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첫 그랜드 슬램의 주인공을 가리는 남자 단식 결승전.
준결승에서 앤디 머레이(영국, 4위)를 만나 4시간 50분 동안 경기를 마치고 결승전에 진출한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로저 페더러(스위스, 3위)를 상대로 결승전 같은 준결승을 펼치고 결승에 직행한 라파엘 나달(스페인, 2위)이 만났습니다.
세계 랭킹 1위와 2위의 대결답게 경기는 5시간이 넘는 혈투가 계속됐습니다.
무릎에 문제가 있어 호주오픈 내내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던 나달과 허리통증과 호흡곤란 증세로 지난 경기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조코비치.
먼저 1세트는 나달이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며 7대 5로 따냈습니다. 202km의 강한 서비스로 초반부터 기세를 가져간 나달은 시종일관 강한 포핸드와 백핸드를 구사했으나, 조코비치의 기술적인 완급 조절과 드롭샷으로 경기는 80분 동안이나 계속됐습니다. 조코비치는 4개의 서비스 에이스를 기록하며 부지런히 경기를 이끌어 갔지만 결국은 나달이 첫 세트는 선점했습니다.
2세트는와 3세트는 각각 66분, 45분 만에 조코비치가 가져갔습니다. 경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경기는 체력전 양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조코비치가 1개의 더블 폴트를 범한 반면에 나달은 4개의 더블폴트가 나오면서 경기는 다시 조코비치가 상승세를 가져가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3세트는 85%의 첫 서브 정확도를, 세컨드 서브는 100% 성공의 수치를 보이며 조코비치가 서브를 통한 강한 공격을 이어나갔습니다.
가장 치열했던 것은 4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88분이라는 긴 기록을 세우며 7대5로 나달이 다시 2-2 균형을 맞춥니다. 조코비치가 첫 포인트를 가져가며 이번 세트는 조코비치가 가져다는 듯 싶었으나, 계속되는 언포스트 에러,특히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며 조코비치의 공이 네트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들이 연출됐습니다. 4세트를 마치며 다시 경기는 원점.
5세트는 6번째 게임을 나달이 브레이크 하면서 상승세로 가져갔고, 4대 4 상황에서 32번의 긴 랠리 끝에 포인트는 나달이 가져가며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조코비치는 랠리 끝에 라켓을 놓고 코트에 누워버리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5시간 20분이 넘어가면서 조코비치는 다리가 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계속 언포스트 에러를 범했습니다.
조코비치의 공이 네트를 넘기지 못하면서 포인트는 계속 나달이 가져갔으나, 이런 상황 속에서 나달은 포핸드 범실을 범하며 경기가 엎치락 뒤치락 하는 양상이 전개되었습니다.
그러나 4대 4 나달의 어드밴티지 상황에서 조코비치가 나달의 서브를 제대로 리시브 하지 못하며 5대 4로 균형은 깨졌습니다.
다시 5대 5로 조코비치는 끈질긴 인내력을 보이며 따라갔고, 나달은 계속해서 리턴을 실패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5대 5 조코비치의 어드밴티지 상황. 인이였지만, 챌린저를 다 사용한 나달은 아쉽게도 심판의 아웃 판정으로 인해 6대 5가 됐습니다. 30-15 상황에서 조코비치는 스매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실패하며 30:30을 만들었고, 랠리 끝에 조코비치의 공이 네트를 넘지 못하며 40:30 그리고 듀스 상황이 되자 조코비치는 기도를 하며 간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5시간 53분 만에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는 2년 연속 호주오픈 단식 최강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총 경기 시간 5시간 53분. 경기의 승패를 떠나 최고의 경기를 보여준 두 선수. ‘happy slam’이라는 슬로건답게 2주간 진행된 호주오픈의 마지막을 굉장하게 장식한 두 선수.
다시 한 번 테니스의 역사를 쓴 두 선수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호주오픈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저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