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들미골이라고 하는 산골로 귀농하여 콩농사도 짓고 전통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의 2008년부터의 귀농이야기를 정리함으로써 비슷한 귀농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겐 참고가 되고, 비슷한 상황에서 귀농중이신 분들과는 정보를 교류하고자 합니다..
두번째 이야기로 콩 농사입니다.
귀농하여 전통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점을 둔 것 중 하나가 청청환경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가장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겠다는 것이었기에, 너무나 당연하게 전통장의 가장 중요한 원료인 콩은 " 국산 무농약 콩"으로 정했답니다.
그러면서 어차피 시골생활을 하는 것이고, 또 전통장이 메주를 만들고 장을 담그는 시기가 모두 늦가을부터 겨울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봄부터 가을까지는 비교적 여유가 있기에 과감하게 콩 농사를 직접 짓기로 하였지요...
나름 시골 출신이지만 모 전자서비스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였기에 농사엔 문외한이었지만, 2007년 겨울내내 인터넷을 뒤져서 콩 농사방법을 발췌하여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을 한 권 만들어서 사진을 보고, 여러분들의 각각 다른 농사비법을 비교해 가면서 내 스스로의 콩 농사방법을 정립해 보니 콩농사에 대한 자신감이 슬슬 생겨나더라고요....
2008년 고라니망을 치는 것으로 나의 첫 번째 콩농사가 바야흐로 시작되었지요...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풀을 직접 뽑느라고 엄청난 땀을 흘렸었는데요...
다시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서 조금 더 쉽게 풀을 뽑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어 효과를 많이 보았지요...
예초기 날을 빼고 북주는 날을 끼워서....
고생한 덕분에 들미골 콩밭에 콩이 무성하게 자란 모습입니다. 내가 농사지은 콩밭은 보기만 해도 가슴이 뿌듯하답니다.
첫해엔 모든게 참 힘들었는데, 콩 타작도 마당에서 도리깨질로....휴...
그 다음부터는 양양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콩 탈곡기를 빌려서 훨씬 편하게 한답니다.
하루 사용료 5000원에 작업할 곳까지 배달도 해 주는 너무나 고마운 제도입니다....
들미골 농장에서 약 500평 정도, 마을에 있는 농장에서 1200평 정도의 콩 농사를 무농약으로 짓고 있으며,
아직까진 수확량은 미미하여 부족한 것은 펀치볼전투로 유명한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의 무농약인증받은 농가에서 사서 쓴답니다. 작년엔 전국적으로 콩농사가 흉작이어서 가격도 많이 오르고 물량 확보도 어려웠는데, 계속 거래하는 농가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답니다...
콩농사에 무슨 농약이 많이 들어가느냐? 무농약 콩이나 일반 콩이나 다를 바 없지 않느냐?는 분들이 있던데요...
제초제를 안 뿌린다면 풀을 감당하기 어렵고요 그리고 노린재라는 해충이 덤비면 콩 수확량이 엄청 줄어들기 때문에 농약살포가 불가피하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무농약으로 직접 농사를 짓고 있고,
양구 해안면의 무 농약 인증받은 농가에서 가져온 콩에 대해 모든 포대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우리 비용으로 다시 무농약검사를 의뢰하였는데 다행히 무농약으로 판정이 나와서 농사지은 분에게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