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에 얽힌 이야기
매화는 백화(百花)가 미처 피기 전에 제일 먼저 피어나므로
화형(花兄) 또는 화괴(花魁)라는 별칭으로 불리어왔다.
또한 봄을 가장 먼저 전해준다고 하여 일지춘색(一枝春色)
철간선춘(鐵幹先春) 한향철간(寒香鐵幹)이라 하였고,
춘한(春寒) 속에서 홀로 핀 매화의 고고한 자태는
선비의 곧은 지조와 절개로 즐겨 비유되고 있다.
이처럼 맑은 향기와 아울러 눈 속에서
꽃을 피우는 것이 매화의 특징이다.
일지춘(一枝春) : 중국의 양자강(陽子江) 남쪽에 있는 강남에서
매화나무의 가지 하나를 멀리 있는 친구에게 보낸다는
뜻으로 원문은 강만일지춘 江南一枝春 이다.
형주기(荊州記)에 나오는 일화로 오나라의 육개(陸凱)가
절친한 친구인 범엽(范曄)에게 봄이 되어 갓 피어난
매화꽃 가지 하나를 인편을 통해 선물을 보내며
우정을 나눈 이야기로, 다음과 같이 노래하였다.
折梅逢驛使
매화나무 가지를 꺾다가 역부를 만나
奇與嶺頭人
몇 가지를 묶어서 멀리 계신 그대에게 보냅니다.
江南無所有
강남에 살며 가진 것이 없어
聊贈一枝春
겨우 봄꽃 하나를 보내드리오.
聊 : 료 - 애오라지
마음에 부족하나마 겨우,
넉넉하지는 못하나마 좀,
선비들은 매화의 곧고 맑은 품을 노래한 글을 지어 일편단심으로
사모하는 임에게 자신의 간절한 심정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이 때 임은 나라 또는 임금일 수도 있고 자신의 굳은 뜻일 수도 있다.
桐千年古恒藏曲
오동은 천년을 지나도 변함없이 곡조를 지니고
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일생 동안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특히 청초한 자태와 향기로 인해 매화는
아름다운 여인에 즐겨 비유되었다.
옛 기생들의 이름에 유독 매화 매(梅) 자가
많이 사용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리고 매화가 아름다움과 함께 정절을 상징하였으므로,
여인들은 매화와 대나무를 함께
시문한 비녀인 매죽잠(梅竹簪)을 즐겨 착용하였다.
이와 같은 매화의 상징성으로 인해 눈이 덮인
매화나무 가지에 처음 피는 꽃을 찾아나서는
심매(尋梅)가 문인과 풍류객들의 연중행사로 정착되기도 하였다.
범석호(范石湖)는 매보(梅譜)에서 천하에 으뜸가는 꽃이라 칭송하였고,
소동파는 얼음 같은 맑은 혼과 구슬처럼 깨끗한 골격이라 평하였다.
조선 초기 문신이자 선비화가인 강희안(姜希顔1417∼1464)은
양화소록(養花小錄)의 화목구등품론(花木九等品論)에서
국화, 대나무, 연꽃과 함께 1등으로 분류하면서
높고 뛰어난 운치를 취할만하다고 하였으며,
같은 책의 화품평론(花品評論)에서 강산의 정신이 깃들고
태고의 모습이 드러난 꽃이라 표현하였다.
만물이 추위에 떨고있을때, 꽃을피워 봄을 가장먼저 알려줌으로써
불의(不義)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삼았고,
늙은 몸에서 정력이 되살아나는 회춘(回春)을 상징하였다.
우리나라의 고시조에 나타나고 있는 꽃 중에서
매화는 도화(桃花:복숭아꽃)와 함께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로 알려져 있다.
시조에서 나타나고 있는 매화는 우리 선인들의 드높은
기개와 굽힐줄 모르는 지조의 상징으로 애창되어 왔고,
다 썩은 고목에서도 봄기운이 돌면 어김없이
맑은 꽃을 피우는 신의의 벗으로 노래되어 왔다.
또한 매화는 달과 함께 자주 등장하고 있다.
교교한 달빛 아래 청초한 자태와 맑은 향기를
내뿜는 매화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자연적인 조화와
운치를 한껏 느낄 수 있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매화는 중국이름 매(梅)에서 차용한 것으로 매(梅)는
어머니(母)가 되는 것을 알리는 나무(木)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즉, 임신을 한 여자가 신맛이 나는 과일을 찾게 되는데
매화나무의 열매인 매실이 신맛이 강하므로
여자들이 매실을 찾으면 임신을 한 것을
나타낸다고 하여 임신의 전조를 나타내는
과일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꽃말 & 이야기
일생을 지킨 약혼녀의 넋 매화
꽃말 : 고결한 마음, 인내
옛날 중국 산동지방에 용래라는 청년이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약혼한지 3일 만에 그만
약혼녀가 몹쓸 병에 걸려 죽게 되었다.
용래는 너무나도 슬퍼 매일 약혼녀 무덤에서 울었다.
그의 약혼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에 하늘도 감동을 하였는지
그의 눈물이 떨어진 자리에 나무가 한 그루 돋아났다.
용래는 그 나무를 약혼녀의 넋이라 생각하고
집으로 가져와서 마당에 심고 정성을 다해 길렀고,
봄만 되면 꽃이 피어 집안 가득 향기가 피어나곤 했다.
그는 일생 그 나무를 바라보며 살았다.
그리고 그가 늙어 죽어서는
한 마리 새가 되어 나무를 떠나지 않았다.
훗날 약혼녀 무덤에서 핀 나무를 매화나무라 하였고,
매화나무 곁을 떠나지 않고
늘 곁에 있었던 새를 휘파람새라 하였다.
매화꽃이 필 무렵이면 찾아드는
휘파람새가 바로 죽은 용래의 넋이라고 전한다.
매화(梅花)의 분류
매화의 기본 종은 홑꽃이 되는 흰꽃 매화이다.
이 매화를 꽃의 색으로 대별하면 흰꽃이 되는 백매,
분홍꽃이 되는 홍매, 새빨간 꽃이 되는 비매로 나눌수 있다.
혹은 홍매, 청매, 설중매, 옥매 등으로 분류하는것으로 아는데,
흰색의 꽃잎중에서 약간의 붉은빛이 돌고 꽃받침이 붉은색은 홍매,
그리고 꽃잎이 약간 푸른색을 띠며 꽃받침이 녹색인것은 청매,
꽃받침과 꽃잎이 진한 홍색으로 이것은 꽃이
가장 빨리피어 눈 속에서도 피는 경우가 많아 설중매,
(이때는 매화의 한 종류로 불린다),
꽃잎이 아주 새하얀 것은 옥매라고 한다.
혹은 새로 돋아나는 가지가 붉은 빛은 홍매,
녹색은 청매라 하기도...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흰 눈이 내리는
엄동설한에 피는 매화를 설중매(雪中梅),
섣달에 피는 매화를 기우(奇友),
봄에 피는 매화를 고우(古友)라고도 한다.
황진이 매화시조 한수
옥분에 심은 매화 한 가지 꺾어내니,
꽃도 좋거니와 암향이 더욱 좋다.
두어라 꺽은 꽃이니 버릴 줄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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