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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오제복원추진위 주최 '2006 전주단오제' 31일 덕진연못에서 |
“부스럼난 아이들은 연못에서 한 번 씻어주면 일년은 그냥간다”
“밭에 갔다가 집에 오면서 연못에서 머리감고 몸을 씻고 오는데, 머리결이 린스로 감은 것처럼 미끈하니 좋다”
“발이 불덩이같이 뜨거워 이불 속에도 넣지 못했는데, 덕진연못에서 발을 씻었더니 나았다”
덕암마을 주민들은 지금도 덕진연못 물맞이(몸씻기) 기억이 선명하다. 단오날 덕진연못에서 그네를 타고, 씨름을 하던 추억들. 단오날이면 덕진연못에 물맞이하러 오는 사람들로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난장이 터졌다.
음력 5월 5일 단오를 맞아 유일하게 그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전주단오제 물맞이 전통이 재현된다. 31일 전주덕진연못에서 열리는 ‘2006전주단오제’.
전주단오제복원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민속예술연구원, 전주성황제전승회가 주관하는 전주 단오제는 전주의 성황신 김부대왕(경순왕) 일가 5위에게 제사를 올리는 성황제와 덕진연못 물로 몸을 씻는 물맞이가 중심이다.
성황제는 오전 9시 군경묘지 승암산 근처 옛 성황사 부근에서 시작된다.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을 선정해 유교식 제사를 먼저 치른 뒤 무속식 성황제를 진행한다. 신목에 성황신을 강신시킨 후 신목을 받들고 영신행렬(성황사지→군경묘지 앞→전통문화센터→공예품전시관→전북대 구정문→덕진연못)을 한다. 오후 1시 덕진공원 특설무대에서 진행되는 성황굿에서는 칠성굿과 작두타기도 볼 수 있다.
덕진연못 단오난장은 먹거리와 놀거리, 볼거리로 풍성하다. 막걸리와 장터국수, 부침개, 보리비빔밥 등 민초들의 음식이 푸짐하며, 신명나는 풍물과 잡소리가 어우러져 고단한 민심을 달래준다. 덕진연못 보트장에 마련되는 물맞이 풍속은 도심 속에서 보기 힘든 전통문화의 원형이다.
전주단오제복원추진위를 구성한 사단법인 전북전통문화연구소 이동호 이사장은 “전주 성황제와 덕진연못의 물맞이를 복원해 천년 전통의 전주단오제를 부활시키는 것은 전통문화도시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세상에 양기와 풍요가 넘치는 단오에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단체들의 단오행사도 이어진다.
30일 견훤 무덤이 있는 충남 논산시 연무읍에서 견훤대왕제를 올린 전라세시풍속보존회(회장 신정일)는 31일 오전 10시 전주 덕진공원에서 전주의 번영을 비는 단오 차례를 지낸다. 오후 2시부터는 단오첩 부채 그리기 경연대회, 전통상례 재현, 그네뛰기, 단오음식 나눠 먹기, 풍물굿패 공연 등 문화행사가 진행된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신광섭)도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여름을 여는 수릿날-단오 풍속 체험마당’을 열고 있다.
창포 향기 맡기, 창포물에 머리감기, 단오부적 찍기, 단오부채 만들기, 씨름 등 단오 풍속을 통해 선조들의 슬기와 지혜를 배워보는 이번 행사는 부채 만들기를 제외하고는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상대적으로 문화체험의 기회가 적은 벽지 초등학생들이 초대됐다. 순창군 소재 동산초등학교 전교생 49명이 박물관을 찾아 기획특별전 ‘전북의 고려청자’전을 관람하고 단오 풍속과 전통문화, 문화재 감각체험학습 등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예정이다.
익산에서는 ‘제10회 익산단오축제’가 31일 익산 배산공원에서 열린다. 매년 중장년층의 호응이 높았던 단오가요제와 배산골 아줌마 선발대회 등을 비롯 윷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등 전통놀이 체험장이 차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