동칠 사장은 “신들린 듯 재미있게 일해야 사업도 인생도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이다. 트렉스타가 앞으로 내놓을 계획인 워터그립 등산화와 아이스그립 등산화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