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vs 양준혁 |
선수협 출범때 온건파 송진우-강성파 양준혁 자주 충돌
"진우형! 자존심 너무 세" … "준혁아! 빨리 장가나 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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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진우
다혈질'도인' |
◇ 양준혁
의리의'돌쇠' | |
삼성 양준혁은 "보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한화 송진우 선배와 투타 대결을 할 때면 타석에 들어서면서 내가 고개를 살짝 숙인다"고 말했다.
경외감의 표현이다. 69년생의 양준혁이 보기에도 66년생(실제 65년생) 송진우는 존경스러운 인물이다. 게다가 서로가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며 마흔 안팎의 나이에 현역 대결을 펼친다는 사실에 송진우, 그리고 자신에게 보내는 찬사이기도 하다.
물론 양준혁이 고개를 약간 숙여도 송진우는 절대 답례가 없다. 왜냐, 선배니까.
한화 송진우와 삼성 양준혁. 투타 부문에서 한국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송진우는 개인 통산 200승을 달성하며 진정한 '회장님'의 자리에 올랐다. 양준혁은 각종 타격 통산 기록을 매일 경신해가고 있다. 전공 분야가 다를 뿐, 알고 보면 이만한 라이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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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준혁 |
◇ 송진우 | |
▶첫인상 송진우는 88년 초 동국대를 졸업한 뒤 곧바로 프로에 입단하지 못했다. 그해 서울올림픽 출전 문제 때문에 대구에 기반을 둔 세일통상이라는 실업팀에서 6개월간 뛰었다. 대구상고, 영남대 출신인 양준혁과 송진우가 가장 근거리에서 야구를 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송진우는 "세일통상에서 뛸 때 영남대 신입생 양준혁을 처음 봤다. 두 팀이 가끔 연습경기를 했는데 준혁이는 덩치가 큰 거구인 데도 발이 빨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양준혁은 "영남대 다닐 때 진우형을 가끔 봤는데 투수로서의 형보다 방망이를 잘 쳤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강성 vs 중도 99년 프로야구 선수협회가 출범할 때 송진우가 회장을 맡았다. 당시 주도적인 인물은 양준혁이었다. 양준혁은 "내가 8개 구단 사장들에게 워낙 찍혀있었기 때문에 회장을 맡으면 마찰이 많을 상황이었다. 그래서 비교적 온건파였던 진우형이 회장을 맡기로 했었다"고 밝혔다.
회장 송진우와 부회장 양준혁은 당시 다툼도 잦았다. 강성인 양준혁이 "끝까지 붙어보자"고 주장한 반면, 송진우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면 안 된다"는 쪽이었다.
선수협회 이전에 송진우와 양준혁은 그다지 친한 관계가 아니었다. 하지만 99년 이후 아옹다옹 하면서 절친한 선후배 사이가 됐다. 지금도 시즌 중에 만나 식사를 하거나 비시즌 때 함께 골프를 즐기며 선수들의 현안에 대해 의논한다.
▶도인 vs 돌쇠 양준혁은 3일 잠실 LG전에 앞서 "진우형은 도인이다. 얼마 전 200승 기록하고 인터뷰하는 걸 보고 정말 놀랐다. '즐기면서 야구하다 보니까 어느덧 200승까지 왔다'고 말하더라. 즐겼다고? 와~, 생각해보니 난 야구 하면서 즐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저 사람(송진우)은 나보다 역시 두세 수 위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송진우는 양준혁에 대해 "8개 구단 선수가 가운데 타격 후 가장 열심히 뛰는 선수가 준혁이다. 4사구 많고 안타가 많은 것은 선구안이 좋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꼭 2000안타를 치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선수협회 출범 때 핵심 선수들이 모여서 동계훈련을 같이했다. 당시 훈련 끝나면 단합대회 겸해서 축구와 농구를 많이 했는데 양준혁은 "진우형, 이 싸~람, 축구 전후반 다 뛰고도 혼자 체력이 남았다. 농구도 그렇고, 날씬하면서도 근육질 몸매에 체력이 죽여줬다"고 기억했다.
송진우는 "준혁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준혁이가 자기만 잘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니다. 준혁이는 진짜 선수들이 어려울 때 앞장서는 녀석이다. 선수단과 선수협에 마찰이 생겼을 때 준혁이가 많은 부분을 해결했다. 그때 마음이 진짜 잘 맞았다"고 말했다.
▶성질 좀 죽이쇼 vs 오버 좀 하지마 서로의 단점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속내를 드러냈다.
양준혁은 "진우형, 자존심이 너무 세다. 아주 사소한 문제에도 절대 지는 법이 없기 때문에 예전에 선수협 때도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 이젠 마흔 살도 넘었는데 조금 참으셔야 할 텐데"라며 웃었다.
송진우는 양준혁의 타격 스타일에 대해 조언했다. "장가를 못 가서 그렇지 성격이 참 좋은 친구다. 대신 경기 때 오버액션이 심한 데 오해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볼넷 얻고 난 뒤 방망이를 던질 때에도 만세타법처럼 양손을 번쩍 드는 행동을 하는데 좋지 않다. 그런 부분만 고치면 아주 좋다."
▶장가 좀 가라, 홈런은 아팠다 송진우는 양준혁 결혼 문제를 집요하게 거론했다.
송진우는 "준혁이가 결혼 않고 있는 이유는 나도 정확히 모른다. 눈이 높은 건지 정말 결혼 생각이 없는 건지. 여기저기서 소개를 꽤 받는다고 하던데 그러면 결국 눈이 높은 건가? 독신으로 살지, 결혼할지를 내게 물어온다면 내 경험상 결혼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4일 현재 송진우와 양준혁의 통산 맞대결 전적은 45경기서 126타석 114타수 35안타로 타율 3할7리. 3홈런에 4사구는 11개, 삼진 11개였다. 올시즌만 놓고 보면 3타수 1안타를 기록 중인데 그 1안타가 홈런이었다.
송진우는 "그동안 준혁이에게 맞은 홈런 중 가장 뼈아팠던 것이 8월 5일 대전에서 열린 200승 도전 첫 경기였다. 0-2로 지고 있었는데 6회에 준혁이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무너졌다"고 말했다.
◇한화 송진우 통산 기록 |
통산 시즌 |
18 |
방어율 |
3.15 |
경기수 |
581G |
완투 |
63 |
완봉 |
11 |
승리 |
200 |
패전 |
142 |
세이브 |
102 |
홀드 |
3 |
이닝 |
2806 |
피안타 |
2517 |
피홈런 |
251 |
4사구 |
1180 |
삼진 |
1921 |
실점 |
1237 |
자책 |
1072 |
※ 통산 승리, 타자 상대(1만 1852타자), 투구 이닝, 탈삼진, 투구수(4만5757개) 1위 | |
*삼성 양준혁 통산 기록 |
통산시즌 |
14 |
타율 |
0.319 |
경기수 |
1730 |
타수 |
6046 |
득점 |
1105 |
안타 |
1931 |
2루타 |
382 |
3루타 |
23 |
홈런 |
307 |
루나 |
3280 |
타점 |
1191 |
도루 |
169 |
희생타 |
71 |
볼넷 |
1034 |
사구 |
787 |
삼진 |
782 |
병살 |
133 |
실책 |
52 |
※ 통산 득점, 안타, 2루타, 루타, 타점, 4사구, 볼넷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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