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씩 쏴 내리던 소나기도 가버리고 우리네 인생사처럼 잔뜩 찌부린 날씨- 그래도 내리 쬐는 땡볕보다는 운동하기에 훨 낫다 - 사실, 장마 씨즌에 비를 비껴 공친다는게 얼마나 축복 받은 것인가?
6월 셋째주 정기 라운딩을 앞두고 여느때보다 설레인다. 그동안 허리,어깨의 부상에서 치료가 다끝나 즐기며 운동할 수 있다는 걸까?
해운대 좌동의 장영 연습장에 모이라고 석운 총무의 카톡 메세지가 뜬다. 사실 다른 동호회보다 금삼회 총무한테는 대단한파워를 느낀다. 보통 '모입시다, 모여주세요, 만납시다' 라고 얘기하던데 아예 거두절미하고 "집합' 두글자로 함축해버리니 해병대 조교를 연상케한다.
이전에 들렀던 근처의 '밀양돼지국밥' ( 사실 추천 맛집은 아닌데 거리상으로모이는 장소에서 가깝다. 말이 나왔으니 돼지국밥은 달포전에 들렀던 울산 가는 길목에 있는 덕신의 국밥집이 제일 나았던 것 같다. 거기도 '밀양돼지국밥'인가 그랬는데, 그집은 추천 맛집으로 등재해도 괜챦을 것 같다. 희한하게도 돼지국밥집은 이상하게도 거의다 가게 이름에 밀양XX, 양산XX, 의령XX 등등의 중소 도시의 이름이 붙었다! ) 에서 전날 숙취로 헤메는 지한 회장의 칼국수, 석운총무의 내장국밥을 제외하고는 통일해서 돼지국밥을 말았다. 숙취에 칼국수.... 그리고 MSG 국물... 대단한 조화다.
아시아드CC. 3개월 만에 다시찿아 왔는데 봄꽃들은 다 지고 꽃잎들만 진한 초록색을 더해준다.
일찍 도착한 관계로 다들 퍼터를 빼어 들고 퍼팅 연습에 여념이 없다. 필자도 연습한다. 사실 다들하니 나도 하지만 퍼팅 연습을 하면 그날 라운딩은 퍼팅으로 망쳐버리는 징크스가 있어서 삼가했지만 장마기의 그린 상태를 그냥 한번 밟아볼 요량으로 올라갔는데, 역시 이날도...
다행히 Lake 코스 스타트하우스앞에 핀 양귀비(?) 비슷한 꽃밭에서 단체사진을 찍을 수있었다.
달음산을 먼 배경으로... 인증샷! 오늘은 그동안 바빳던 안석이도 참석 해서 출석율 100% !!!

필자가 속한 1조 부터 티샷이 시작되고 (석운, 상열, 안석 ,영욱), 연이어 2조 (재국, 형복, 영일, 종만) , 3조 (종찬, 종경, 한, 지한) 오기전 조편성이 일부가 인위적으로 바뀌었다. 백발 (白髮? 百發?) 노장 허 한 회원이 3명의 종 (종찬, 종경, 종만 - 땡.땡.땡) 과 치기싫어 같은 이름자의 지한을 끌어드려 동세 (同勢)를 이루고 한편으로는 한 수위인 지한한테 도전장을 내밀어 종만이랑 지한이가 바뀌게 됐단다. 대단한 오기라고 생각했는데....그을쎄 과연 그럴까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한아, 축하한다. 그라고 전날 있는대로 마시고 MSG국물로 속 다스린 지한이가 무신 힘을 쓰겠노? 근데 기회는 잘 잡았다)
다들 열심히 한타 한타 신중을 기해가며 라운딩한다. 오랜만에 보는 안석이의 스윙폼이나 매너는 거의 프로급이다. 제법 젊은 시절에 공을 들인 모양이다. 석운이의 풍차돌리기 드라이버샷이 오늘은 조금 약하다. 130만원을 들여 장만한 혼마드라이버의 위력이 조금 주춤하다. 상열이의 드라이버도 이전보다 덜 깔끔하게 날라간다. 희한한건 3명이 친 드라이버 샷은 거의 한군데 모여있다. 방커안이면 안. 페어웨이면 반경 5미터안에 모여 있다. 대단한 단합이다. 한두번도 아니고 거의 매홀이 그렇다. 공에 각기 다른 극의 자석을 붙여놨나? 멀리서 노란공 하나를 보게되면 3개가 그 근처에 있다. 짜고 치는 건가? 나만빼고.....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샷이 조금씩 밀린다. 허리가 늦게 돌아 가는 모양이다. 5번홀인가? 드라이버샷이 밀려 언덕배기로 올라간 공을 찿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2번, 그리고 연이은 세컨샷의 언덕배기 꽃밭진입. 또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호흡이 거칠어 지며 다리가 풀린듯하다. 후덥지근한 날씨가 한 수 보탠다. A.C
역시 궁금한 건 3조의 경기다. 듣기로는 허 한이가 핸디를 제법 받고 시합한다던데... 2조가 그린에 올라갔는데도 3조는 티박스에 모습을 안 나타낸다. 엄청 심하게 붙은 모양이다. 전쟁치르는 모양이다. 지대가 높은 4번홀에서 내려다 보니 3번홀에서 퍼팅하던 허 한이의 오른팔이 만세를 부른다. 안봐도 비디오? 대충은 짐작이 간다.
오늘따라 유달스레 그린이 4차원 그린이다. 4차원은 동서 남북 4방향 모두에서 그린의 상태를 봐야한다는 것이다. 보통 아마 골퍼는 1차원 아니면 2차원, 프로는 2차원 내지는 3차원인데. 오늘 그린은 경기과에서 3차원 스캐닝을 해서 GPS로 위치잡고 홀 컵을 박은 모양이다.... 스트레스좀 받고 다음에 만회하러 한번 더오라는 건가? 지한아, 석운아 경기과에 얘기좀 해놔라. 좀 쉽게 쉽게 살자.
그늘집. 2조가 들어오고 시간이 좀 지나 3조도 들어온다. 얼굴 표정들이 심상치 않다. 종찬이는 덜하지만 한이를 제외한 두사람은.... 지한이는 아직 비몽사몽인가보다. 전날 밤에 얼마나 퍼 마셨으면 그 체격에... MSG국물은 결코 해장이 되질 않는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ㅎㅎㅎ
후반 라운딩도 별탈없이 잘 끝났다. 자주 안석이가 내지르는 조크에 한번씩 어드레스하다 웃다가 실타를 한 것 외에는....
여전히 3명은 샷이 붙어 다니고, 나는 샷이 밀리고, 그린은 어지럽고.. 그래도 즐겁다. 간혹 열기를 식혀주느라 보슬비도 한번씩 뿌려주니 이 얼마나 복 받은 자의 인생이런가? 다행히 마지막 파5홀을 파로 마감하고 나니 다시 3조가 궁금하다. 중간 중간 상열이가 얘기는 해주던데 허한이가 선전하고 있단다.
오늘도 변함없이 저녁 장소는 대변항이 보이는 '등대횟집'이다. 들어가는 골목이 좀 으시시해서 그렇지 상당히 친근감 가는 횟집이다. 2번 내린 붕장어 회 (일본말로는 아나고 회인데, 2번 내린다는 것은 장어를 껍데기 볏겨내고 내장들어내고 살만 있는 형태에서 잘게 써는 기계에 두번 넣어 갈아낸다는 뜻이며 치아가 약한 여자, 노약자, 어린아이에게는 좋다. 보통 씹는 맛을 제대로 느낄려면 한번만 내려달라고 주문해야한다 ) 그리고 광어를 비롯한 잡어 회들.. 뒷맛이 반쯤은 일품인 매운탕까지 맛이 괜챦다.
역시 오늘의 관심사는 3조 라운딩 결과. 허한의 대단한 발전이다. 핸디를 받고 쳤는데 받은 것만있고 하나도 나간게 없는 모양이다. 오장 (오만원권 10장) 을 준비해가면 재수가 좋다해서 챙겼다는데 그대로임을 꺼내 보여준다. 한접(100타) 이상 치던 공도 오늘로 2번째로 100타를 돌파해서 정식깨백을 인정 받고... 본인 말대로 '또랑치고 가재잡고' 일거양득했다.
우쨓든 노력을 그만치 했으니 결과도 있어야 안되겄나? 엄청 잘했다. 다시한번 축하한다. 60가까운 늦은 나이에 시작해서 일년여 만에 100타 이내로 들어오기가 그리 쉬웠겠나? 이젠 마누라 눈치 안보고 공치러 다니겠네. 내일 보라CC에서 나랑 라운딩할때도 잘쳐라. 완전 90대 도장을 확실히 꾹 찍거라 (필자는 라운딩후 결과를 금삼회 회원들께 보고하겠습니다)
다행히 동기회장인 종찬이는 面을 유지했다. 지한이는 맑은 정신에 한이랑 다시한번 라운딩해서 그 결과 좀 알려주라. 그라고 숙취에는 노른자를 안 터트린 Fried Egg 2개 정도 먹으면 좋단다. 왠간한 식당에서는 계란이 다 있을 테고 팁을 조금주고 부탁하면 해 줄거다. 하여튼 오늘도 즐겁고 반가운 만남 그리고 라운딩.
7월의 정모 라운딩은 얘기된대로 29일 30일 양일간에 경주 미포에 위치한 JS's에서 개최됩니다. 김 총무의 계좌로 통보받은 tour 비용을 입금해 주시고 7월말로 끝나는 1년 회비도 납부 바란다는 총무의 부탁입니다.
장마철, 그리고 예상되는 찜통더위에 가내 평안하시고 건강에 유념하셔서 7월말에 활짝웃으며 봅시더. 뚜벅이 영욱
첫댓글 축하해 준 친구들아 고맙다. 막상 후기를 읽고 보니 후회스러운 점이 한가지 있다. 등대횟집에서 인증 백파의 소감을 한 후에 기분좋게 발전기금(?) 10만원을 쾌척했더라면 모양새가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늦었지만 반성하고 다음 모임 때 못 낸 10만원 찬조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