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 스트로스는 상당히 순탄한 생을 살아간 사람이다. 쉽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생에서 즉각적인 반향과 호응 뭐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이다.
불행한 사람이 그 얼마나 많던가
'슬픈 열대'는 엄밀한 의미에서 논문이라기 보다는 회상기(어쩌면 인류학적인 서적들의 그러한 성격은 그 자체적인 성격상 불가피한 것일수도 있겠지만)에 가까운 듯하다. 그리고 글이 참 미문이다.
문학 작품을 읽는 듯한 착각을 내게 주곤 했다.
적도지대의 그 소멸되어 가는 원주민들의 문화와 삶이 아련히 떠오른다. 아울러 아메리카에서 백인들은 무슨 짓을 했던가. 아니 전세계적으로 그들은 무슨 짓을 벌였던가.
숱한 인디언들을 학살하고 노예화하고 문화적인 자율성을 기독교화한다는 미명하에 짓부숴놓지 않았던가.
나는 그들이 지난 역사를 통해 한 일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서구 중심주의.
지난 세기 한국에 온 선교사들도 그런 관점에서 토착민을 바라보듯 우리 조상들을 평가하고 재단하고 동정하고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제3세계는 슬픈 것인지도 모른다.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등등
제임스 프레이저의 <황금 가지>에도 숱한 인류학적 기행들이 수록되어 있다. 무엇을 기준으로 무엇을 평가할 것인가.
이런 감정들로부터 자유롭지 못 하기에 나는 슬프다.
틱낫한 스님처럼 평정심을 나는 쉽게 유지하지 못 한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내 안의 감정적 격랑을 두려워한다.
레비 스트로스, 그는 구조 안에 사로잡힌 인간을 본다.
개별자에 대해서 믿지 않는다.
아마 사회학적으로 그것은 진실에 가까울 지도 모른다.
종교적, 정치적, 경제적 관계 속에서 진정으로 자유로운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