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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 수요일 2주동안 정들었던 토니아저씨와의 작별의 시간이다. 전날 평소보다 와인을 많이 마셨다. 섭섭함 반 아쉬움 반이었는데 눈물이 핑 돌것만 같았다. 마지막으로 아저씨 안마를 해드리고 잠자리에 들었다. 토니 아저씨가 타운까지 대려다주고 나는 내 무거운 짐들을 인포메이션 센터에 1불을 주고 보관 했다. 버스가 오후 4시45분 차여서 시간이 꽤나 많았다. 한참을 걸어서 제티에 가서 나무로 된 멋진 다리, 수 많은 보트들이 정박해 있는 선착장, 그리고 새들의 보금자리인 섬같은 언덕을 보고 햄버거로 허기를 채운 후 보타닉 가든으로 향하기로 했다. 조그만한 강을 따라 한참을 걷고 쉬고 해서 도착한 보타닉 가든...입구에 들어가 몇 발작 걸어 들어가는 도중 난 내 팔뚝 반 만한 도마뱀을 보고 기겁했다. 난생처음 실재로 도마뱀을 보는 것이 처음이었고 꼭 뱀인 줄알고 얼마나 놀랬던지 에휴 난 뱀이 이세상에서 가장 싫고 가장 무서워 한다. 별로 나에 흥미를 끌지 못하는 숲으로 이루어진 보타닉 가든에서 예상보다 일찍 나와서 버스 정류장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음 앉아서 기다리는게 낮다는 생각이 들어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타운 중심에 도착 뭘 사들고 갈까 주변을 돌기 시작 했다. 벌써 3번정도를 반복해서 돌고 있었을까 도무지 음식을 먹을 만한 곳이 보이 질 않았다. 우연히 중고 책을 팔고 있는 서점이 보여 나도 모르게 이전 토니 아저씨 집에서 잠깐 읽었던 책이 생각났다. 망설임 없이 그 곳에 들어가 그 책 제목을 말했더니 종업원이 컴퓨터를 두들기고 책 진열대도 찾더니 없다고 하는 것이다. 실망하려고 하는 도중 내눈에 그 책이 들어왔다. 중고 책이긴 하지만 17불이라는 가격이 나를 망설이게 했다. 그래도 그 책은 읽기도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 여러 가지로 내맘을 끄는 책인지라 구입하자마자 그 곳에서 조금 떨어진 그 타운에서 가장 큼직한 서점에 들어가 내가 샀던 그 책의 가격을 알아보았다. 신판이긴 하지만 내가 샀던 중고(사실 새거나 다름 없었다)책보다 상당한 차이가 나게 비쌌다. 역시 호주는 책값이 너무 비싸다. 자랑스럽게 한손에 그 책을 들고 큰 쇼핑몰로 들어가 결국은 케밥 비스무래한 햄버거와 칩스, 콜라를 싸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이것을 살 때 종업원이 어떤 소스를 원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 당황한 나머지 들리는 건 갈릭소스 뿐인지라 “갈릭소스 플리즈”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정체모를 내 햄버거가 거의 완성되는 순간 젊은 백인 남자가 어떤 음식을 주문하길래 옆에가서 유심히 들었다. 이런 젠장 ‘핫 칠리 소스’가 있었다니...나도 그거 넣어 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미 늦었고 완성된 내것은 밍밍하게 보이는 하얀 갈릭소스... 역시 먹어보니 후회막심. 그런대로 양이 무척이나 많은 갈릭소스 햄버거와 칩스, 콜라를 다 마시고 난 후 짐을 찾아서 2주동안의 콥스 하버와 안녕하며 버스에 올랐다. 4시간 정도가 지나서 바이런 베이에 도착, 역시 예상대로 수많은 백팩커스 삐끼들이 버스 문이 열리자마자 몰려들었다. 첫 번째로 나에게 돌진하는 삐끼에게 나는 망설임 없이 오케이 했다. 약간 비싸다는 25불과 디파짓 10불을 지불하고 벼개피 하나를 들고 내방으로 가는 도중 중간에 야외 카페 시끌벅적한 술집 같은 분위기가 조용한 백팩 분위기를 예상했던 나로 써는 별로 기분 좋지는 않았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역시나... 한 숨을 크게 쉬고 약간에 짐을 풀고 있는 도중에 척봐도 날라리 같은 백인 여자 2명과 몇 분후 남자한명이 들어왔다. 여자들은 노르웨이 남자는 스웨덴 녀석이었다. 스웨덴 녀석이 밖에 야외 카페가서 한잔 하자고 불러서 테이블에 갔더니 사람들이 쾌나 모여 있었다. 독일, 스위스, 이태리, 영국, 스웨덴 사람들 이었다. 난생 처음 이렇게 다국적으로 모여보기는 처음, 사실 유럽이 전부 오직 동양인은 그 숙소에서 나뿐이었다. 역시 영어 참 잘하더라. 내 자리 옆에 영국인이 앉았는데 영어의 본토답게 영국식 특유에 악센트가 참 멋지게 들리긴 하지만 이거원 뭔소린지... 젠장 유럽에들 끼리 영어로 잘도 떠들어 대는구나 애써 썩은 미소만 지어본다. 하나 둘씩 자리를 뜨고 스위스 어리게 보이는 여자애가 펍에 가자고 제안 했지만 난 정중하게 거절하고 사실 미소만 살짝... 맥주한병을 사서 홀짝홀짝 대부분 자리를 뜨고 이태리 녀석은 내가 우프를 조금 설명해 줬더니 디게 궁금해 해서 책을 보라고 던져 줬는데 열심히 뭔가를 적고 있고 영국인은 다른 테이블에 어떤 느끼하게 생긴 녀석과 노닥거리고 있는 그 자리에서 저만치 떨어져 맥주를 다비우고 자리를 떠버렸다. 방에 들어 갔더니 이건 또 뭐냐...한침대에서 아까 그 노르웨이 날라리들이 남자한명씩 끼고 와인 마시면서 자빠져 있는 게 아닌가 역시 끼리끼리 논다고 전부다 노르웨이... 와인한잔 먹겠냐고 하길래 거절을 못하고 꼴보기 싫은 녀석들과 잠깐 시간을 내주기로 했다. 날라리들 답지 않게 유창한 영어실력에 또 한번 기가 죽는다. 와인 반쯤 마시고 난 샤워를 한 후 오늘 하루 너무 많이 몸을 혹사 시킨 내 몸을 침대로 이끌었다. 그런데 문뜩 오늘 잠자기가 매우 어렵겠다는 생각이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말해 주는 듯 했다. 날라리 한 녀석이 음악소리 괜찮냐고 물어 본다. 나는 서슴없이 “잇츠 오케이”라고 말해 버렸다. 바보 멍청이 같으니라고. 한참을 뒤척이다가 모든 소란이 멈추고 새벽이 되어서야 불이 꺼지면서 나도 잠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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