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동산경매 입문전에 모 기업체에서 채권추심(수금)업무를 오랫동안 담당 하였는데 악성미수 업체에
수금을 하러 가면 채무자들이 저를 보고 가끔 농담으로"저승사자"가 왔다고 말하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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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9월 어느날 카페 추천경매물건으로 올린 2009타경6100 신월동 주택 물건을
보시고 카페 회원이신 민**님이 컨설팅 의뢰를 하셨다.
물건지는 서울 지하철5호선 까치산역 3번출구에서 도보10분(버스로 2정거장)거리 였는데
토지면적이 56.779평에 건물이 반지층+지상2층=총3층 건물 이었다.
감정가 574,783,130원 에서 2번 유찰되어 2009년9월24일
감정가의 64%인 367,862,000원에 경매가 잡혀 있었다.
민**고객님은 총3층 중 한층을 사용하고 나머지 두개층은 세를 놓을 계획 이셨다.
입찰8일전 날을 잡아 현장을 가보니 감정평가서에는 일반 주택으로 표기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명지암'이라는 간판을 붙이고 점술 및 굿을 하는 집으로 사용중 이었다. (아래--자료사진 참조)
인근에 탐문을 해보니 소유자인 김**은 몇년전 신내림을 받은후 명지암을 운영중 인데
상당히 효험이 좋아 '신월동 장군보살' 로 불린다는 것 이었다.
물건지는 지하철 이용은 조금 불편 하지만 바로 앞에 652번 버스 종점이 있고
인근에 신월-당산간 경전철 건설이 예정되어 있고 부동산에서 알아보니
시세 보다도 훨씬 저렴하여 충분한 수익성이 있는 물건으로 판단 되었다.
나는 직접 내부를 보려고 했지만 주택 바로 입구에 커다란(?) 암놈 셰퍼트 한마리가
새끼와 함께 어찌나 사납게 짖어대 는 지 도저히 안으로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잠시 망설이는데 마침 시끄러운 개 짖는 소리에 소유자 김**의 부친이 내려 오셔서 함께 2층을
잠시 둘러 보았는데 전형적인 사찰내부 구조와는 달리 방과 생활집기들이 그대로 있었고
부친의 주장에 의하면 방1칸을 별도로 신당(神堂)으로 꾸며 딸(소유자)이 손님들이 오면
점을 봐주거나 기도를 해주는 곳으로 사용중 이라고 하였다.
나는 명지암을 나와 대문앞에 크게 장식된 아치에 적힌 소유자 김**에게 전화를 하였다.
최대한 낮게 목소리를 깔고 "여보세요?"하니 수화기 너머로 목소리가 들렸는데
생각 보다는 젊은 여성의 목소리 였다.
나는 상대방이 상당한 신기(神氣)를 지닌 사람이라 말을 돌리지 않고 질문 하였다.
"주택 경매건 때문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내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는 "경매는 진행 되지 않을테니 신경쓰지 마세요.."라고 하였다.
나는 순간 이 물건이 자칫 경매가 "취하" 될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나는 더이상의 통화는 무의미 한것으로 판단하고 전화를 끊었다.
임장보고서를 작성하여 고객님께 발송 해드린 후 한편 으로는 입찰준비를 하고
한편 으로는 매일매일 법원에 취하서류가 들어 오는가 확인 하였지만
입찰당일 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어 입찰에 참가 하게 되었다.
시세를 감안하여 감정가의 84.22%인 484,136,900원을 쓰고 내심 낙찰을 기대 하였지만
517,174,700원(감정가의 89.98%)를 쓴 낙찰자에게 밀려 아쉽게도 총13명중 2등으로 패찰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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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이 물건은 2009년9월24일 매각이 되었지만 매각허가결정 직전에
소유자 김**의 이의신청서 제출로 경매가 종결되어 낙찰자는 다 잡은 대어를 놓쳤는데
나는 지금도 이 사건을 보면 만약 내가 그때 낙찰을 받았다면 명도는 쉽게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 한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 본다고 신기(神氣)가 있는 소유자는
저승사자인 나를 금방 알아 볼 것이니 당연히 명도도 쉽고 깔끔하게 처리 될수도 있었는데
지금도 아쉬운 기억으로 남는 경매 사건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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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8 FROM:러브정/정의덕
첫댓글 선수끼리의 만남이었네요.잘보았습니다.
네~촌부회원님 댓글 감사 드려요~~~^^러브정/정의덕 올림.
ㅎㅎㅎㅎㅎㅎ....그러게 궁굼하네요....^^
코스모스회원님 댓글 감사 합니다..^^러브정/정의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