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가족들이 겨우내 먹자고 했던 대게를 이번 기회에 먹기로 하고 부랴부랴 차비를 나선다. 모닝차로 가기 때문에 고속도로비는 반값이고 겨울여행을 털어버리는 부담없는 가족여행이다. 아들은 4월에 군대를 가고 딸은 상급학교로 올라가는데 적당한 시기이다. 원주로 가서 이마트 쪽에서 중앙고속도로 55번 도로를 타고 올라 만종분기점에서 50번 영동고속도로를 갈아타니 금새 횡성 휴게소이다. 차한잔 과 간식을 사들고 눈덮힌 대관령을 지나니 멀리 하얀 풍력발전기가 산 능선에 하양게 반짝이며 돌고 낯선 풍경을 연출한다. 바람 센 대관령을 넘어 강릉쪽으로 내달려 전망좋은 휴게소에서 우동을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서 식사를 하고 동해시로 달린다. 동해시는 크루즈 배가정박하는 동해관광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환동해권의 중심이라고 자부하는 곳이다. 더내려와 영덕박달게와 쌍벽을 이루는 울진으로 접어들어 이게대게라는 식당으로 들어 드디어 고대하던 대게를 찜으로 주문하고 가위로 잘라 속살을 맛보니 영덕 박달게와 또다른 맛이다. 홍게는 쫀득하고 대게는 향이 있다. 대게라는 이름은 크다는 뜻이 아니라 발이 대나무 마디처럼 생겼다고 해서 대게이다. 게딱지 장비빔밥으로 배를 불리고 나서 정철의 관동별곡 마지막 장소인 망양정에서 바닷가를 거닐고 바닷물을 만져보고 차가운 겨울 바다의 서정을 맛본다. 기념사진을 찍고 불영계곡으로 저무는 산골을 지나치면서 백두대간 태백산맥을 넘는다. 봉화 춘양, 영주를 거쳐 중앙고속도로를 갈아타고 제천에 도착하니 벌써 밤은 깊어 박달재가 눈앞에 있다. 출퇴근 길인 여기는 충주와 불과 40분거리 내달려 집에 도착하니 즐겨보는 주말연속극 백년의 유산 드라마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