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봇… 상상의 나라로 떠나자
과거. 미래 그리고 꿈 - 춘천 박사마을 여행
승인 2013.08.23
한낮 맹렬한 햇살과 한밤 신선한 바람이 공존하는 처서(處暑). 따스한 봄 햇살과 함께 시작된 자연 속으로의 여행이 한 여름 뙤약볕에 절정을 이뤘지만 선선한 바람이 어느새 들뜬 기운을 차분하게 하는 절기가 찾아왔다. 마침 꽉 짜인 틀을 벗어나 한달 또는 한주 간 가족과 함께 한여름 힐링 여행도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금빛으로 변한 들판을 헤집고 형형색색의 빛깔로 유혹하는 가을 산을 만나는 여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은 이르다. 계절의 전환점에 서 있는 요즘, 상상 속으로의 여행이 여행 본능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의암호를 끼고 길게 늘어서 있는 춘천시 서면은 박사마을로도 통한다. 높은 교육열에 힘입어 1963년 첫 박사를 배출한 이래 올해까지 141명의 박사가 나올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 박사마을 한가운데 국내에서 유일한 애니메이션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또 옆에는 경기 과천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조성된 로봇체험관이 방문객들을 반긴다.
애니메이션과 로봇이 테마를 이뤄 한 곳에 둥지를 틀면서 현실에서 상상으로, 상상에서 미래로, 미래에서 현실로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테마여행지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빠져들던 애니메이션이 무한한 상상속의 세계로 이끌고, 상상 속에서 그려지던 미래의 로봇들이 공상과학의 흥미를 일깨워주고, 그 로봇들이 눈앞에서 첨단과학의 찬란한 기술을 선보이며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의 감탄사를 이끌어낸다.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상상과 과학체험의 선물을 주는 춘천 서면으로 떠나보자.
매직로봇 유랑단 공연장에서 로보노바 댄스 로봇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옛날 만화- 세계 애니메이션·캐릭터 흥미
더빙 체험·구름빵 얼굴 입히기 체험 다채
로봇 조작 복싱·축구 인기… 아바타 체험
24개 미니로봇 댄싱 군무공연 하이라이트
■ 애니메이션 박물관
의암호의 잔잔한 물결 위에 떠있는 춘천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2003년 개관된 애니메이션 박물관에는 애니메이션의 역사, 작업과정, 세계의 애니메이션 작품, 최신 유행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건물에 들어서면 필름통에서 풀려나온 커다란 필름이 기둥을 따라 감겨져 있는 조형물이 이곳이 애니메이션 박물관임을 금세 눈치 챌 수 있게 해준다.
입장권을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상상 속으로 여행을 떠나려면 박물관 입구에 설치된 어두컴컴한 커다란 카메라 렌즈를 통과해야 한다. 첫발을 디딘 곳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원리와 종류, 탄생과 발전, 영사기기의 발달, 애니메이션 제작과정, 추억의 만홧가게 등 애니메이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이곳은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지만 옛날 만화책부터 초기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어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공간이다.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비로소 어린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공간들이 나타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들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고 이곳을 지나면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소리스튜디오에서는 각종 도구를 이용해 애니메이션 음향효과를 체험해 볼 수 있으며 더빙체험관에서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성우 역할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어 구름빵 앱체험관에서는 자신의 얼굴을 촬영한 사진을 ‘구름빵’ 캐릭터에 입혀 마치 자신이 연기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박물관 내부를 다 둘러본 뒤에는 건물 주위에 설치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 사진 촬영을 하며 즐길 수 있고 건물 뒤편 잔디밭에 앉아 의암호와 춘천시내를 여유있게 조망하는 것도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 로봇체험관
애니메이션 박물관에서 상상속으로 여행을 했다면 이제는 상상과 현실, 과학과 미래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로봇체험관을 만날 차례다.
로봇체험관은 아직 개관한 지 한달도 채 안됐지만 벌써부터 어린이를 앞세운 가족들이 구름처럼 몰려들며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체험관 입구에 있는 ZONE 1에서는 제일 먼저 파란 눈의 안내로봇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이 로봇은 컴퓨터 패드를 통해 궁금한 사항을 누르면 입과 눈, 목을 움직이며 인조인간처럼 자세하게 안내를 해준다.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되는 ZONE 2에는 슈퍼키봇와 작은 키봇들이 배치돼 있다. 작은 키봇들은 서로 다른 높이의 음정을 내면서 연주를 하고 140㎝ 크기의 슈퍼키봇은 원하는 질문 버튼을 누르면 다양한 제스처와 함께 음악공연을 한다. 이들 로봇이 참여하는 휴머노이드 콘서트는 매시간 5분에 시작된다.
ZONE 3은 무선 리모컨을 이용해 로봇을 조작하거나 게임을 하는 곳이다. 복싱로봇과 축구로봇, 미로 찾기 로봇을 이용한 게임이 방문객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아이들이 강아지 로봇을 실제 애완동물처럼 쓰다듬고 교감을 나누면서 함께 놀 수 있다.
ZONE 4는 대형 모니터를 이용한 로봇 아바타 체험공간이다. 모니터에 부착된 센서가 아이들의 움직임을 인지, 화면 속에 있는 로봇아바타를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아이들은 자신과 로봇이 일체가 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한다.
ZONE 5는 로봇태권V, 마징가Z, 그랜다이저, 철인28호 등 로봇만화 캐릭터 100여점이 전시돼 있는 공간이다.
로봇체험관의 하이라이트는 ZONE 6이다. 이곳은 춤과 음악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으로 구름빵 캐릭터들이 공연을 소개하고 24개의 미니 로봇들이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또 둥글고 커다란 해바라기 모양의 로봇이 타악기 마림바를 연주하는 것을 감상할 수 있다. 이들이 참여하는 매직로봇유랑단 댄싱 공연은 매시간 30분에 시작된다.
로봇체험관내 로봇 이외에도 앞으로 의암호와 연계한 야외 탑승형 로봇이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