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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그리기 모둠 오일칠앙모루 곁 단풍 그늘 아래서 평화를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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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공간 파랗게날(대표연구원 이이화)의 스물두 번째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로 마련된 '빛과 소리제 2' <그리고 더 깊고 더 넒은 우리 시대 이야기>가 지난 10월 26일(토) 거창사건추모공원 합동묘역 오일칠앙모루 일대 언덕에서 역사의 비극을 미래의 희망으로 승화하고자 그림과 영화와 강좌로 어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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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 웅양초등학교 평화그림 모둠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거창사건추모공원이 비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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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평화․그림․깃발'의 <자색 가지 사이 찰랑이는 햇살. 아, 햇살!>에서는, 청연골․탄량골․박산골의 거창양민학살사건의 전개과정을 이이화 대표로부터 듣고, 최순녕․이용석․배정하․박재철․정혜정․안성구․남궁옥․이윤정․김지애․신옥 등 현직 화가 겸 교수들이 귀농예술인 및 예술꿈나무 50여 명과 언덕 곳곳에 모둠으로 흩어져 앉아 이 같은 역사의 비극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미래엔 평화'를 바라는 대화를 걸개그림으로 만들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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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누워 누웠지만 따사로운 시월 햇살이 비쳐 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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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들어, 강좌와 영화의 '비는 마음' <비념>에서는 제주 4.3사건을 담담하게 객관적으로 그려낸 임흥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비념>을 함께 관람하고 감독의 영화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누었다. <비념>은 슬픔이 아닌 생명을 아우르는 경계 넘기를 시도하는 회화적 영상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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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다 모여 오일칠앙모루 잔디 언덕에 모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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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작된 50여 장의 걸개그림들은 거창사건추모공원의 국화꽃 전시 기간 동안 합동묘역 오일칠앙모루 언덕에 세워져 구천을 떠도는 넋들을 위로하고, 이후 '오호! 통재라! 그런 비극은 다시는 원치 않노라!'는 평화바람을 담아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 오일칠앙모루는 거창사건추모공원 건너편에 있다.(문의 : Daum카페 '파랗게날', 011-9257-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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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솟은 건 바위만이 아냐 언덕 위 솟아 오른 평화그림 깃발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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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사건 전개과정1951_02_05. 국군 11사단 9연대 3대대(대대장 한동석 소령) 신원면에 처음 나타나, 닥치는 대로 총기 난사, 노약자까지 군수물자 운반에 강제 동원.
1951_02_09. 정월 초나흗날, 재차 신원면 청연마을에 들어온 3대대 병력은 광란으로 돌변, 마을을 방화하고, 전 주민을 마을 앞 눈 쌓인 논으로 끌어내 소총과 기관총으로 84명 학살.
1951_02_10. 3대대 병력은 덕산리 내동에서 소를 잡아먹고 아침 일찍 과정리 면소재지로 이동해 대현리, 와룡리, 중유리 마을을 불 지르고 가축과 양식을 강탈하며 주민들을 과정리로 몰아가던 중 뒤처진 100명을 탄량골 계곡에 몰아 총으로 학살, 불태움.
1951_02_11. 전날 3개리에서 끌고온 주민을 신원초등학교 교실에 몰아넣고 밤새 교대해가며 광란을 부리다 날이 밝자 517명을 박산골에 몰아넣고 전투용 중화기로 학살, 나뭇가지를 덮고 기름을 뿌려 불태움. 3일간 세 곳에서 죽임 당한 주민은 15세를 채 못 채운 아이 359명, 환갑을 넘긴 노인 60명 등 모두 719명.
1951_02_13.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지 못하게 신원면에 계엄령을 내림.
1951_03_29. 거창출신 신중목 국회의원 사건 폭로, 합동진상조사단 구성.
1951_04_03. 국회조사단 방문 4, 5일전 한동석 부대는 이방인을 차단하고, 현장에 방치된 어린이 시체를 골라 홍동골 계곡으로 옮겨 암매장 은폐.
1951_04_07. 군병력을 공비로 위장 매복시켜 기습사격을 가해, 국회조사단의 학살 현장 접근을 막음.
1951_04_24. 국방부의 온갖 은폐에도 사건이 외국 신문에 보도되자, 이승만 대통령은 "군은 용공분자 187명을 처형했다."는 허위 담화문 발표.
1951_05_14.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국회 <민학살 관련 책임자 처벌에 관한 결의문> 채택.
1951_12_16. 사건 10개월 만에 대구고등군법회의는 구형공판 이튿날 9연대장 오익경 무기징역, 3대대장 한동석 징역 10년, 소대장 이종대 무죄, 계엄민사부장 김종원 징역 3년 판결. 그 후 국방장관 신성모는 주일대사로, 11사단장 최덕신은 장관으로 부임하고, 김종원과 오익경은 이듬해 풀려나 경찰 간부에, 한동석은 1년 6개월 뒤 풀려나 군에 복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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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백과 쳥연 그날의 하늘은 총천연색이었지만 이제 흑백사진에나 담긴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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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매달 마지막 토요일 오후 2시 어김없이, 덕유산 가야산 지리산 자락에서는 '고택에서 듣는 인문학 강좌'가 펼쳐집니다. 연구공간 파랗게날은 Daum 카페를 열어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