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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자료실 스크랩 (47) 첫 핵폭탄모델에 얽힌 얘기들
호민관 추천 0 조회 1 09.01.24 23:3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핵탄NB47-핵폭탄모델

2005/11/15


                          첫 핵폭탄모델에 얽힌 얘기들 


                           오토 프리슈


   1940년 초에 원자핵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많았다. 그들 중에서도 핵물리 이론에 바탕을 두고 핵폭탄을 만들 수 있을 것임을 처음으로 예상했던 과학자는 오토 프리슈밖엔 없었다. 미국이 핵폭탄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도 우리가 잘 모르던, 영국 처칠수상이 그 배후에 있었다. 영국 핵 기술은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맨해튼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초기부터 서로 기술협력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영국의 핵폭탄 제조에 관한 기본 이론은 프리슈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그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덴마크로 와서 닐스 보어 밑에서 연구를 하던 그는 히틀러가 덴마크를  어느 날 갑자기 무력으로 점령할 때, 한발 앞서 영국 버밍엄 대학으로 쫓겨 왔다.

   그는 핵분열 발견자 세 사람 중, 하나이던 마이트너 박사의 언니 아들이다. 마이트너 박사가 유대인 신분 때문에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피신해 있을 때, 그는 이모인 마이트너를 찾아갔다. 마침, 거기에는 오토 한이 마이트너에게 보낸 역사적인 편지 한통이 와있었다.


   오토 한이 처음 핵분열발견 실험 결과를 그녀에게 알린 편지였다. 그리고 그런 현상을 물리적 이론으로 그 타당성을 검증해 달라고 편지에서 간청하고 있었다. 프리슈는 이론물리학자로서 이모를 도와 함께 수리적으로 셈하여, 오토 한이 궁금했던, 핵분열이 일어날 수 있음을 논리적으로 확인해준 적도 있었다.

   프리슈는 전쟁으로 희망을 접고 살아갈 요량을 하고 있었다. 영국에 온 후론, 버밍엄 대학에서 보조 강사 일자를 얻게 된다. 다시 물리학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의 생각은 느린중성자가 움직일 느린 속력으론, 한 우라늄 덩이가 연쇄반응을 계속 이어가지 못할 것 같았다. 예컨대, 임계질량인 한 덩이 우라늄이 연쇄반응으로 모두가 핵분열을 일으키려면, 수 밀리초의 시간이 걸리게 될 것이다. 설렁 한 우라늄 덩이가 느린중성자로 핵분열을 간신히 부분적으로 일으켰을지라도, 밀리초 동안은 너무 긴 시간이다. 그런 긴 시간이면, 우라늄 덩이는 열을 받아 팽창해 버리고 만다.

   연쇄반응으로 일어날 핵폭발보다는 화약이 폭발되는 것과 비슷한 한 다이너마이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핵물질이 사방으로 흩어지므로 연쇄반응에 가장 중요한 임계질량을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버밍엄 대학에는 베를린 출신으로 이민 온 이론물리학자 루돌프 파이얼스가 있었다.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태어나 록펠러재단의 후원을 받아 케임브리지에서 해외연수를 하고 있었다.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후론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영국 시민권을 받아 눌러않았다. 그는 핵폭탄에 관한 연구에서 많은 공헌을 한 과학자이다.

   프리슈는 그와 친구가 된다. 그를 통해 파리의 프레테릭 졸리오의 동료이던 프랑시스 페랭(Francis Perrin)이 우라늄의 임계질량을 셈하는 수식을 발표한 것을 알게 된다. 임계질량은 구의 모양으로 생긴 물체라고 했을 때, 그것의 부피 그리고 표면적 크기들 비율이 구의 반지름에 따라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부피는 반지름의 세제곱으로, 그리고 표면적은 두제곱으로 각기 다르게 비례한다. 이런 모양새의 차이는 임계질량을 셈하는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임계질량은 중성자가 한 덩이의 핵물질 안에서 활동할 공간 개념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연쇄반응은 중성자가 어떤 한 덩이인 핵물질 속에서 계속하여 생겨나면서 또 다른 원자핵을 분열시키면서 계속 연쇄적으로 다른 원자 알갱이들의 핵분열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그런 조건을 가진 구의 모양인 핵물질의 부피(체적)와 관계된다. 연쇄반응이 계속될 수 없는 경우는 중성자가 핵물질인 구를 빠져나가 더 핵분열에 가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므로 우라늄 덩이 표면적과도 상관된다. 이런 관계를 충족시켜 생겨난 중성자들이 계속 거기에  남아 핵분열이 그 핵물질 속에서 일어나게 적당한 크기의 무게가 곧 임계질량 개념이다.

   이런 핵폭탄 모델은 천연우라늄을 핵물질로 썼을 때, 느린중성자가 핵물질의 원자핵들과 일으킬, 충돌, 포획 그리고 핵분열 단면적들에 관한 핵-데이터를 알고 있어야만 임계질량을 개략적이나마 셈할 수 있다. 파리의 페랭이 추정했던 천연우라늄의 임계질량은 약 44 톤이었다. 핵물질 표면에다 납으로 둘러싼, 적당한 반사체로 중성자가 새는 것을 막아준다면, 약 13 톤으로 줄어들 것으로 셈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파이얼스 생각은 느린중성자론 페랭의 모델을 쓸 수 없을 만큼 복잡한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빠른중성자를 쓸 경우를 생각하고 있었다. 우라늄-238의 단면적을 공식에 넣고 셈하였더니, 임계질량은 수 톤으로 줄어들었다.


                          프리슈의 그림


   1940년 2월 어느 날, 프리슈는 먼저 천연 우라늄이 폭발적인 연쇄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을 차분하게 따져보기로 하였다. 그는 4 가지 분열 방식들을 종이 위에 한번 그려보았다. 아래처럼, 우라늄 동위원소들을 따로 나뉘고, 전엔 어느 누구도 전혀 생각한 적이 없었던, 아주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접근해갔다. 그때, 우라늄의 동위원소들을 각각 따로 분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과학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프리슈는 동위원소 분리 기술을 이미 알고 있었고, 우라늄-235의 분리도 할 수 있을 것임을 예상하고 있었다.


① 우라늄-238이 느린중성자로 분열될 것인가?

② 우라늄-238이 빠른중성자로 분열될 것인가?

③ 우라늄-235가 느린중성자로 분열될 것인가?

④ 우라늄-235가 빠른중성자로 분열될 것인가?     


   위에서, ①은 느린중성자론 전혀 분열되지 않는다. ②는 느린중성자들의 특성인 산란 그리고 포획공명(우라늄과 충돌할 느린중성자의 속도가 우라늄-238에 빨려들 확률이 아주 높은 에너지 영역) 때문에 분열이 좀 일어난다할지라도 그 효율이 극히 미미하여 쓸모가 없을 것이다. ③은 느리게 분열해야 할, 약력인 원자력을 이용할 에너지 생산에는 적합하나, 빠른 속도로 한 우라늄 덩이의 연쇄반응을 찰나에 모두 일으켜야 할 핵폭탄으론 쓸모가 없다. 마지막으로, ④는 미심쩍은 것이며, 아직 우라늄-235의 분리기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대수롭지 않던 프리슈의 아이디어는 결국 핵폭탄을 만들 이론의 바탕으로 굳혀졌다.


                          우라늄-235 분리의 필요성


   프리슈의 단순한 그림에서 이해하고 가야할 중요한 대목은, 천연 우라늄에서 우라늄-235를 분리해야 핵폭탄이고 다른 무엇이고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이런 생각들을 친구인 파이얼스와 상의했다. 파이얼스는 임계질량을 셈할 공식을 알고 있었다.

   프리슈의 그림에서 ④는 우라늄-235의 빠른중성자에 대한 단면적을 알아야 했다. 당시는 아직도 그런 핵-데이터가 알려있질 않았을 때였다. 번개처럼, 파이얼스의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원자핵의 크기를 우라늄 핵분열 단면적으로 어림해서 임계질량 공식에 넣고 셈하였더니, 놀랍게도 임계질량은 톤 단위가 아닌, 수 파운드로 줄어들었다. 우라늄은 무거운 원소이므로 임계질량 크기는 기껏해야 골프공 정도 밖에 안 된다. 두 사람은 함께 놀란다.

   원자핵 하나가 핵분열을 한번 일으킬 때마다 빠른중성자들은 100만 분의 4초 마다 2.5 개가 생겨난다. 이것을 1 세대라고 보자. 핵폭탄이 연쇄반응을 일으키려면 적어도 80세대(280)정도로 불어나야한다. 80세대로 불어날 시간이래야 밀리초 단위보단 훨씬 짧았다. 100만 분의 1 초 안에 핵물질 속 온도는 태양 속 온도보다도 더 높게 올라가고. 압력은 지구 속 용암인 맨틀이 받는 것보다 찰나에 더 높아진다.

 

   문제는 우라늄-235의 분리를 어떻게 할지를 알아내는 것이 핵폭탄 제조의 지름길이다. 영국이 알고 있던 비밀스러운 우라늄 분리기술 설계도를 담아 운반했던 검은 박스가 요즘 항공기에 장착된 블랙박스의 조상이었다.


                          영국 “티저트위원회”


   둘은 놀랐다. 프리슈는 버밍엄 대학 물리학과 과장이던 마크 올리펀트(Mark Oliphant)에게로 급히 달려가서 그 사실을 알렸다. 올리펀트는 프리슈를 버밍엄 대학에 보조강사 일자리를 구해준 사람이다. 그는 자세히 그 사실을 보고서로 작성토록 지시한다.

   그 보고서는 제1부에, 우라늄의 연쇄반응에 관한 지금까지 셈으로 확인된 이론적인 폭발의 규모를 다뤘다. 우라늄-235의 5 kg이 낼 에너지는 수천 톤의 다이너마이트의 성능에 버금간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핵물질을 두 덩이로 나뉘어 보관했다가 폭발을 일으킬 때, 두 덩이를 서로 합쳐 임계질량에 이르게 한다는 방법도 제안했다. 핵이 폭발하면, 에너지의 약 20%는 방사선으로 바뀌고 그 세기는 약 1억 퀴리 정도가 생겨난다. 모든 생물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 이 무기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는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제2부에서는〈과학적인 내용을 피한 방사성 슈퍼폭탄의 성질에 관한 비망록〉으로 알려진다. 그런 슈퍼폭탄의 보유 관리 그리고 사용에 관한 얘기들을 다뤘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무기로써, 슈퍼 폭탄은 실제적으로 매혹적인 것이다. 이 폭탄의 폭발력에 저항할 수 있다고 예상되는 물질이나 구조는 찾아 볼 수 없다.


   2. 바람에 의한 방사능 물질의 확산 때문에 이 폭탄의 사용은 수많은 민간인들이 살상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이것은 미국이 무기로 사용하기에는 적합지 않다.


   3. … …독일에서도 그런 무기를 개발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4. 독일이 그런 무기를 보유했던지 또는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그에 대하여 효과적인 그리고 대규모로 이용 가능한 방호물이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유사한 무기로 위험에 대응하는 것뿐이다.

 

   북한은 지금까지도 핵개발 의혹을 받고 있다. 그 문제는 이번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2005년 "에이펙(APEC)" 정상회담에서도 주된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아직도 시원스러운 해결책이 마련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북한의 핵개발 의도는 아마도 미국의 핵공격을 효과적으로 저지하려는 한 전략적 방책으로 보이므로 쉽게 풀릴 수 없는 사안으로 보인다. 프리슈의 보고서 제2부의 4항도 핵폭탄이 개발되기 이전부터 핵전쟁에서 이미 "가장 효과적인 대응"으로 함께 핵이란 괴물을 보유하는 일을 지적하고 있었다.  


   올리펀트는 그 보고서에 자신의 메모를 별지로 덧붙이고, 그것을 옥스퍼드 대학의 헨리 티저트(Henry Thomas Tizard)에게 보냈다. 티저트는 화학자이며, 비밀무기인 레이더개발 책임자로서 민간 방공문제 연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이 위원회가 바로 ‘티저트 위원회’이다. 영국에서 전쟁에 과학을 응용하는 일들은 모두 이 위원회의 소관업무이고 가장 권위가 있었다. 그리고 미국과의 핵폭탄개발 협력은 주로 티저트 위원회를 통해서 이뤄진다.


/주승환, 고려공업검사(주) 연구소장, 공학박사, 한국기술사회 홍보위원.

※ 이 글은 울진21닷컴(www.uljin21.com/자유게시)에도 올립니다. 많이 참여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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