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밤비에 피고
비즌술이 다익거다
거문고 가진벗이
달과함께 오마더니
아해야 모첨에 달오른다
손오는가 보아라 ..... 작자미상
지난주 단톡방 공지에 위 시조를 올리고 바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술을 너무나도 사랑하고...ㅋㅋ
거문고를 하셨던 대학 국악동아리 선배로부터였다.
선배에게 이 시조를 들려주니
자기를 주제로 했다나 뭐래나...
어떻든 나의 풍류도력도 이정도면 하산할 때가... ㅎ
오늘 걷기는 정부청사역 3번출구에서 시작이다.
3번출구에서 나오면 바로 대전둔산경철서이다.
크게 잘못 산 것도 없는데... 경찰서 앞을 지나자니 왠지... ㅎㅎ
멀리 대전지방보훈청에 걸린 태극기가 보인다.
요즈음은 태극기를 보면 좀 거부감이 먼저 생긴다.
하지만 앞으로 국경일에는 꼭 태극기를 게양할 것이다. 세월호가 바다에 빠진 이후로는 한 3년 넘게 태극기를 달지 않았었지만...
대나무와 긴 담장. 둔산 선사유적지이다.
지금 대학 4학년인 큰딸이 초등학생 때에 코스모스 핀 가을에 함께 걸었던 곳...
움막집과 그 안에 원시인들 모형을 보고 귀신집이라고 했었는데...ㅎㅎ
예전보다 더 깔끔하게 정비가 된것 같았고... 규모는 작지만 봄꽃들이 오밀조밀 피어있어서 짜임새가 있어보였다.
둔산선사유적지에서 나와서 우리는 청사 서문 앞에 있는
<국가기록원 대전기록관>에 들렸다.
대한민국 영상실록 대한늬우스가 기획 전시되고 있었는데...
토요일은 휴관이란다.ㅠㅠ
주말에만 시간을 낼 수 있는 시민들을 좀 배려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예술의 전당 뒤쪽 쪽문을 통해서 한밭수목원 서원에 들어섰다.
처음 만난 명상의 숲에 있는 정자.
개인적으로 한밭수목원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다.
전생에 이런 곳에 내가 있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ㅎㅎ
다만 찾는 사람이 많아서 시조 한 수 읊조리기가 여의치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나중에 함께 걷는 분들이 많아지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연주회 형태의 풍류 한번 해보고 싶은 곳이다.
아차! 시계를 보니 3시부터 시작하는 국악원 공연이 15분정도 남았다.
우리는 엑스포 남문 광장을 가로질러 <대전시립연정국악원>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그런데 국악원 입구 계단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가까이 가보니 무슨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 곳에 배우 권상우가 있었다. 조금은 거만한 표정의... ㅎㅎ
2017 상반기 토요상설공연 프로그램이다.
토요상설은 매회 장르를 골고루 구성하기 때문에
우리같이 정악을 편식하는 사람들에게는 국악전반에 대한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공부방이자 휴식시간으로 아주 좋다.
오늘 공연을 보면서 잠시 시간여행을 좀 해봤는데...
궁중연회에 참석해서 관현합주로 평조회상도 감상하고
소리하는 젊은 주모가 있는 주막에 들려 흥보가 한 대목 청해듣기도 하고
보름달 휘영청 걸려있는 소나무 아래 정자에 앉아 대금 청성곡 한가락에 빠졌다가
고급 권번에 들려 거문고 산조에 맞춘 무희의 춤도 감상해보고
해금과 생황의 아련한 연주에 졸다가
어디 굿판으로 떨어져서 웃다리사물가락에 신명기운을 불러 일으켜 보기도 했다.
이렇게 감상평을 내면
혹시 연주자들 기분 나빠할 분들 계실지 모르겠어서...
음악을 통해서 연주자들 개개인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는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고...
내가 갖고 있는 그 장르에 대한 대표적인 이미지를 떠올려 보았을 뿐이라는 말씀 추가합니다.^*^
조금은 짧게 느껴지는 공연으로 오늘의 풍류는 대신하고...
국악원을 나와 열대식물원, 천연기념물 센터를 거쳐 수목원 동원 중앙호수 변에 있는 <화목정>까지 한바퀴 돌았다. <화목정>이라... 이름하고는 참...ㅠㅠ
오늘 걷기의 마무리는
정부청사 동쪽 숲길을 걸어서 청사남쪽에 새로 조성된 자연마당이라는 작은 공원까지 걸었다.
아직 이식한 나무들 지지목도 그대로인 상태이지만 나뭇잎들 무성해지면 산책하기 좋은 공원하나가 더 생긴 것 같다.
이번주 토요일인 8일과 다음주 토요일인 15일은 함께 걷기를 잠시 쉽니다.
제가 9일(일)에 <가악풍류>라는 모임의 첫 발표회에서 단소반주와 시조를 하는 관계로 체력을 비축해야 해서... ㅎㅎ 장소는 대전역 옆에 있는 전통나래관에서 이고 시간은 3시 반입니다. 그리고 15일(토)에는 대한시조협회 대전지회장이신 박학미선생님의 독창회가 서대전4가 예술가의 집에서 3시 반에 있는데 저는 단소반주로 참여합니다.
이번주 다음주가 봄꽃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잠시 짬을 내셔서 동네주변이라도 가족들과 걸어보세요~~
첫댓글 담천샘, 횐님들 오래간 만에 인사드립니다. 몇해전부터 잃었던 건강회복 차원에서 혼자 걸으며 코스를 개발해왔는데... 3월 초부터는 우선 시조인연들과 함께 단톡방을 만들고 함께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공윤환(010-6758-7598)에게 연락주시면 톡방에 초대하겠습니다. 걷기는 매주 토요일 2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