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제주] 제주감귤 '1번과' 출하허용 찬반뜨겁다

[(사)한국채소소믈리에협회]

시사제주  양두석기자  2013-09-27

'노지감귤 1번과 시장에 유통되면 농가 수입 하락'

본격적인 노지감귤 출하를 앞두고 현재 비상품인 '1번과'를 상품으로 허용하는 여부를 놓고 감귤농민과 행정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1번과가 시장에 유통될 경우 농가 수입이 하락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1번과가 현재 시장에서 완전히 격리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1번과가 음성적으로 유통된다면 출하 허용에 따른 가격 하락 효과는 거의 없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행정당국이 감귤 1번과 유통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거나, 1번과 유통을 허용해 농민들의 수입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제주도의회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는 27일 오후 2시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감귤 1번과 유통,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농식품신유통연구원 류상모 선임연구원은 '노지감귤 국내수요 및 품질 기준 재설정 연구'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은 대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소과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2004년~2012년산 규격별 경락가격 순위를 살펴보면 2009년까지는 4번과, 5번과, 3번과가 1,2,3순위였지만, 2010년부터는 4번과, 3번과, 5번과 순서로 소비자들의 선호가 소과 위주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생산 및 유통 규격 또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부합하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제주도의회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는 27일 오후 2시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감귤 1번과 유통,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류 선임연구원은 '1번과 출하허용시 예상되는 장점'으로 "1번과를 유통시키는 생산농가와 상인들의 무임승차로 인한 불법적 수익이 발생해 법규를 준수하는 생산자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이 발생하고 있다"며 "1번과 출하가 허용된다면 농협 계통출하 실적에 있어 겪는 애로사항이 해결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노지감귤 1번과는 제주도 조례에 의거해 유통이 금지되어 있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다"면서 "단속에 따른 강제폐기나 압류 등 반출을 차단할 법적인 제재나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법상 감귤유통조례에선 적발된 비상품 감귤에 대한 압수 및 폐기처분 근거가 없기 때문에 주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조치를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류 선임연구원은 "생산자들의 직거래 비중이 증가하면서 택배를 이용한 거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단속 또한 어렵다"고 밝혔다.

'1번과 출하 허용시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해 류 선임연구원은 "생산자들이 도에서 아무런 수급조절 대책을 시행하지 않는다고 도에 비난을 집중할 경우, 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1번과 출하 금지를 정책수단으로 보유할 필요성이 있다"며 "제주도에서는 품질향상을 위해 단위성 생산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적과, 간벌, 품종갱신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1번과 출하를 허용할 경우 품질하락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공공장의 물량확보 감소로 인한 가공공장 운영의 어려움과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감귤농축액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을 경우 농축액을 수입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제주감귤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류 선임연구원은 "노지감귤 가격신축성 함수 추정 결과, 출하향에 대한 가격신축성은 약 1.5로 1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번과 출하를 허용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노지감귤 출하량 증가분 보다 이로 인해 가격 하락폭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상태에서 대책없이 1번과가 추가적으로 시장에 유통된다면 노지감귤 전체 가격이 하락해 1번과 출하로 인한 농가소득 증가분 보다 노지감귤 가격 하락으로 인한 농가소득 감소분이 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농가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무분별한 1번과 유통허용에 대한 논의보다는 유통이 금지된 1번과 출하를 허용할 경우에 발생하는 이득과 손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여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지정토론에서는 감귤 1번과를 상품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이 서로 충돌했다.

감귤 주산지 남원읍 지역 현우범 도의원은 "소비자 선호도 등으로 현재 1번과중 80% 이상이 시장에 출하되고 있어 1번과를 상품화할 경우 감귤량이 급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대신에 농가들이 싼 값에 출하하고 소비자들은 비싼 값에 사먹는 등 중간 유통인들이 이익을 보는 현 구조를 농가들은 제 값을 받으면서 출하, 농가들이 이익을 보는 구조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감귤 1번과 상품화해야 한다는 지역 감귤농가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또한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고, 이미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는 1번과를 양지로 끌어 올리는 것이 맞다. 현재는 상인들만 이득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조례가 개정되면 산남지역 감귤농가의 민원인 1번과의 상품화와 원산지 허위표시 방지라는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로 말했다.

반면 고문삼 제주특별자치도농업인단체협의회장은 "감귤 1번과를 허용하면 전체적인 감귤유통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 우려되며, 이로 인해 적정생산이라는 감귤 정책이 폐기될 경우 감귤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는 마땅한 제어장치가 없기 때문에 가격폭락의 위험성이 너무나 클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 9월 5일 한·중FTA 1단계 협상이 타결되었고 2차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산 저품질 감귤 및 가공용 농축액이 대량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감귤을 비롯한 1차 산업 11개 품목 만큼은 양허제외 품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시점에 감귤 1번과상품화할 경우 가공용 감귤수매량이 적어 저가의 외국산 감귤농축액의 무분별한 수입을 방조하는 우려를 범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1번과와 9번과 등 비상품 감귤 격리를 통한 물량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되면서 대도시 도매시장 가격이 지속적으로 좋게 형성된 것도 요인 중의 하나다. 고품질 감귤생산을 위해 열매솎기 등 개방화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1번과를 상품화 한다면 가격하락은 불 보듯 뻔한 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고복수 제주도 농축식품국장도 "감귤 1번과를 허용하면 수량이 증가, 감귤값 하락이 크게 우려된다. '적정생산'이라는 감귤 정책이 폐기될 경우 감귤값이 하락하면 마땅한 제어장치가 없다"고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어 "극심한 가뭄으로 소과가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향후 기상 여건에 따라 감귤 규격이 달라질 수 있다"며 "내년 5월 마무리되는 '노지감귤 품질기준 재설정을 위한 연구용역'정보를 생산자단체·농가에 전달,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 지난 5월1일부터 한달간 도내 감귤생산농가 2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찬성 66.6%(매우 찬성 26.4%·찬성 40.2%), 반대 24%(매우반대 4.9%, 반대 19.1%)로 대다수의 생산자가 1번과 출하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1번과 유통 단속이 실효성이 없다는 농가들의 인식도 한 몫하고 있다. 실제 1번과의 불법 유통량을 묻는 질문에 응답 농가 35.7%가 20% 이하, 28.7%가 20~40%, 11.1%가 40~60%, 24.6%가 60% 이상이 실제 유통되고 있다고 답하는 등 대다수의 생산농가가 1번과의 불법 유통량이 상당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1번과 출하를 허용해야하는 이유로 소비자의 선호(26.5%), 농가소득 증대(22.5%), 높은 상품성(22.5%), 규제실효성 없음(20.5%)을 꼽았다.

1번과 출하를 허용할 경우 시행방법으로는 47.5%가 제주자치도조례 및 유통명령조절제도 개정을, 27.4%가 품질기준 재설정이라고 꼽아 대다수의 생산자가 규제 변경을 통한 1번과 출하 허용을 요구했으며, 1번과 출하시 58%가 농가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13.8%만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감귤 조수입 역시 52.5%가 증가, 18.4%가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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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감귤 1번과는 지름 47~51㎜의 소과(小果)를 일컫는데요. 크기가 매우 작아 0번과(지름 46mm 이하)와 함께 속칭 ‘꼬다마’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당도가 높고 맛이 좋다는 게 대체적인 평인데, 상품화 여부를 둘러싼 갑론을박(甲論乙駁)이 벌어지는 건 그래서라고 합니다. 우리가 먹는 노지감귤의 대부분이 제주감귤인데요. 같은 제주감귤이라도 어떤 때에는 향도 좋고 달고 맛있지만, 어떤 때에는 물처럼 싱거운 맛이 날 때도 있어서 의문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기위해 엄격한 선별을 통해 유통출하가 되고있지만, 일부에서 불법으로 비상품이 유통되면서 제주감귤의 전체적인 상품성과 이미지의 하락이 우려되기때문에 비상품인 1번과의 출하를 허용하면 안된다는 의견과 소비자는 크기에 상관없이 맛이 좋은 것을 선호하기때문에 출하를 찬성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