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이면 병원도 서열이 매겨진다. 실력 있는 의사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으며 좋은 시설을 갖췄는지가 평가 목적이다. 지금까지는 막연히 서울대병원 , 삼성서울병원, 아산중앙병원 등이 가장 좋은 병원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 따라 이들 병원이 진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일류 병원인지가 자 리매김 된다.
병원평가는 지난해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병원들이 평가를 거부했고, 정부도 평가할만한 마땅한 잣대를 마련하지 못해 2년 정도 표류했다. 그러나 국내 의 료시장 개방이 포함된 DDA(도하개발아젠다) 협상이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더 이상 정부도 낙후된 의료산업을 그냥 방치할 수 없었다. 병원평가를 통해 병원 에 경영마인드를 심어주고, 경쟁을 통해 의료산업을 발전시켜보겠다는 의도다. 대학병원 42곳과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 이번 평가 대상이다. 7월부터 11 월까지 평가가 진행되고 최종 결과는 12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의 병원평가 이전에 민간차원에서 병원의 고객만족도가 평가된다. 고객만 족도 평가결과는 환자들이 좋은 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 어느 병원의 고객만족도가 좋은지를 평가하는 곳은 의료기관 마케팅평가 전 문회사인 SBNC. 평가대상은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을 포함한 3000여개 병·의원이다. 치과병원과 한의원도 포함된다.
고객만족도 평가를 총괄하는 김보람 시니어컨설턴트는 “현재 평가작업이 진행 되고 있으며 6월말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한다. 고객만족도 조사는 설문조사 기관인 TNS와 손잡고 공동으로 진행된다. 김보람 시니어컨설턴트는 “설문 조사 결과와 함께 직접 실사 평가 작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한다.
SBNC는 지난해 병원 브랜드인지도와 사회봉사도를 평가한 경험이 있다. 브랜드 인지도 조사는 갤럽과 함께 진행했다. 당시 7개 광역시에 위치한 3000여개 병 ·의원을 대상으로 환자들이 느끼는 병원 브랜드인지도 조사를 했다. “설문조사 결과 서울에선 삼성서울병원이, 부산에선 부산대병원이 환자들에게 가장 좋은 병원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김보람 시니어컨설턴트는 전한다.
■경쟁 통해 경쟁력 제고에 기여■
지난해 40여개 병원을 대상으로 실사한 사회봉사도 평가에선 전주예수병원, 삼 성서울병원, 대구파티마병원, 서울보훈병원, 광주기독병원, 부산일신기독병원, 삼성제일병원 등이 모범병원으로 뽑혔다.
SBNC는 오는 6월 12일 ‘의료시장 개방과 의료기관 영리법인 허용에 관한 국민 적 컨센서스 확보방안’에 관한 포럼을 개최한다. “정부는 의료시장 개방을 앞두고 일차적으로 국립병원과 보건소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실질적인 대응책보다 병원도 수익을 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영리적인 경영마인드 회복이 급선무”라고 김보람 시니어컨설턴트는 강조한다.
병원들의 경영마인드 제고 방안으로 공동원장제도란 지배구조를 추천한다. 의 사출신이 원장을 맡아 병원관리까지를 맡는 것보다, 의사관리와 병원관리를 이 원화한 공동원장제도가 병원 자립도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김보람 시니어컨설턴트는 인천송도 경제특구에 의료단지가 들어서는 시점이 국 내 의료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인천송도 경제특구에 외국병원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로선 의료시장 개방이란 통상압력을 해소 할 수 있고, 국내 의료시장에 경쟁심리를 심어줄 수 있다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릴 수 있다.