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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동문학인협회
2017년 3/4분기 우수작품상 선정 결과 발표
2017년 3분기 우수작품상 선정 결과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수상 작품
○ 동시 부문: 「지퍼의 여행 」(구옥순 작, 『열린아동문학』 여름호)
○ 동화 부문: 「황금 닭과 밥데기 죽데기」 (안미란 작, 『창비어린이』 여름호)
심사 위원
○ 예심 위원: 박소명, 전원범, 김경우, 소중애
○ 본심 위원: 권영상, 우성희
○ 시상 내용: 상패와 기념품
○ 시상식: 2018년 정기총회 시
심사 경위
2017년 3분기 우수작품상 심사는 <시와 동화 2017년 여름호>, <아동문예 7 ․ 8월호>, <아동문학평론 여름호>, <어린이와 문학 7월호>, <어린이와 문학 8월호>, <어린이책이야기 여름호>, <열린아동문학 여름호>, 월간문학 7월호>, <월간문학 8월호>, <창비어린이 여름호>에 실린 회원 작품을 심사 대상으로 하였다.
2017년 3분기는 동시 심사대상 작품이 42편이었고, 동화는 20편이었다. 예심을 통해 동시 6편, 동화 5편이 본심에 올라오게 되었다. 이번에는 중복추천이 한 편도 없었다.
우수작품상 운영진은 항상 심사위원의 심사를 전적으로 존중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바쁘신 중에도 심사해주신 예심, 본심 심사위원님들께 고개 숙여 정중히 감사인사를 드린다. 우수작품상을 수상하신 두 분 선생님께는 축하를 드린다.
심사평- 동시 부문
공감성이 진한 시
본심에 올라온 동시 6편 중, 구옥순 시인의 ‘지퍼의 여행’을 우수 동시로 선정합니다.
지퍼를 올리고 내리는 일을 아름다운 여행에 빗댄 의미있는 의인화 동시네요. 지퍼의 한쪽 가닥을 ‘너’라 하고, 또 한쪽 가닥을 ‘나’라고 하는 시적 발상이 몹시 흥미롭습니다. 또한 이를 맞물어 닫히고 열리는 지퍼의 일을 마치 사람살이의 일처럼 ‘마음을 모았다가’, ‘마음을 열었다가’로 발전시켜 나가는 능력이 돋보입니다.
보시다시피 시가 간결하고 쉽습니다. 문체 또한 독특할 것 없는 평이한 종결어미입니다. 그런데도 이 시가 자꾸 읽히는 까닭은 이 안에 우리 삶의 한 단면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시를 읽으며 이 시가 우리 삶의 어느 지점과 맞닿아있을까, 거기에 생각의 촉수를 뻗게 될 테지요. 그리고 우리는 이내 이 시가 지퍼를 위한 시가 아니라 사람의 사회적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구나, 할 것입니다. 그 점에서 공감성이 진한 시입니다. 40년의 시력을 가진 구옥순 시인의 시와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축하합니다.
- 심사위원 : 권영상
심사평 - 동화 부문
언어를 주무르는 힘
숨을 고른 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본심에 올라온 다섯 작품을 펼쳐 보았다. 솜털까지 곤두서는 순간이었다.
내 부족함을 알기에 하늘의 지혜를 구하며 방해 받지 않을 시간을 확보해 휴대폰도 무음으로 해 놓고 한 호흡으로 읽었다.
보다 객관적인 눈이 되기 위해 도서관, 카페, 집 등 장소를 달리해서 읽기도 했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인지라 다 우수했지만 한 작품만 뽑아야 하기에 고심 끝에 ‘황금 닭과 밥데기 죽데기’로 정했다.
한 번 읽었을 때부터 감이 왔던 작품이었는데 읽을수록 더 좋았다.
처음에 다 읽고, “햐~ 잘 쓴다!”는 탄성이 나올 정도였으니까.
언어를 주무르는 힘이 느껴졌다.
한 등장인물도 소홀함 없이 능동적이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부여해 예상을 뒤엎는 기발한 대사로 반전효과를 주었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그림 그리듯 선명하게 묘사하고, 노래하듯 리드미컬하게 표현하고, 유머로 경쾌함을 더해 주어 단숨에 읽혔다.
복선도 잘 살리고, 비유조차 작품에 딱 맞았다.
편견의 시선을 두지 않고, 주제도 세련되게 드러냈다.
아이들이 좋아할 요소와 공감할 심리를 담은 데다 환상성까지 부여했으므로 아이들의 마음을 시원케 해 줄 작품이라 여겨 2017년 3분기 우수 작품상에 ‘황금 닭과 밥데기 죽데기’를 올린다.
- 심사위원 : 우성희
2017년 3/4분기 우수 작품상 - 동시
지퍼의 여행
구 옥 순
너 한 걸음
나 한 걸음
둘은
사이좋게
아름다운
여행을 떠난다.
같이
마음을 모았다가
같이
마음을 열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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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 수상 소감
지는 것이 이기는 것
친정어머니께 재봉틀을 배운 저는 지퍼를 열고 잠그면서 서로 화합하는 마음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누구에게라도 꼭 이기려고 하지 마라. 못 이긴 체 져라. 결국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는 친정어머니. 돌아가신지 오래되었지만 이 말씀은 시집 살면서 가장 효력을 나타내었습니다. 이기려고 하다보면 서로 싸우게 되고 서로 상처 받게 되고 결국 마음 편하게 살지 못합니다. 내 마음이 편하려면 조금 양보하고 조금 참고 힘든 것은 마음 청소해 버리고…….
지퍼의 여행은 학교에서 학부모총회 때 인사말로도 인용되었습니다. 학교와 가정이 잘 화합해서 우리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즐겁고 재미있게 잘 마칠 수 있게 하자고. 설혹 학교나 가정에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서로 마음을 열고 서로 마음을 모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앞으로 걸어 가보자고.
학교 정원에서 작은 꽃나무를 옮겨 심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껄껄한 김원석 회장님의 목소리입니다. 열린아동문학에 게재된 시 중 ‘지퍼의 여행’이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우수작품상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듣는 무척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부족한 시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리며, 실어주신 열린아동문학 배익천 선생님,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집행부와 여러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동시쓰기에 정진하길 약속드립니다.
구옥순
1957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다. 1981년 부산 MBC 신인문예상 동시로 등단하였고, 2010년 부산아동문학상을 받았다. 동시집 『오른손과 왼손』,『꼬랑 꼬랑 꼬랑내』,『말의 온도』를 펴냈다. 현재 부산 광안초 교장으로 있으며, 부산아동문학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17년 3/4분기 우수 작품상 - 동화
황금 닭과 밥데기 죽데기
안 미 란
허여멀겋게 생긴 남자애 둘이 전학을 왔다. 두 아이는 쌍둥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새로 온 친구에게 잘 대해주라고 말씀하셨다.
“네에에!”
아이들은 닭처럼 목을 길게 늘이며 대답했다. 나만 빼고.
쉬는 시간이 되자 쌍둥이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어느 학교에서 왔어?”
밥풀때기처럼 낯빛이 하얀 애가 말했다.
“학교? 안 다녔는데.”
“어디서 누구랑 살아?”
“저어기 산 너머에 늑대할머니랑.”
이번에는 죽도 한 그릇 못 얻어먹은 것처럼 야리야리하게 보이는 애가 말했다.
나는 살그머니 그 애들을 바라봤다.
나처럼 조손가정이다. 자기를 돌봐주는 사람이 엄마, 아빠 이렇게 2인 1조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전학 온 아이한테 관심 따위 생긴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조금 가져 볼까 싶다.
쉬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밥데기와 죽데기에게 물었다.
“학교 구경 시켜줄까?”
밥데기와 죽데기의 뺨이 발개졌다. 쌀처럼 뽀얀 얼굴이 더 하얗게 보였다.
그때 금요 반장인 택이가 나섰다. 우리 반은 봉사위원 다섯 명을 선거로 뽑았다. 뽑힌 다섯 명이 월요 반장, 화요 반장……금요 반장까지 돌아가면서 맡는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어차피 학교에 오지 않으니까 반장이 필요 없다. 사실 월 화 수 목 금 반장도 필요 없는 것 같은데, 선생님이 그렇게 정했다.
금요 반장인 택이는 금요일만 열심이고 다른 날은 말썽이다. 오늘은 금요일이니 모든 일에 열심인 날이다.
택이는 열심히 밥데기와 죽데기를 끌고 다녔다. 나도 그 뒤를 졸졸 따라갔다.
“여기가 강당, 저기가 도서실, 과학실험실은 아래 층…….”
밥데기랑 죽데기는 두리번거리며 택이 말을 열심히 들었다.
나는 좀 더 멋진 걸 보여주고 싶었다.
“봉달이 볼래?”
봉달이는 우리 학교 최고의 인기 스타다.
택이는 망설였다.
“쉬는 시간 금방 끝날 것 같은데.”
“뛰자!”
나랑 택이가 막 뛰니까 밥데기랑 죽데기도 얼결에 따라 뛰었다. 우리는 실내화를 신은 채 운동장을 돌아 선생님들 차가 늘어선 주차장을 뒤꼍으로 갔다.
거기엔 커다란 닭장이 있다.
“꼬꼬꼭꼬오.”
봉달이가 볏을 바짝 세우고 우리를 노려봤다. 봉달이는 봉황처럼 멋진 깃털을 가진 수탉이다. 목덜미에서 등까지 난 깃털은 금빛으로 윤이 난다. 꽁지깃은 아래로 처져 있는데 까맣게 빛나는 그 깃은 정말 우아하다.
봉달이는 닭 우리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왔다 갔다 했다.
밥데기가 말했다.
“학교에서 닭을 키우네.”
나는 6학년 언니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 줬다.
“어떤 언니가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샀대. 원래 그 병아리들은 약해서 키울 수 없잖아? 그런데 그 언니의 병아리는 꽤 잘 자랐대. 그렇지만 큰 닭이 되면 집 안에서 키울 수가 없잖아? 그래서 학교에 데려왔는데, 잘 자라더래. 아이들이 싱싱한 풀도 뜯어다주고 집에서 좁쌀도 가져다주고.”
택이가 끼어들었다.
“교장 선생님이 그러셨대. 네가 졸업할 때까지만 키워라, 그 뒤엔 나도 모른다.”
죽데기가 물었다.
“그 언니가 졸업하면 봉달이는 어디로 가고?”
“원래는 졸업식 때 치킨으로 튀겨먹기로 했는데, 그 언니가 갑자기 전학을 갔어.”
밥데기 얼굴이 환해졌다.
“그럼 봉달이는 자유의 몸이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선생님들끼리 삼계탕 만들지도 모르잖아?”
자기 이야기를 하는지 어쩌는지 봉달이는 관심 없어 보였다. 열심히 모래를 발로 헤집어 파더니 콕 콕 콕 쪼아대기 바쁘다. 모래를 쪼는 건지 벌레를 잡는 건지 암튼 바빠 보였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밥데기와 죽데기에게 식판을 들고 배식 받는 법을 알려주었다. 내가 맨 앞에 서고 그 다음에 밥데기, 그리고 죽데기.
그런데 급식실 앞에 안내문이 붙었다.
※ 오늘 메뉴 변경. 달걀말이 → 버섯볶음 ※
나는 툴툴거렸다.
“난 버섯 싫고 달걀말이가 좋은데.”
“꺽, 다, 달걀……은 좀.”
밥데기와 죽데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꼭 달걀귀신 같이.
나는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누구나 자기가 싫어하는 반찬은 있으니까.
“달걀 알레르기라도 있는 거야? 잘됐네. AI 때문에 달걀 값이 비싸서 그렇대. 달걀 낳는 암탉들이 죄다 병에 걸렸다나봐.
언제 왔는지 택이가 껴들었다.
“뉴스에서 그거 봤어? 병 걸린 닭을 막 땅에 파묻는 거. 인터넷에 뒤지면 모자이크 처리 안 된 영상도 있대.”
갑자기 비위가 상했다. 살아 있는 닭을 묻다니, 끔찍하다.
우리는 밥을 먹고 나서 다시 봉달이한테 갔다.
나는 닭장 앞에 쪼그려 앉았다.
“봉달아, 넌 그런 병 걸리지 마라.”
“더 멀리 날아가면 되지. 꼭꼬.”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처음엔 우리 중에 누가 한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밥데기는 닭장 앞에 바짝 섰다. 손가락을 닭장 구멍에 걸치고 말했다.
“봉달이, 너 날 수 있지?”
“아마 그럴걸. 날개가 있으니까 뭐, 꼭꼬.”
딸꾹.
나는 깜짝 놀라 딸꾹질을 했다.
죽데기는 한술 더 떴다.
“걱정 마. 우리 할머니가 준 똥 가루가 있어. 하늘을 날 수 있게 해주는 가루야.”
밥데기랑 죽데기는 닭장 문을 막 잡아 흔들었다.
“야, 너희 이러다 선생님한테 혼나면 어떡하려고 그래?”
나는 둘을 말렸다.
하지만 밥데기랑 죽데기는 내 말을 들은 척도 안 한다. 오히려 둘을 말린 건 봉달이였다.
“너희 맘은 알겠는데, 지금은 곤란해.”
“왜?”
봉달이는 대답대신 부리 끝으로 중앙 현관을 가리켰다.
띠로리로리링.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나는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들었지? 종이 울리면 교실로 가야 하잖아. 너희들은 학교에 안 다녀봐서 모르겠지만, 학교에서는 종소리가 아주 중요해.”
밥데기가 따졌다.
“학교에 가면 선생님 말씀 잘 들으라고 했지, 종소리 잘 들으라고 한 사람은 없어.”
죽데기는 형 편을 든답시고 거들었다.
“종소리를 잘 듣는 건 상관없어. 소리만 잘 듣고 종이 시키는 대로 꼭 안 해도 되는 거 아니야?”
나는 종도 아닌 내 가슴을 탕탕 쳤다.
“종소리가 선생님 말씀이나 마찬가지라고!”
학교에 안 다녔다니 내가 이해해야지 어쩌겠나.
“봉달아, 너도 알지? 시작 종 치면 들어가야 하는 거.”
내가 수탉에게 도와달라고 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
봉달이는 학교 생활한 지 삼 년째다. 그러니 밥데기 죽데기 보다는 내 편을 들어줘야 맞는 거다.
“꼭?”
봉달이의 대답이다.
밥데기가 그거 보란 듯이 말했다.
“‘꼭?’ 하고 말끝이 올라갔잖아. ‘꼭 그래야 돼?’ 이렇게 되묻는 건 안 해도 된다는 뜻이야.”
나는 어이가 없었다.
“닭이 꼬꼬 하다가 꼭, 이런 거야.”
이럴 때 판결은 봉달이가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봉달이는 못들은 척 구부러진 발톱으로 모래바닥만 이리저리 파헤쳤다. 발로 헤치고 부리로 쪼고. 발로 헤치고 부리고 쪼고. 우리 말은 들은 척도 안 한다.
다른 아이들이 서둘러 교실로 가는 게 보였다. 꼭 병아리 떼처럼 와글와글 시끄럽게 재잘대면서 교실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밥데기와 죽데기를 끌다시피 해서 교실로 돌아왔다.
선생님이 꾸짖을 줄 알았는데, 전학생이라 그런지 별 말씀을 안 하셨다. 이맛살만 살짝 찌푸리고 말았다.
그런데 밥데기는 자리에 앉자마자 손을 번쩍 들었다. 앞 시간에 친구들이 질문하는 걸 보고 금방 따라 배운 것이다.
“선생님, 닭은 몇 년 만에 졸업하나요?”
선생님은 귀찮다는 듯 대답하고 교과서를 펼쳤다.
“졸업? 볏이 나고 암수 구별이 뚜렷하면 다 큰 거란다.”
“그럼, 봉달이는요?”
“봉달이? 아, 그 수탉. 다 자랐지.”
선생님은 졸업이라는 말을 마음대로 해석했다. 밥데기는 그런 뜻으로 물은 게 아닌데.
우리는 수업을 마치고 봉달이에게 갔다.
“봉달아 너는 졸업이야.”
“그래?”
“졸업했으니까 학교 밖으로 가도 돼. 멀리 멀리 날아가서 이상한 병 같은 거 걸리지 말고, 사람들한테 잡혀서 파묻히…….”
나는 목이 메어 말이 안 나왔다.
봉달이는 태연하게 답했다.
“그러지, 꼭. 이때껏 아무도 나한테 졸업하라고 알려주질 않아서.”
밥데기와 죽데기는 닭장 철망을 움켜쥐었다.
“너도 힘을 합해.”
나는 머뭇거리다 밥데기 죽데기랑 같이 철망을 잡았다.
“하나 둘 셋!”
턱 소리를 내며 철망 한쪽이 뜯겼다. 밥데기 죽데기는 그저 어린애가 아니었다. 사람이 아닌 것처럼 무지 힘이 셌다. 우리는 더 힘을 내서 우두둑 철망을 걷어냈다.
봉달이는 날갯짓을 하더니 모래바람을 일으켰다. 몇 번 푸드덕 거리더니 철봉 위까지 올라갔다. 철봉이 꼭 닭장 속 횃대 같았다.
봉달이는 목을 길게 늘였다.
“꼭이요오, 꼭!”
봉달이의 황금빛 날개가 퍼덕였다. 아래로 휘었던 검은 깃이 길게 늘어졌다. 봉달이는 국기 게양대 너머로 날아올랐다.
때마침 노을이 지고 있었다. 봉달이는 눈부신 하늘에 검은 그림자로 남더니 이내 하늘 끝으로 사라졌다.
♣ 동화 수상 소감
비 오는 수요일, 빨간 장미 대신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스무 해 전, 막연히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만 가득 할 때, 처음 뵈었던 김원석 선생님이셨습니다. 우수작품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기뻤지만 겁이 더럭 났습니다. 등단 이후에는 책이 잘 읽힐지, 아니 그 전에 책으로 낼 수나 있을지를 고민하느라 정작 작가들은 저의 작품을 어떻게 볼까,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습작 시절 즐겨 읽던 동시집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역시 좋군요. 지금 쓰는 저의 글도 오래도록 좋기를 바랍니다. 등단 스무 살, 저에게 선물이자 채찍을 주신 여러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안 미 란
1969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서울 변두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96년 동쪽나라 아동문학상에 동시 「주차금지」, 2000년 제5회 창비 ‘좋은어린이책’ 원고 공모에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화 『투명한 아이』, 『참 다행인 하루』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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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옥순 선생님! 안미란 선생님! 우수작품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조소정 선생님, 축하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새요^^*
두분 축하 축하드려요.
예, 정선혜 선생님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
구옥순 선생님, 안미란 선생님,
축하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축하드립니다. 멋진 작품입니다
이삭 선생님! 고맙습니다. ^^*
두 분 선생님
우수작품상 선정 축하드립니다.
김규학 선생님!
고맙습니다. 늘 신나는 선생님만 보면 즐겁습니다. ^^*
구옥순 회장님 안미란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부산사람들이 잘 놀 줄은 몰라도 글은 잘 쓰지요.^^
이제부터 놀기도 잘 해야지요. 잘 놀지 못하는 거 미덕이 아니에요.
고마와요. 노는 연습도 많이 해야겠어요^^*
두 분의 우수 작품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놀아야 잘 쓰지요^^*
두분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잘 놀 줄 몰라도 잼나게 노는 모습 지켜보는 것은 잘 하지요^^
미숙씨!
축하 고맙습니다. 그리고 잘 도와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