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천년古都입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전주이씨이다 보니 시내 한복판에 이성계 사당이 있고,
전통 한옥마을이 아직도 건재하여 많은 세대가 그곳에 살고 있을정도니 과히 천년도시답죠.
음주가무와 밤문화도 어느 도시 못지않게 발달했다해도 과언은 아니죠.
북한 김일성이 전주김가이다보니 6.25때는 전주를 공습하지 않았다고 이곳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믿거나말거나...)
전주음식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전주비빔밥은 이미 전주브랜드가 된지 오래고, 한정식도 유명한 집이
쾌나 많아요. 음식값이 비싼집 가면 벽면에 좋은 그림이 있고, 그 그림 감상하면서 가야금 튕기는 소리
들려주는 집이 아직도 많이 있고...
비빔밥집은 전주토백이들이 아직도 그 시장을 움켜쥐고 놓질 않고 있지요. 수십년을 안방처럼 전주사람
입맛을 독식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가격이 비싼편이지요.
내가 소개하고자 하는 집은 비빔밥, 한정식 말고 전주 콩나물국밥집 "왱이집"임다.
본시 전주콩나물국밥하면 삼백집등 몇곳이 일제시대부터 50년이상을 가업으로 이어가면서 입맛을
휘잡고 있었는데 왱이집이 15년전 부터 서서히 일어나면서 50년 아성을 깨버렸지요.
왱이집 유사장(여사장)은 62년생인데 남편의 사업실패로 조그만 식당부터 시작하여 차츰차츰 가세를
늘려 오늘의 식당으로 변신했는데, 식당운영을 하면서 항시 10년후 모습을 생각했다합니다.
10년후 식당이 어떻게 될까? 10년후 손님들의 취향은 뭘까? 10년후에도 지금처럼 손님을 유지하는
방법이 뭘까? 등등을 연구하면서 4천원짜리 국밥을 팔았다하네요.
요즘 찾는 손님은 하루평균 2천여명이상이고 주말에는 그 숫자가 넘어간다네요. 이정도면 전주시 유흥
음식점 통틀어 매출액 기준 4위정도 하고, 관할세무서장이 바뀌면 서로 인사할 정도니 유명업소가 된거
죠. 유사장은 식당업도 하지만 수필가이기도 하고, 이곳 지방신문에 기고도 하는 편이고, 식당 옆에
본인 서재도 아름다리 꾸며 놓고 살고, 관청이나 대학에도 강연나갈 정도로 인기가 약간 있어요.
나도 본사에서 손님이 오면 저녁에 술많이 먹고나서 아침 해장은 반드시 왱이집에서 하다보니 우리
회사 사람들도 전주 왱이집은 웬만큼 알고 있지요. 이 여사장이 눈치도 빨라 서울손님인것 같으면
재빨리 이집 특색있는 음식을 포장하여 무료로 기부해 주니 나 또한 체면이 서고 이 왱이집을 좋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요. 유사장이 운영하는 식당 초창기부터 우리 회사 직원들이 쾌나 이용하여
유사장도 진즉부터 GS칼텍스 단골이 되어 있지요.
왱이집 마케팅은 단순한 것 같지만 손님을 끌만큼 특히한게 몇가지 있어요.
1. 단 한그릇값이라도 신용카드를 받는다는 문구를 식당 벽면 곳곳에 붙여 놓아 신용카드 이용손님들
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있지요.
2. 콩나물등 제반 원재료 공급업자중 친인척은 전혀 없다는 거지요. 친인척이 있으면 인정에 얽메여
최상의 제품을 공급 받지 못한다는 철학때문이지요.
3. 서빙 아주머니.할머니들은 언제나 같은 복장으로 통일하여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어요.
손님에게 불평한다거나 불친절하면 그 날부로 정리대상~~
4. 술은 팔지 않지요.
5. 손님들이 그렇게 많아도 국물은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 맛을 내게 한답니다.
전주에서 지사장 생활 2년이상 하고 있으니 맛좋은 집은 손바닥안에 있을 만큼 다 알고 있는데 이 집은
언제나 인상적이어요. 왜 4천원짜리 밥한그릇에 감동을 받을까? 하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는 식당 주인의 자세와 노력이, 그리고 10년후 고객취향을 내다보는 마케팅 전략(?)이 50년 아성
을 깨버렸기에 나는 늘 주유소 운영인들에게 왱이집 마케팅을 벤치마킹하라고 주문하고 있어요.
내 직원에게 '왱이집 마케팅'을 연구해 보라했더니 20쪽 넘게 보고서를 썼는데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여사장의 철학이 많았지요.
왱이집이라는 식당이름은 여사장이 어려운 시기에 성묘를 하러 갔는데 벌이 왱왱거리며 달려들기에
거기서 힌트를 얻어 사람(돈)이 벌처럼 왱왱거리며 모여들라는 뜻으로 식당이름을 왱이집으로 정했
다네요. 과히 식당 이름대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작은 성공을 일구웠지요. 언젠가 우리 직원들하고
아침식사를 한후 커피를 본인 서재에서 한잔해라해서(손님이 많아 후식도 못먹고 갈려는 참이었음)
서재에 들어갔는데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우리보다 콩나물집 여사장이 마케팅 관련책이 많아 놀란
적도 있었어요. 전주에 오시면 아무 택시타고 "왱이집"하면 택시기사들이 모셔드립니다. 그만큼 유명
업소가 되었지요. 왱이집을 보면 늘 생각나는 내가 좋아하는 글귀가 있지요.
一勤天下無難事 (일근천하무난사/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다)
울 동창 친구들 무더위와 장마에도 화이팅하시기를 바라면서....
첫댓글 전주는 교육의 도시라고 알고있는데 그렇지 않은가봅니다.전주사람들은 그냥 조용하더라구요..~~
또 있는디.이강소주(梨薑燒酒),,,,ㅎㅎ."왱"이 무슨 뜻?
'벌떼처럼 사람이 많다'라는 뜻이라는데??
아~그렇구나...
한정식 보다 콩나물국밥에 한표! 언제 먹으러 갈 때 안내 부탁혀도 되지?
언제라도 환영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