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끝 남산과 남설악 주전골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백두대간을 한 번쯤 꿈꿔보았을 만하다.
남쪽에서 대간의 시작은 지리산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끝은 어디일까? 물론 백두산일 것이다. 우리가 갈 수 있는 남쪽에서의 끝은?
강원도 인제의 향로봉이 남단의 대간 끝이다. 그러나 군부대 안에 있어 공식적으로 군의 허락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개인 자격으론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며, 향로봉까지 마친 등산객의 말을 빌어보면 군에서 안내 장교가 나와 같이 향로봉까지 동행 하였다고한다. 향로봉을 제외하면 진부령 알프스 리조트 뒷산인 마산(1052M)이 실질적인 백두대간의 남쪽 끝이라고 할 수 있다.
10월21일 일요일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진부령 마산을 찾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다 바람까지 억세게 불어와 산행에는 별로 좋지 않은 날씨이다. 그러나 마산 앞에는 백두대간을 끝낸 산악회원들이 백두대간 종주 현수막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 여기를 오르면 대간의 시작과 끝은 했으니 가운데는 하나씩 채워나가면 되겠지 하며 위안을 삼고 알프스 리조트 시계탑 뒤편으로 나있는 등산로를 탔다. 마산은 해발 1052M이지만 진부령이 550M이니 500M만 오르면 되는 약 한 시간 거리의 산이다.
여름이라 그런지 영업도 하지 않는 알프스 리조트 등산로 입구에는 과히 반갑지 않는 간판이 우리를 맞이한다. 겨울에는 스키어들로 북적거릴 이곳에는 가끔 지나가는 등산객들만 눈에 띠고, 할 일을 잃은 리프트 밑에는 억새만 가을바람을 즐기고 있다.
백두대간의 끝을 말해주는 알프스 리조트의 시계탑이 보인다.
멀리 마산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스키장 철망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니 곧 정상이 나온다. 약간은 허망한 산행이다. 북으로 향로봉과 남으로는 설악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미시령에서 대간령을 거쳐 백두대간을 하는 등산객을 만났다. 어제 설악산 황철봉 너덜 길에서 바람에 날려 넘어져 혼났다고 말하며 오늘 바람은 약과라고 한다.
정상에서 바라본 진부령 마을. 가운데 빨간 지붕이 알프스 리조트
시계탑도 보이 고 뒤의 산맥이 향로봉 줄기이다.
남쪽으로는 설악의 대간령과 신선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화진포 해수욕장을 가기로 했다. 새로 뚫린 미시령 터널을 피하고 옛 도로를 찾아 나섰으나 쉽지 않다. 정확한 이정표도 없고, 심지어 속초로 가는 길을 반대로 도로에 표시해 놓아 다시 돌아가는 일도 생겼다. 새로운 길이 나면 옛길은 찬밥이 된다. 그렇게 북적거리던 미시령 휴게소도 입구 쪽 가게만 남아있고 주변은 철수해 빈 진열장만 덩그러니 남아있어 더욱 썰렁한 기분이다.
미시령에서 바라다 본 울산 바위.
한계령이 설악의 전면을 보여준다면 미시령은 뒷면을 보며 넘어가는 길이다. 이 좋은 경치를 보지 못하고 터널 속으로 넘어간다면 너무도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설악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보아도 좋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일출을 보려고 새벽에 일어나 화진포 해수욕장으로 나갔으나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모래사장에서 잠자는 갈매기들의 새벽잠만 깨우고 다시 들어가 아침을 먹고 화진포 구경을 나선다.
화진포에는 지금은 기념관이 되어 있지만 1950년을 전후에 지어진 김일성 별장과 이승만 대통령 별장 그리고 이기봉 부통령 별장이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낚시를 즐겼다는 곳엔 의자를 만들어 놓았다. 나도 이곳에서 몇 시간만이라도 세상만사 잊고 고기나 잡았으면. 호수와 바다가 숲속에 둘러싸여 절경을 이루고 있어 조용히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곳이다.
김일성 별장과 옥상에서본 화진포 해수욕장
해수욕장의 한 곁에는 김일성 별장이 숲속에 자리 잡고 있다. 6.25 전쟁 전에 이북 공산당의 휴게소로 사용되었는데 김일성 일가 가 이곳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해서 김일성 별장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김일성이 젊었을 때 식구들과 찍은 사진이 계단 입구에 붙어있고 그 속에는 아주 어려 보이는 김정일도 들어있다. 별장에서 바라다 보이는 철 지난 해수욕장이 시원하다.
이 고인돌은 김 일성 별장 바로 옆에 있는 화진포 콘도 안에 있다. 이 콘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이 고인돌을 구경하고 바로 그 길로 쭉 나가면 별장 입구가 나온다. 우연히 이렇게 김일성 별장을 무료로 구경하였으면 돌아 나가는 길에 매표소를 찾아 입장료를 자진신고 해야 될 것이다.
화진포를 구경하고 다시 남설악 오색을 향했다. 작년에도 와 봤지만 그 때는 수해를 당한 후 계곡이 엉망이 되어 입구만 조금 구경하고 새로 개발한 오색약수만 마시고 왔던 곳이다. 약수터 뒤로 새로운 다리 공사가 지금도 계속하고 있고 계곡을 따라 길을 정비하여 놓았다.
지금도 계곡 옆으로 새로운 길을 만드는 중이다. 튼튼하게 잘 만든다고 만들었겠지만 서울 근교의 하천 제방 둑같이 만들어져 예전의 자연스러운 길이 아니다. 일 년이 넘었지만 계곡은 아예 누런 흙으로 뒤덮여있고 언제나 이 계곡이 자연스럽게 복구될 것인지?
역시 주전골이다. 아직 등산로가 흘림골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용소폭포까지만 복구되어 12폭포나 등선대의 아름다운 계곡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기암절벽과 가을 단풍이 남설악 주전골의 명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수녀님 형상을 한 바위가 신기하다
설악은 작년의 엄청난 홍수로 아직도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도 한계령에서 오색까지의 도로는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이왕 하는 작업이니 완벽하게 처리하면 좋겠지만 천편일률적으로 복구된 설악의 계곡과 자연은 언제나 옛 모습을 보여 줄 것인지 걱정스러웠다.
한계령 휴게소에서 바라다 본 남설악 연봉들
도토리 점심가지고 소풍온 주전골 아기 다람쥐
첫댓글 다음 카페에 사진이 안 올라가 뒤늦게 올렸다. 원인은 Internet Exploer 7로 Upgrade했는데 이것이 문제였다. Exploer 7을 삭제하고 다시 Exploer 6을 사용하니 해결 되었다.
나도 internet exploer 7로 Up-grade했다가 혼이 났다. 원인은 기존 프로그램과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나...??? 그래서 원상복귀하니 잘 되었다. 무조건 새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 것 같아 . 다시 말하면 질이 나야 된다나.... 그러나 저러나 대간의 일부분을 스케치한 내용 잘 감상하였다, 호연지기로 요산요수를 하는 친구 늘 행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