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현장에서 제기되는 신앙적, 신학적 질문들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사람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독특한 존재다. 인생이란 질문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사람과 삶은 결국 다르지 않다. 사람의 자취는 삶이 되고, 삶을 들여다보면 사람이 보인다.(중략)
삶의 현장은 다양한 신앙이 표출되는 전선이요 옥석이 가려지지 않은 신앙들이 공존하는 곳이다. 신학은 삶의 현장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신앙 양태들을 분류하고 다듬는 수단이다. 마땅히 현장의 목소리와 신학의 내용은 상호 보완하고 견제되어야 한다. 건강한 신학이 빠진 잘못된 현장의 소리는 구원의 도를 파괴하는 주범이다. (중략)
신학이 빠진 현장의 신앙은 위태롭고, 현장의 신앙이 빠진 신학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신학과 현장이 만나면, 건전한 삶이 이루어진다. 건강한 신앙적 삶, 이것은 바로 참된 그리스도인의 탄생과 참된 교회의 출발을 의미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의 삶을 깃발처럼 들고 세상을 향해 걸어갈 때, 교회는 참 교회가 된다. 현장의 목소리와 신학의 조화가 필요하다. 그리할 때 참된 지식과 분별력이 갖춰지고, 확신에 찬 신앙의 삶이 가능해진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2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